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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들이 몰표 준 이유 "헐값 신주발행"

기사입력 : 2024년03월29일 14:27

최종수정 : 2024년03월29일 14:27

소액주주, 법원에 탄원서 "통합 딜은 제3자 사익을 위한 거래"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던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 분쟁이 예상외로 임종윤·종훈 형제 측의 압승으로 끝난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형제 측에 몰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29일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전날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제안한 이사회 후보 5인 선임안이 통과됐다. 표결에는 현장 출석 주주 및 위임장 제출 인원을 포함한 2160명이 참여했으며 소유주식은 5962만4506주로 의결권 주식 총수의 88%다.

임종윤 전 사장은 출석 의결권 수 대비 52.2%를 득표했고,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51.8%를 얻었다. 나머지 이사회 후보 3인도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해 무난히 이사회에 진입했다. 반면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는 득표율 48%로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임 부회장 측의 또 다른 후보 4명도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앞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던 모녀 측과 형제 측이 확보한 우호 지분은 각각 42.67%, 40.57%로, 지분 약 17%를 소유한 소액주주의 표심이 그룹의 운명을 좌우할 상황이었다. 소액주주들의 표심은 4~5%포인트 차이로 형제를 향했다.

[화성=뉴스핌] 김신영 기자 = 임종윤·종훈 형제가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과 간담회를 나눈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3.28 sykim@newspim.com

이번 '한미-OCI 통합' 딜에서 소액주주들이 가장 문제로 삼았던 부분은 '신주발행 가격'으로 파악된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지난 1월 12일 한미약품그룹 현물출자·3자배정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OCI그룹과 통합하는 내용의 계약을 발표하면서 본격화됐다.

딜의 구조는 구주 매출(기존 보유주식 매각)과 신주발행이 섞여 있다.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구주·현물출자 18.6%, 신주 8.4%)를 7703억원에 매수하고, 임주현 부회장 등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는 내용이다.

통합지주사의 개인 최대주주는 임주현 부회장(지분 8.6%)이 되지만, OCI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합친 지분율이 25.7%로 실질적인 지배권은 OCI그룹 측이 갖게 되는 딜이다. 양사의 계획대로 통합절차가 완료된다면 OCI 측이 경영권 프리미엄 지불 없이 한미약품 그룹을 지배하게 된다.

소액주주들은 3자 배정으로 OCI 측이 가져가는 신주의 '가격'에 불만이 가장 컸다. 3자 배정 유증 가격은 3만7300원으로 통합 딜 발표 전날인 1일 11일 종가와 같다. 프리미엄이 전혀 없는 가격이다.

과거 OCI는 2022년 2월 부광약품을 인수할 당시 64.2%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한 바 있다.

소액주주들은 대체로 "모녀 측이 상속세 해결 등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딜에 응한 것"이라고 주장을 했고, 이런 논리로 "소외당했다. 재산권이 훼손당했다"고 표현했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서 모녀 측이 장밋빛 청사진을 여러차례 제시하고,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겠다는 내용을 언급했지만 '저가 신주발행으로 주식가치가 희석, 훼손된다'는 소액주주들의 인식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주주들은 소액주주 '연합'을 결성해 표 대결에 앞서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소액주주 연합은 '한미약품·OCI 그룹 통합' 결정에 반대하는 321명의 탄원서를 세 차례 재판부에 제출했다.

소액주주들은 탄원서에 "이번 통합 딜은 한미사이언스의 이익보다는 제3자의 사익을 위한 거래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무시된 저가의 신주 발행"이라고 지적했다.

[화성=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현장 2024.03.28 sykim@newspim.com

한미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 친구이자 개인 최대주주(지분율 12.15%)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장이 형제 측을 지지한 것도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형제 측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소액주주들에게 "지난 한미 50면을 바라봐온 결과 지금 같은 입장을 낼 수 밖에 없었음을 주주분들이 더욱 잘 알 것"이라며 "소액주주께서 장기적 차원에서 무엇이 본인을 위한 투자와 한미의 미래, 더 나아가 한국경제 미래에 도움이 될 지 좋은 결정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저를 포함한 개인주주들이 외면 받지 않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 며 "소액주주 분들도 제 판단을 믿고 확신을 갖고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소액주주들이 몰표를 준 이유에 대해 형제 측 관계자는 "주주가치 측면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베일에 쌓여있던 친인척 지분 중 일부가 주총 직전에 형제 측을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형제 측과는 사촌관계인 지분으로, 이를 합하면 약 3% 정도다. 기존 모녀 측이 2% 포인트 우위에 있었던 표대결 구도 계산에는 양측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은 지분이다. 다만 이에 대해 형제 측 관계자는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만 답했다.

한편, 한미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는 OCI그룹과의 통합을 주도한 임 회장의 부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및 장녀 임주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형제는 한미의 문화를 잘 아는 오너 일가가 경영을 전면 주도해야 한다는 이유로 OCI와의 통합에 반대한 반면, 모녀는 한미의 정체성은 '신약개발'이라는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고 자금을 확보하려면 OCI의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미약품 및 OCI 본사 전경

ssup8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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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m '고도제한' 양천구 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제한 기준 개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갑작스러운 고도제한으로 재건축에 큰 제약을 받게 된 서울 양천구 목동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그동안 대부분의 면적이 제한을 받던 강서구 주민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 서울시와 정부 모두 곤란한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 내용.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이제 재건축 막 올랐는데"… 90m 고도제한에 목동 주민들 뿔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4일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 및 피해지역 간 온도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ICAO는 국제 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을 관할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올 4월 ICAO는 2030년 11월 시행을 목표로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장애물 표면을 향후에는 침투금지표면과 평가표면으로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항 주변 지역은 '공항시설법'에 따른 장애물 제한 표면지역으로 설정돼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없었다. '제한표면'(OLS) 규정에 따라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기 성능이나 비행 절차를 고려하지 않고 건축물 높이를 획일적으로 규제해서다. 활주로 반경 4㎞ 이내 건물은 45m를 초과하지 못해 13층 이상의 아파트를 짓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노후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이를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한다. 금지표면은 항공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절대적 금지구역이다. 평가표면은 건물 높이를 규제한 금지 표면을 축소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건축물 높이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곳이다. 공항별 여건에 따라 평가표면을 축소하거나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정안상 평가표면은 현행 기준보다 확대된다. 국내에 적용되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 내가 평가표면으로 분류돼 45·60·90m 등으로 고도를 제한할 수 있다. 이 경우 원래는 고도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양천구는 영등포, 마포, 부천 등이 평가표면에 포함된다. 고도제한 요건 수정으로 가장 마음이 급해진 건 목동신시가지 소유주들이다. 현재 1~14단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6단지는 최고 49층, 7단지는 최고 60층을 목표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고 층수가 49층이면 높이로는 약 180m이므로 90m 고도제한이 설정되면 설정 범위내 모든 건축물은 30층 이하로만 지어야 한다.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조합 등으로 구성된 '목동 재건축 연합회'(목재련)은 이달 28일 ICAO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상용 목재련 회장은 "항공기술 발전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정안은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짓밟는 퇴행적 조치"라며 "이는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 기회와 재산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목동 재건축 사업의 동력이 상실되고 수도권 전체 도시 재생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토부에 김포공항 이전 재검토나 ICAO 개정안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 국내 도입 시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국내공항 여건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재산권 행사 좀 하자"는 강서구… 중간에 낀 서울시 '난감' 양천구와 반대로 강서구는 ICAO 개정안에 대한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는 현재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절대적 금지표면 대비 조건부 평가에 따라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금보다는 높은 층수로 정비사업이 가능하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지난달 고도제한 완화 관련 세미나를 열고 "1958년 김포국제공항 개항 이후 강서구는 도시 발전과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며 이번 국제기준 개정이 강서구 56만 주민의 염원을 담아 합리적이고 조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 내 자치구가 상반된 처지에 놓이면서 서울시도 향후 정책 방향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0일 목동6단지를 방문해 재건축 속도를 높인다면 ICAO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동 재건축 단지가 개정안 시행이 예정된 2030년 안에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모두 마친다면 제도 변경 사정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 시장은 "아직 고도제한 개정 관련 세부 내용이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8월부터 ICAO와 국토부 사이 소통을 통해 최종 규정안 협상까지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의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울시 또한 재건축 추진 단지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고도제한 관련 규정 개정과 재건축 사업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 전체의 자산 가치와 지방세수 증가, 인구유입 등에 효과가 있으나 그 과정에서 비행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영록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제한된 면적 하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저하는 해당 지역 개발의 결정적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장애물제한표면 하에서의 법규상 각종 제한까지 더해지면 지역 노후화의 대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도완화가 없이 특정 지역 전체의 경제적 이익이 상실된다면 항공항적 검토를 바탕으로 한 고도제한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한국항공우주법연구소 대표는 "일본과 대만은 도심에 있는 비행장 주변의 공역을 재설계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비행안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관제 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식 정책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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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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