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한반도평화교섭본부 폐지를 우려해야 할 이유

기사입력 : 2024년03월11일 08:41

최종수정 : 2024년03월11일 08:41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북핵협상 전담 차관급 조직 18년 만에 폐지
인·태 전략과 한반도 문제 한 조직 안에 포함
한반도 정책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 예고
한국 독자 영역 줄고 미·일과 정책 일치 가능성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난 7일 외교부가 발표한 조직개편에 따라 북핵 관련 외교를 총괄해왔던 외교부의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영욕의 18년 세월을 뒤로 하고 문을 닫게 됐다.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간판을 내리고 그 대신 외교전략, 외교정보, 국제안보, 한반도 정책을 다루는 '외교전략정보본부(가칭)'가 신설된다.

기존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하던 북핵, 북한 관련 업무는 외교전략정보본부 내에 설치되는 4개 국장급 기구중 하나인 한반도외교정책국에서 맡게 된다. 2국 4과의 차관급 조직이 국장급으로 축소되는 것이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북핵 6자회담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북한 핵개발이 남북관계를 넘어 국제적 이슈가 되고 강대국들이 북핵 문제에 관여하기 시작하면서 당사국인 남과 북이 함께 참여해 만들어진 것이 6자회담이라는 다자협의 틀이다.

각자 이해관계가 다른 나라들이 모인 6자회담에서 논의를 진전시키고 남북 관계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상황은 한국에게 전략적 사고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했다.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과 남북 관계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를 확인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결국 북핵 문제 해결에는 실패했지만 6자회담과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북핵 협상은 한국 외교의 역량을 한차원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북핵 협상은 중단된채 북한은 사실상 핵무장을 완성했다. 6자회담은 2008년 12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열리지 않고 있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언제 열릴지 모르는 협상의 문을 바라보며 외교부 최고 엘리트들을 뽑아다 개점휴업 상태로 놀고 있는 부서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달 29일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난파선을 버린 선장처럼 국민의힘에 입당해 정치인으로 전격 변신한 것이 이 부서의 현주소다.

미·중 협력시대는 지나갔고 이제는 미·중 전략경쟁과 함께 신냉전 분위기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북핵 문제에 머리를 맞댔던 미국과 중·러는 다른 진영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정부의 북핵 및 북한 대응도 이같은 변화에 맞춰야 한다. 6자회담을 위해 만들었던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개편 당위성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개편하고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

이번 조직개편은 사실상 3차관 역할을 하는 14등급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간판을 바꾸고 새로운 업무를 신설한 뒤 그 안에 북핵, 북한 문제를 끼워넣은 것이다. 서로 연계성이 없는 업무를 한 조직 내에 섞어 넣은 것이어서 조직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부가 이번 조직개편으로 북핵, 한반도 문제에서 '정책적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설되는 외교전략정보본부에는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다루는 외교전략기획실이 포함된다. 한반도 정책과 인·태 전략을 하나의 본부 안에서 함께 다루게 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의 인·태 전략은 각국이 저마다 갖고 있는 인·태 전략과 다르다. 유럽 등 대부분 나라의 인·태 전략은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에 따른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한국의 인·태 전략은 미국의 대외전략과 접점을 넓히고 한·미·일 협력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요약된다. 한반도 정책과 인·태 전략을 한 바구니 안에 담아 다루도록 조직을 개편하면 한반도 문제와 인·태 전략을 연계해서 정책 구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조직개편은 한국 정부가 앞으로 한·미·일의 인·태 전략의 틀 안에서 북한 문제를 다룰 것임을 강력히 예고하고 있다.

과거 한반도평화교섭본부를 만든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가 강대국의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국익에 맞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강대국이 북핵 문제에 개입하더라도 북핵 문제 해결 방향에 한국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고 남북 관계에서도 독자적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으로 정부는 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미국, 일본과 일치시키는 쪽으로 옮기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신냉전적 사고에 입각해 북한을 다루면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이 크게 훼손될 수 밖에 없다.

국제적 진영화와 신냉전 분위기에 편승한 북한의 '남북 2국가 선언'으로 정부의 대북, 통일정책이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북한은 앞으로 통일부를 상대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대로라면 정부 부처로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외교부의 역할은 더 커졌다. 남과 북은 여전히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는 점을 국제적으로 더욱 강력히 설파해야 한다. 북핵 협상이 열리지 않는다고 담당 조직을 축소할 것이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고 조직을 정비해야 할 판이다.

윤석열 정부가 남북관계와 통일정책에서 '평화'를 삭제하고 있다는 것도 우려스럽다. 정부는 지난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한 체제를 파괴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던 학자를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통일부는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이라는 기존 통일정책에서 '평화'를 지웠으며 남북 교류 협력의 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북한 정세 분석과 정보 기능을 강화했다. 국방부는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우며 강대강 대결 분위기와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번 외교부 조직개편에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간판을 내린 것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이번 조직개편이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닫고 제재와 압박 강화에 몰두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남북 관계가 아무리 험난해도 대화와 교류를 영원히 포기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정부의 통일 정책에서 '평화의 원칙'이 사라지면 안된다. 대한민국 헌법은 '평화적 통일'을 위해 성실히 복무할 것을 대통령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추경호 체포동의안 본회의 통과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해제 표결을 방해한 의혹을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원(추경호) 체포동의안'을 상정해 표결을 진행했다. 투표 결과 재석 180인 가운데 찬성 172표, 반대 4표, 기권 2표, 무 2표로 가결됐다. 불체포특권이 있는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가결 조건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을 마치고 나서며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25.11.27 pangbin@newspim.com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들은 로텐더홀에서 정부여당 및 특검 규탄대회를 벌였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규탄대회에서 "우리가 추경호"라며 "반드시 싸워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와 당사 등으로 여러 차례 바꿔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내란 특별검사(조은석 특검팀)은 지난 3일 추 의원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무부는 이틀 뒤인 5일 국회에 체포동의요청서를 제출했으며, 13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국회가 동의함에 따라 법원은 조만간 추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실시한다. 결과에 따라 추 의원의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추 의원은 투표 전 신상발언 기회를 얻어 특검 수사는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특검은 제가 언제 누구와 계엄에 공모, 가담했는지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영장을 창작했다"며 "특검은 계엄 공모를 입증하지도, 표결을 방해받았다는 의원을 특정하지도 못했다"고 강조했다. right@newspim.com 2025-11-27 15:41
사진
영국계 단타, 11월에만 5조 팔았다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연중 고점을 기록한 코스피가 11월 들어 조정을 받는 가운데, 외국인 매도세를 주도한 주체는 영국계 자금으로 나타났다. 9~10월 단기 매수세로 코스피를 4000선 위로 끌어올렸던 영국계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약 5조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수급 전환의 중심에 섰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자료를 종합하면, 영국계 자금은 상반기까지는 관망세를 보이다가 9월부터 순매수로 전환해 지수 급등을 견인했다. 그러나 11월 들어 매도세로 돌아서며 단기간에 코스피를 다시 4000선 아래로 밀어냈다. 전문가들은 이를 투자 이탈보다는 업종 재배치·수익 실현·헤지 전략 등 다층적 조정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다. ◆ 영국계, 활발한 거래에도 낮은 보유 비중…'단타 성향' 뚜렷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국계 투자자는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총 4조990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전체 순매도 금액은 13조5328억원으로, 영국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6.9%에 달한다. 이는 지난 10월 영국계가 2조4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전체 외국인 순매수(4조2050억원)의 절반 이상을 견인했던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영국계 자금은 올해 외국인 매매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1~8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영국계 투자자는 총 557조원 규모(매수 273조9270억원, 매도 283조730억원)를 거래하며 외국인 전체 거래액의 44.7%를 차지했다. 국적별 기준으로는 거래 비중 1위였지만, 보유 비중은 10%대 초반에 머무는 등 높은 회전율이 특징적이다. 이는 중·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유동적 자금 특성을 드러낸다는 분석이다. 실제 영국계 자금은 9월 2조2000억원, 10월 2조4000억원 등 두 달간 총 4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 랠리를 이끌었다. 이 기간 외국인 전체 순매수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고, 코스피는 9월 말 3424포인트에서 10월 말 4107포인트까지 약 20% 급등했다. 이후 이달 3일에는 장중 사상 최고치인 4221.87포인트를 기록했다. 당시 외국인의 현·선물 동반 매수가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고, 거래 비중에서도 영국계 영향력은 두드러졌다. 하지만 11월 들어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코스피는 한 달 새 300포인트 넘게 밀리며, 전날(26일) 기준 3960.87로 마감했다. ◆ 수익 실현 흐름 속 업종·자산군 재배치 뚜렷…"ETF 투자도 변화 감지" 코스피 4000선을 끌어올렸던 외국인 수급이 11월 들어 주춤하면서, 이번 수급 전환의 배경에는 반도체 중심의 차익 실현과 업종 간 포트폴리오 조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외국인 자금은 특정 업종에서 수익을 실현한 뒤, 해외 자산이나 새로운 산업군으로 비중을 재조정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변화는 상장지수펀드(ETF) 매매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품은 'KODEX 레버리지'(93억8000만원)였고, 이어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64억2000만원), 'TIGER 차이나항셍테크'(64억원),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55억2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순매수 상위 10개 ETF 중 절반이 중국 테크 및 미국 증시 관련 상품으로 구성돼 외국인 자금의 관심이 해외 주요 지수로 이동한 모습이다. 반면 외국인은 국내 주식형 ETF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 같은 기간, 'TIGER 2차전지TOP10'(-79억원), 'TIGER200선물레버리지'(-68억원), 'KODEX AI반도체'(-56억9000만원) 등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에 올랐으며, 상위 10개 가운데 9개가 국내 ETF였다. 개별 종목에서도 자금 재배치 흐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달 1~25일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두산에너빌리티, KB금융, NAVER, 한화오션 등이 포함됐다. 반면 셀트리온, 이수페타시스, LG 씨엔에스, SK바이오팜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전통 반도체주에서 인프라, 바이오, AI 관련 종목으로 수급이 분산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라기보다는 전략적 '재편'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물 매도를 통해 일부 비중을 축소하는 동시에, 선물·옵션을 활용한 헤지 전략이나 국채 등 대체 자산으로의 분산 투자가 병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외국인 자금의 유출보다는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내년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상향되고 있어 외국인 수급이 재개될 여지가 충분하다"며 "외국인 유입에 기반한 증시 상승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코스피 4000 돌파는 단기 유동성이 아니라 기업 실적이 만들어낸 구조적 상승이었다"며 "현재 조정은 큰 흐름이 끝났다는 신호가 아니라 다음 단계 상승을 위한 숨 고르기 성격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nylee54@newspim.com 2025-11-27 08:2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