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180.6㎢…전체 해제면적 50% 이상 차지
주거지역 개발·산업단지 조성 유력…"총량제에 산업단지 들어서긴 어려울 것"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정부의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에 따라 수도권 해제지역에 대한 주거지 개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직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보후구역이 해제될 경우 그동안 가로막혀있던 개발사업이 봇물을 이룰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에 따라 주변지역 건축물의 높이제한을 비롯한 규제가 다수 풀어지면 주거지역 개발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에 따라 난개발 방지를 위한 공공택지 지정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 또 첨단 연구개발 단지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하기로 하면서 성남 서울공항에 인접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성남시 일대가 주거지역 개발과 첨단 제조업 물류조성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수도권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180.6㎢…전체 해제면적 50% 이상 차지
정부는 지난 26일 '미래산업으로 민생 활력 넘치는 충남' 민생토론회에서 여의도 면적의 117배에 달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하기로 했다. 총 339㎢(1억300만 평) 규모로 이는 정부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역대 최대다.
수도권 지역만 놓고보면 서울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일대 46.4㎢가 풀린다. 경기도는 성남, 하남, 과천, 평택, 포천, 양주, 연천, 가평 등 총 134.1㎢가 해제돼 수도권에서만 전체 군사시설 보호구역(339㎢)의 절반이 넘는 180.6㎢가 풀린다.
수도권 가운데선 성남시가 가장 해제 면적이 넓다. 분당구 백현동, 정자동, 판교동, 서현동 일대와 수정구 고등동, 태평동 일대, 중원구 성남동, 은행동, 여수동 일대 71.5㎢ 규모다.
특히 성남 서울비행장 인근이 개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남 비행장 주변은 서울 강남구(개포동·대치동·세곡동·수서동·율현동·일원동·자곡동), 서초구(내곡동·신원동·염곡동·원지동), 송파구(가락동·거여동·마천동·문정동·방이동·삼전동·석촌동·송파동·오금동·잠실동·장지동) 등 '강남 3구'와 경기 분당구(성남 등) 일대에 걸쳐 있다.
군 비행장 주변 보호구역이 해제되면 비행안전구역별 제한고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군 협의 없이 건축물의 신축이나 증축, 건축물 용도변경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해제 시점이나 지자체 개발이 가능한지는 미지수다. 국토부 관계자는 "군사보호구역 해제로 인한 개발시 지자체 권한이 어떻게 될지는 검토한 바가 없다"면서 "해당 토지 소유주들에 의한 자체개발 등이 있을 수 있어 케이스에 맞춰서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 주거지역 개발·산업단지 조성 유력…"총량제에 산업단지 들어서긴 어려울 것"
군사시설보호구역이 본격 해제될 경우 주거지역 개발이 우선 추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군사시설이 인근에 있는 만큼 대규모 상업지나 업무지역 개발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돼서다. 특히 과거 보금자리주택지구와 같은 대규모 공공택지 조성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번에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되는 강남3구 지역은 대부분 옛 보금자리주택지구 인근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인력이 모이거나 고밀개발이 필요 없는 연구개발(R&D)단지, 물류단지 등이 조성될 것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첨단제조업지구는 입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경우 산업단지 및 공장총량 물량배정 기준이 있어서다. 더욱이 첨단제조업지구는 서울시가 옛 구로공단 자리에 조성키로 한 만큼 굳이 강남권에 조성할 필요성이 낮아서다. 이에 따라 주거지역 위주의 개발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토지의 가치를 봐서도 제조업단지는 판교나 서울 서남권에 조성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진단이 많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강남권은 업무시설이 많아 배후 주거지역 개발에 대한 니즈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다만 개발을 한다 하더라도 (개발대상 지역이) 강남이나 판교 쪽으로 전반적인 연결성이 있어야 하는 만큼 주택과 업무가 혼재된 복합 용지 형태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공항이 있는 만큼 고밀개발은 힘들고 업무와 주택이 혼재되는 개발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면서 "수서나 내곡동 쪽을 보면 예전에 너무 주택중심으로 개발되다 보니 산업단지 혼재 형태로 가야되지 않나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산업단지라도 해도 수도권 같은 경우에는 들어올 수 있는 업종이 적지않아 여건이 까다로울 것으로 에상된다.
송 대표는 "산업이라고 하면 판교 등 무역쪽 관련 산업이 강남에 있다보니 연결성 있는 산업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한 만큼 IT(정보기술) 같이 미래지향성이 있는 산업 등을 위한 일자리가 들어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 우면동 일대 녹지지역처럼 대기업 산하 연구단지 조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성남비행장은 예전에 사실 외곽이었다가 서울과 성남 등이 메트로폴리탄이 되면서 도심화됐다"며 "비행이나 안보에 큰 지장이 없으면 해제하는 것이 맞지만 해제를 하게되면 결국을 용적률을 획기적으로 완화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용적률에 대해 고층건물을 지을 수 있는 형태로 가지 않겠나 싶다"며 "기존 용적률에 의한 높이제한을 받았었는데 비행금지구역에서 해제가 되면 고층으로 올려 랜드마크들이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결국은 수도권은 대부분 주거용지로 개발이 될 것이고 지방이 산업단지 용지가 아니겠냐는 예측이 나온다"면서 "수도권의 경우 산업단지 및 공장용지 총량제가 있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