윤석열 정부 제1과제, 근로시간 유연화 등 법제화 난망
경제계, 野 '노란봉투법 재추진' 우려…"규제개혁 어려울 것"
경총 등 경제계 "경제 활성화에 여야 없다, 야당 설득"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제22대 총선이 범야권의 압승으로 마무리되면서 경제계가 추진하던 노동개혁에 제동이 걸릴 지 주목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지난 10일 투표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성명을 통해 "경영계는 총선 과정에서 여야간 치열했던 대립과 갈등을 뛰어넘어 22대 국회가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통해 사회통합과 경제발전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여야가 경제 회복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입법 마련에 초당적으로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손경식 경총 회장. 경총 등 경제계의 핵심과제인 노동개혁은 동력이 상실될 우려에 처해 있다. [사진=뉴스핌 DB] |
경총은 "과감한 규제혁신과 세제개혁으로 경제 역동성을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길 바란다"며 "특히 우리 노동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국회가 주도적으로 나서 시대적 과제인 노동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야당이 190석 가량을 점유한 절대 우세의 상황 속에서 근로시간 개편 등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 과제들은 대부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근로시간 정책 등 노동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근로시간 유연화와 임금체계 개편 등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노동개혁은 현재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논의할 전망이다. 노사정은 지난 2월 근로시간 개편과 임금체계, 노동시간 이중구조 개선, 정년 연장 등의 주요 의제를 경사노위에서 논의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 과제는 입법 사항이 많아서 국회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이후 경사노위 논의가 총선 결과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노동조합법 등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당장 야당의 기류상 경제계에서 요구를 높였던 50인 이하 기업에 대한 '중대재해법 2년 유예안'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경제계에서는 지난해 12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무산된 노동조합법 2·3조,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재추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단체교섭 대상을 원청으로 확대하고, 쟁의에 대한 회사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막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제계에서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대기업은 수많은 하청 노조와 일일이 단체 협상을 벌여야 하며, 최소한의 손해배상 청구도 막혀 산업 현장이 파업으로 몸살을 앓게 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경제계는 노동개혁이라는 과제가 우리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인 만큼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설득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을 더 많이 만나면서 노동개혁의 정당성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계는 노동개혁과 규제 개혁이 다소 어려워질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산업계가 추진하는 '경영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 여소야대 환경이 더 극대화된 정치 환경에서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