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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전략경쟁 시대에 북한은 어떻게 다뤄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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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왕이 회동에서 드러난 미중 시각차
미중, 북한 문제 협력 가능했던 시대 끝나
북한은 '미중 관계의 틀' 속의 일부분으로
북한 문제에 대한 한국의 영향력도 축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난 26~2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王毅) 공산당 중앙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의 회동은 세계질서를 양분하는 주요2개국(G2)의 외교 담판이었다.

장장 12시간 동안 이어진 협의에서 모든 글로벌 현안이 다뤄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 자리에서 북한 문제가 비중있게 논의됐다는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정치국위원이 지난 27일 태국 방콕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파원]

미국은 올해 대선을 앞두고 복잡한 국제 정세를 해결하기보다 관리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설리번 보좌관은 왕이 부장에게 중동, 아시아의 정세 안정을 위해 이란과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자세히 소개되지 않았으나 중국이 이에 호응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급속히 밀착하면서 핵능력 고도화를 위해 폭주하고 있는 북한은 중국에게도 부담이다. 하지만 중국이, '적어도 미·중 전략 경쟁이 이어지는 한' 북한 문제에서 미국과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은 매우 협소해 보인다.

◆중국의 일관된 입장은 '현상 유지와 안정'

북한 핵문제는 중국에게도 중요한 사안이다. 북한의 핵보유는 국제비확산체제를 무너뜨리고 동북아시아의 세력 균형에 변화를 초래하는 중대한 문제다. 합법적인 핵보유국중 하나인 중국에게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의 불법 핵무장이 달가울리 없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공통의 이해가 있다. 

그러나 중국에게는 비핵화보다 더 우선적인 것은 '한반도 안정'이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 3원칙으로 내세우는 '부전(不戰), 불란(不亂), 무핵(無核·비핵)'에서 볼 수 있듯이 비핵화는 한반도 안정 유지보다 후순위다.
중국이 한반도 안정을 최우선시 하는 이유는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한 것이다. 한반도에서 충돌이 발생해 이에 미국이 개입하고 군사적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중국이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에게는 긴장이 고조되더라도 충돌만 막을 수 있도록 현상 유지를 하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보다 중요하다.

미·중 협력시대에는 이같은 차이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중국이 미국과 보조를 맞추면서 북한 핵문제 해결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이 한반도 불안정을 초래할 수도 있는 높은 수준의 대북 압박은 하지 않았지만,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동참하고 북한을 비핵화 트랙에 올려놓기 위한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사실이다.

◆전략적 가치 높아진 북한

2010년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의 세계 패권 장악력이 떨어지고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미·중은 경쟁관계로 변했다. 지금은 양측이 군사, 경제, 첨단기술, 공급망 등 모든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충돌하는 전략경쟁 시대다. 이같은 미·중 관계 변화는 북한의 전략적 위상에 변화를 가져왔다. 중국은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북한을 대미 전략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미국도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종종 북한 문제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 틈을 타 북한은 미·중 전략경쟁으로 생겨난 사각지대에서 핵보유국의 지위를 얻기 위해 폭주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전쟁중인 러시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군사적으로 밀착하면서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은 이같은 상황이 중국에게도 유익하지 않다는 점을 내세워 이번 회동에서 중국을 설득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설리번 -왕이 회동이 끝난 뒤 언론과 컨퍼런스 콜(전화 브리핑)에서 "우리는 최근 북한의 무기 테스트와 북러 관계 증진, 그리고 그것이 김정은의 의도에 대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깊이 우려한다"며 "이런 우려를 중국에 직접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분명히 북한에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이 그 영향력을 (북한) 비핵화의 경로로 우리를 복귀시키는데 사용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설명은 설리번 보좌관이 왕 부장에게 대북 영향력을 행사해 한반도 긴장 고조를 막을 수 있는 '건전한 역할'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의미다. 북한의 핵무장을 차단하는 것이 미국과 중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점, 그리고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현재 북한의 행보는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해칠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커다란 양보를 얻어내기 전에 대북 영향력을 사용할 의도가 없어 보인다. 실제로 왕 부장이 회동에서 강조한 것은 대만문제에 대한 미국의 전향적 태도 변화였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가 27일 "현재 미국 행정부는 임기의 마지막 시기이므로 우리는 실제 문제를 해결할 그들의 능력에 신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보도한 것처럼 중국은 대선을 앞둔 미국이 문제 해결에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환구시보는 "이 시점에는 중국과 미국의 안정 유지로도 모두의 기대를 이미 충족한다"고 지적함으로써 미국의 의도대로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6일 태국 방콕에서 회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2024.01.30.

◆미중 전략경쟁의 부속물이 된 북한 문제

이번 설리번-왕이 회동에서는 북한에 대한 미·중의 시각 차이가 잘 드러난다. 과거 북한 문제는 글로벌 현안 가운데 미·중이 협력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안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미·중 전략경쟁 시대에는 이 문제에 대한 양측 공동의 이해가 자리잡을 틈이 없다는 것을 이번 회동이 잘 보여준다.

북한 문제는 미·중이 다른 사안을 제쳐두고 우선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전체적인 미·중 관계의 틀 안에서 다른 전략적 요소와 함께 다뤄지는 '종속 변수'가 된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북한 문제에 대해 한국이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크게 축소시킨다. 더욱이 현재의 미·중 대결 국면은 중국의 부상과 그에 따른 국제적 세력 균형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단기간에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북한 문제가 미·중 경쟁의 구도와 함께 굴러가는 현상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되고 한국의 외교안보적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미국, 중국을 상대로 북한 핵문제를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안보전문가는 "미·중 관계를 변화시키는 것은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은 미·중 대결 구도 속에서 활동 공간을 넓히고 생존 전략을 찾는데 집중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한·미 동맹의 토대 위에서 명확한 대중국 정책 지향점을 가질 수 있는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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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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