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맞붙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막말과 자학개그를 섞어 가며 자신들의 당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17일(현지시각)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오하이오주 반달리아 데이턴 비행장에서 열린 공화당의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 후보의 선거 유세에 참석해 외국서 생산된 자동차들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하게 경고했다.
그는 특히 중국 기업들을 찍어 이들이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차들에 100% 관세를 매기겠다면서, 미국 경제와 자동차 산업을 지목하며 "내가 승리하지 못하면 모두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해 "당신은 멕시코에 거대한 괴물 자동차 제조공장들을 짓고 있다"며 "미국인들을 고용하지 않으면 차를 우리에게 팔지 못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 일부 국가들이 감옥에 있는 젊은이들을 국경 너머로 보내고 있다면서 "내 생각에 그들은 사람이 아니다"라며 "동물(animal)"이라고 일컬어 논란을 불렀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들을 묘사하는 데 비인간적인 언어를 사용했다면서 "언제나처럼 저속했고 모욕적이었다"고 꼬집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워싱턴DC에 있는 유력 언론인 클럽인 '그리드 아이언'(Gridiron) 만찬에서 가벼운 농담과 날카로운 비판을 섞어가며 트럼프를 저격했다.
이날 행사 시작 3시간이 지난 오후 10시에서야 연설을 시작한 바이든은 "잠에 들 시간이 6시간이나 지났다"라며 농담을 던지며 연설을 시작했다.
미국 상원의 최장수 원내대표인 올해 여든 두 살의 공화당 미치 매코널 의원이 오는 11월 대표직에서 사임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친구가 전성기에 포기하는 것을 보는 게 싫다"고 말하며 80대를 '전성기'로 표현했다.
그는 또 자신의 주요 정책인 학자금 대출 탕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트럼프를 겨냥해 "바로 어제 패배한 것처럼 보이는 남자가 나한테 와서 '난 빚에 짓눌리고 있다. 난 완전히 파산했다'고 하길래 난 '미안하다, 도널드. 난 당신을 도와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연이은 민사 소송 패소로 수천억원의 배상금과 벌금을 마주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후반에는 "민주주의와 자유가 말 그대로 공격받고 있다"며 "푸틴이 유럽에서 행군 중인데, 내 전임자는 그에게 고개를 숙이고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을 겨냥해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면서 "나는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것을 내키는 대로 모조리 하라고 격려할 것"이라고 말한 대목을 거론한 것이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