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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 수석대표, 특별대표, 고위관료…미 북핵 책임자 직함 변화의 함의는

기사입력 : 2024년01월18일 08:35

최종수정 : 2024년01월18일 08:35

미국의 북핵 수석대표 새 직함 '대북고위관리'
대북특별대표 직함은 15년 만에 역사 속으로
겸직 벗고 전임자 정했지만 직급은 하향 조정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한·미·일 3국의 북핵 수석대표들이 18일 정례 협의를 갖기 위해 서울에 모였다. 북한의 한반도 긴장고조 행위가 노골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지만, 미국 대표의 공식 직함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해 말 퇴임하고 그 역할을 맡은 인물은 부대표였던 정 박 부차관보다. 그런데 그의 직함은 대북특별대표(U.S. Special Representative for the DPRK)가 아니라 '대북고위관리'(Senior Official for the DPRK)다. 미 국무부는 새로운 직함과 관련한 연합뉴스 질문에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정 박 박사는 성 김 대사가 2023년 말 은퇴함에 따라 국무부의 대북 정책을 이끄는 책임을 맡았다"고 답했다. 또 외교부는 "정 박 대북고위관리는 성 김 전 대표가 보유했던 모든 권한을 갖고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새로운 임무나 권한이 주어진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북핵 협상 30년 동안 미국 대표의 직함은 여러차례 변했다. 여기에는 북한 핵문제를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과 태도, 정책적 중요도 등이 반영돼 있다. 대북고위관리라는 새로운 직함에도 현재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 북한의 협상 대표단이 참석한 6자회담이 2003년 중국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모습 [사진= 로이터 뉴스핌]

◆'수석대표'의 유래

꽤 오래 전부터 국내 언론은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북한 문제를 다루는 실무의 최고 책임자를 '북핵 수석대표'라고 불러왔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포함해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관련국의 북핵 문제 책임자를 모두 '수석대표'로 표기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현재 직함에서는 수석대표라고 번역할만한 타이틀이 없다.

북핵 협상 초기 이 문제를 담당하던 책임자는 통상 '대북 특사(Special Envoy for the DPRK)라는 직함으로 불렸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북·미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 냈던 미국 협상단의 대표는 로버트 갈루치 국무부 북핵 특사였다. 특별한 임무를 띠고 북한을 방문하는 관리에게도 특사라는 직함이 주어졌으며 나중에는 부대표(차석대표)에게 특사라는 타이틀이 붙기도 했다.

2000년대 초 조지 W 부시 행정부들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자 협상 틀이 만들어지면서 미국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에게 협상 책임을 맡기고 '수석대표(head of the U.S. delegation)'라는 직함을 부여했다. 제임스 켈리가 4자회담와 초기 6자회담에서 수석대표를 맡았다. 뒤를 이어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6자회담 수석대표가 되면서 북핵 협상이 급진전해 2005년 9.19 공동선언, 2.13 합의 등이 이뤄졌다. 이후 수석대표는 6자회담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단의 최고 책임자를 지칭하는 말로 굳어졌다.

6자회담이 열리지 않은지 15년이넘었지만 국내 언론은 지금도 관련국의 북핵협상 최고 실무책임자를 수석대표라고 표기한다. 여기에는 '지금 6자회담과 같은 협의체가 열리면 그 나라를 대표해 참석해야할 협상 책임자'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특별대표의 등장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북한 문제에 많은 공을 들여 협상 재개를 모색했다. 그리고 부시 행정부와는 달리 북한과의 협상을 전담하는 직책을 별도로 만들고 직함을 '특별대표'라고 정했다. 국무부 내에서 가장 많은 업무를 맡고 있는 관료중 하나인 동아태 차관보에게 북핵 협상까지 맡기는 것은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스티븐 보즈워스에게 '대북정책특별대표(Special Representative for North Korea Policy)'라는 직함을 처음으로 부여했다. 이후 최근까지 미국의 북핵 관련 실무를 총괄하는 책임자는 모두 특별대표라는 명칭을 유지했다. 보즈워스에 이어 글린 데이비스, 성 김 등도 특별대표 직함을 이어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조셉 윤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됐고, 조셉 윤의 후임인 스티븐 비건 대표때부터는 '정책'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대북특별대표(Special Representative for North Korea)'라고 표기하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특별대표를 그대로 둘 것인지에 대해 여러 관측이 나왔지만, 성 김 주 인도네시아 대사를 겸직시키는 '편법'으로 특별대표는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그의 퇴임과 함께 부대표였던 정 박이 '대북고위관리'라는 새로운 명칭의 직함으로 그 자리를 이어받음으로써 특별대표라는 직함은 결국 15년 만에 사라졌다.

한국 북핵수석대표인 외교부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달 11일 방한중인 미국 측 북핵차석 정 박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4.1.18 [사진=외교부]

◆미국 대표는 부차관보, 한국 대표는 차관

북핵 문제를 다루기 위한 다자 협상 틀이 만들어졌을때 각국은 차관보급을 대표로 파견했다. 미국은 동아태 차관보가 수석대표였고 한국은 차관보가 수석대표였다. 중국의 한반도사무특별대표, 일본의 아시아대양주국장, 북한의 외무성 부상 등도 모두 차관보급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 대표의 직급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수시로 변했다. 북핵 문제의 중요도에 따라 직급이 변하기도 했고 때로는 북핵협상이 장기 중단될 경우 전담 대표가 임명되지 않기도 했다. 보즈워스는 미국 터프츠대 플레처스쿨 학장 자리를 유지하면서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임명돼 '파트 타임 대표'로 불렸으며, 성 김 대표는 주 인도네시아 대사와 대북특별대표를 겸직해 '투 잡' 논란을 빚기도 했다.

반면 한국 대표의 직급은 오히려 올라갔다. 2006년 외교부 내에 한반도평화교섭본부를 설치되고 본부장이 수석대표를 맡게 됐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직급상 차관에 해당한다. 한국의 사활이 걸린 북핵 문제의 중요성 때문에 직급을 향상 시킨 것이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처음에는 3년 기한의 한시조직으로 출발했다가 2013년 정식으로 외교부 하부 조직이 됐다.

주 인도네시아 대사와 대북특별대표를 겸직하던 성 김이 퇴직하고 정 박 대북고위관료가 미국의 수석대표가 된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처음으로 '북핵 문제만을 전담하는' 전임자를 임명했다는 점에서 북한 문제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직급이 부차관보이기 때문에 북핵 문제에 대한 비중이 '다운그레이드'됐다고 볼 수도 있다. 특히 미국 대표는 부차관보인데 반해 한국 대표는 차관급이어서 외교적으로 '체급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의 대북업무를 앞으로도 계속 부차관보급의 인사가 대북고위관료라는 직함으로 맡도록 고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미 관계 업무에 밝은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박 고위관료의 임명은 바이든 행정부 1기 잔여 임기 동안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의도보다 관리하겠다는 뜻을 반영한 것"이라며 "미국이 다시 북한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여하게 되면 수석대표의 직급이나 명칭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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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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