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브라질-스페인 A매치 친선전 앞두고 기자회견
"인종차별과 싸우기 위해 라리가 떠나지 않을 것" 의지도 밝혀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브라질 축구의 간판 공격수 비니시우스가 오랜 시간 견뎌온 인종차별에 대한 한이 눈물로 터졌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는 27일(한국시간) 브라질과 스페인의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계속되는 인종차별을 겪으면서 점점 경기에 대한 의욕이 줄고 있다. 축구하는 게 싫어진다"고 토로했다. 인종차별과 싸우기 위해 2027년 6월까지 스페인에서 계속 뛰겠다는 의지도 함께 밝혔다.
지난해 5월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와의 원정경기에서 발렌시아 홈 관중으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한 비니시우스. [사진 = 레알 마드리드] |
27일 열릴 브라질과 스페인의 평가전의 슬로건은 인종차별 반대운동의 일환인 '원 스킨(One Skin)'이다. 이런 평가전을 앞두고 비니시우스는 자신이 당했던 인종차별 행위를 언급했다.
그는 "스페인이 인종차별 국가가 아니라고 확신하지만, 여전히 많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있다"라며 "그들은 인종차별이 무엇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변해야 한다. 23세인 내가 스페인 사람들에게 인종차별이 무엇인지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축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유색인종들이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나는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단지 축구를 계속하고 모든 사람이 평범한 삶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니시우스는 "라리가를 떠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내가 떠난다면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원하는 것을 얻는 셈"이라며 "인종 차별주의자는 소수다. 회장, 클럽 모두 나를 지지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 국제축구연맹, 남미축구연맹, 브라질축구협회 등에 도움을 요청했고 그들도 이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의지를 다져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취재진과 관계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2018년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프리메라리가 무대에 데뷔한 비니시우스가 당한 인종차별 사례는 지난 1년 반 동안 보도된 것만 10여 건에 이른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비니시우스가 23일 잉글랜드와 친선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4.3.23 psoq1337@newspim.com |
비니시우스는 지난해 5월 발렌시아와 원정 경기중 자신에게 원숭이 흉내를 낸 관중과 서로 손가락질을 하며 설전을 벌였고 경기 후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비니시우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이 처음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서는 인종 차별이 일상화됐다"라고 분노했다. 이에 각국 축구선수들의 지지와 호응이 잇달았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도 "이게 축구냐. 인종차별주의자가 모인 전당대회지"라고 함께 분노했고 발렌시아 주장도 "인종차별주의자 녀석들은 축구장에서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라며 공감했다.
이후 스페인 경찰은 당시 경기장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한 혐의로 3명을 체포했다. 스페인축구협회도 인종차별 행위의 책임을 물어 발렌시아 구단에 관중석 부분 폐쇄와 벌금 징계를 내렸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 정부는 스포츠 경기 도중 인종차별 행위가 발생할 경우 해당 경기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비니시우스법'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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