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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승리'만으로 공장 세우나…대책 없는 김정은표 지역발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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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20개 공장 짓겠다는 김정은 구상
'자체 힘으로' 강조하며 주민만 닦달
된장·비누 제대로 공급 못하는 경제난
대북제재 따른 민생 파탄에 자성 필요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요즘 북한 전역이 '20×10' 열풍에 휩싸였다. 노동당과 군부의 고위 간부 입에서 이 말이 떠나지 않고, 관영 선전매체들은 연일 선전・선동에 떠들썩하다.

김정은이 지난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공개한 '20×10'은 해마다 20개 군(郡)에 공장을 향후 10년간 짓겠다는 구상이다. 김정은식 지방발전 구상이자 우리식으로 하면 도농격차 해소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아침 '사회주의건설의 각 방면에서 공격 기세를 더욱 고조시켜 우리당 투쟁 강령의 성공적 실행을 확고히 담보하자'는 제목의 장문 사설을 1면에 실었다.

사설은 김정은이 지난달 28일 평남 성천군의 지방공업 공장 건설 착공식에 참석한 사실을 거론하며 "지방 인민들의 세기적 숙망을 하루빨리 실현하기 위한 거창한 10년 혁명의 개시를 온 세상에 선포하신 것은 애국으로 단결하여 국가부흥의 새 전기를 기세차게 열어나가는 총진군 대오에 휘황한 내일에 대한 확신을 백배해주신 의의 깊은 사변"이라고 찬양했다.

그러면서 "지방경제의 확실하고도 급속한 발전, 지방인민들의 생활에서의 뚜렷한 변화를 안아오기 위한 적극적이고도 목적의식적인 투쟁을 더욱 과감히 전개함으로써 사회주의 건설의 줄기찬 전진을 입증하는 새로운 승리와 성과들을 떠올리고 강국에로의 진군을 가일층 촉진하려는 당 중앙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신문 어디에도 올해 안에 20개 군에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재원이나 자재・장비, 공장 가동을 위한 원료 조달 계획 등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는 구절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사설 곳곳에는 '당 중앙의 지시에 무조건 복종하라'는 식의 선전・선동과 이른바 정신승리만을 강조하는 내용을 채워지고 있다.

또 "당 중앙의 부름에 화답할 줄 모르는 정치적 둔감성, 보신주의와 본위주의, 무책임성, 무지와 무능력이야말로 우리의 힘찬 전진과 발전을 저애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된다는 것을 다시금 깊이 새기고 그와 단호히 결별하여야 한다"며 당 간부와 지역 주민의 분발과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청년세대와 여성들이 경제현장에 강제 동원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관영 선전매체들은 연일 청년들이 탄광 등 어렵고 힘든 노동현장에 가겠다고 자원해 나섰다는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4일 "1, 2월 두 달간 여성 8900여명이 인민경제 여러 부문으로 달려 나갔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노동당과 내각의 경제 관련 회의 때마다 북한의 농촌과 탄광지역 등을 거론하면서 "세계적으로 낙후돼 있다"고 한탄을 쏟아냈다.

그는 대책으로 '지방발전 20×10 정책'을 처음 제시한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현 시기 인민생활을 향상시키는 데서 중요한 문제는 수도(평양)와 비장의 차이, 지역 간 불균형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인식은 북한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집권 13년 동안 대동강변 고급 빌라촌이나 일부 지역을 뉴타운 형태로 개발한 고층 아파트군이 들어선 것은 사실이지만 보여주기식 건설 사업으로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다.

지난 2021년 봄에는 평양 지역에 식량 공급이 중단돼 김정은이 6월 열린 노동당 제8기 3차 회의에서 비축 식량의 긴급 방출을 지시하는 특별명령서를 발표하는 이벤트성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초에는 개성시 일대에서까지 아사자가 속출했고, 우리 정부 당국이 이런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는데도 북한은 아무런 대응조차 못하고 함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방공장 건설 착공식에서 호언장담식의 장광설을 늘어놓고 화려한 축포와 애드벌룬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그 끝이 허망하리라는 건 주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모든 자재와 장비, 인력을 동원해 짓겠다며 지난 2020년 봄 직접 첫 삽을 뜬 평양종합병원은 오리무중인 상태다.

당시 "올해 10월 노동당 창건 기념일까지 완공하라"고 한 김정은의 지시가 4년 가깝도록 지켜지지 않는 걸 기억하는 간부와 주민들은 20개 공장을 짓겠다는 프로젝트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것임을 예감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사실 김정은이 지방공업 발전의 모범사례라며 지난달 7일 방문한 강원도 김화군의 생필품 공장은 거의 가내수공업 수준에 불과하다.

생산라인 두세 곳에서 비누와 된장・간장, 공책 등이 힘겹게 만들어져 나오는 모습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김정은의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보도한 조선중앙통신이 "공장을 정상 운영하는데 필요한 원료를 자체 보장하기 위한 사업에 달라붙어 이룩한 성과에 대해 평가하셨다"고 보도한 대목을 접한 주민들은 '모든 책임을 지방과 그 지역에 떠넘기려 한다'는 느낌을 갖게될 게 뻔하다.

평양 등 측정 지역을 제외한 지방 출신 탈북민들은 민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간장・된장이나 식용유 등의 공급이 부족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1990년대 중후반 대기근 사태인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 노동당의 배급체계가 완전 붕괴되면서 이들 품목의 공급이 어려워진 건 물론이고 장마당에서조차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란 얘기다.

김정은이 진심으로 북한 경제와 민생을 걱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도를 찾으려 한다면 변방의 공장 건설 같은 허무맹랑한 정책추진은 당장 중단하는 게 맞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에게 책임을 묻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집권 이후 4차례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도발을 일삼아온 결과 대북제재의 고삐가 북한을 옥죄는 상황을 자초했다.

남북관계마저 헝클어트리고 감정적인 '대남 적대관계' 운운하는 발언으로 차단벽을 쌓으면서 대북 식량지원이나 경협의 문마저 닫아버렸다.

남북 협력공단 가동으로 북한에서 제일 먹고살만한 동네로 떠오른 개성지역에서 왜 아사자가 줄을 잇는 참상이 벌어지고 있는지 되새겨 볼 일이다.

"뜨뜨미지근한 말이나 계속하면서 혁명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과연 언제가서 발전을 이룩하겠는가."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역설했던 이 말을 김정은이 이제는 자신을 향해 던져볼 필요가 있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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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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