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대통령실

속보

더보기

거칠어진 北 '말폭탄'...정부 대응 정교해져야

기사입력 : 2024년01월11일 10:06

최종수정 : 2024년01월12일 14:42

김정은 "초토화" 발언 외교부 대응은 패착
정부 입장에 '발뺌' '잔꾀' 등 표현 부적절
北 수법에 말려 '수준 이하' 되는 건 피해야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새해 벽두부터 더 거칠어진 북한의 대남 비방과 도발 위협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10일 관영 선전매체는 김정은이 군수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한민국 족속들을 우리의 주적으로 단정한다"며 "전쟁불사"와 "모든 수단을 동원한 초토화"를 언급한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지난 연말 열린 노동당 제8기 9차 전원회의(12월 26~30일)에서 대남 불만을 토로하며 "남반부 전 영토 평정"을 위협했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기세다.

여동생 김여정(노동당 부부장)까지 나서 유치한 대남 비난 담화까지 내고, 총참모부는 지난 5~7일 사흘 동안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접 지역에서 포사격 훈련을 하는 등 실제 도발에 나설 수 있음을 시위하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처하는 우리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적지 않은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첫째는 북한의 도발・위협 수준에 맞춘 적절한 대응 주체나 방도를 찾지 못한다는 점이다.

김정은의 '초토화' 발언이 나온 10일에는 신원식 국방장관이 "공개 협박"이라고 규정하고 나섰다.

이어 통일부는 "우리 사회를 흔들어보려는 구태의연한 전술"이란 입장을 냈고, 외교부 당국자도 기자들과 만나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북한의 얼토당토 않는 주장에 정부 대북안보 부처가 총력전을 펼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뭔가 어수선하고 정갈한 맛이 떨어지는 대응이란 느낌을 떨칠 수 없다.

강력하고 잘 준비된 단호한 메시지로 대통령실과 정부가 '원 보이스'(one voice)를 내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둘째로는 정부 대응에 제대로 된 전략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김정은은 잇달아 대남 도발위협을 쏟아내면서 남북관계를 '국가 대(對) 국가'로 규정하고 나섰다.

지난 7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내세워 '남조선'이라 부르던 기존 호칭을 접고 '대한민국'이란 정식 국호로 우리를 부르기 시작한 것도 정교한 사전 포석이다.

북한은 최선희 외무상 주도로 대남기구를 개편 내지 폐지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고 금명간 이를 발표하면서 대남 대립각을 더 세울 게 분명해지고 있다.

최근 정부의 대북 대응을 보면 이런 일련의 움직임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처할지에 대한 비전이 부족해 보인다.

북한의 의도를 간파해 적확한 대처에 나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특히 김정은의 대남 위협 발언에 우리 외교부까지 나서 이런저런 입장을 내는 건 자제하는 게 맞다.

북한의 '국가 대 국가' 논리에 휘말려 우리도 북한을 '외교적으로' 대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게 아니라면 말이다.

셋째는 김정은과 북한 당국의 주장에서 드러난 허구적인 모습이나 자가당착을 지적하고 비판을 가하는 논리와 설득력이 부족한 점을 꼽고 싶다.

김정은의 이른바 '국가 대 국가' 발언은 1991년 12월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남북한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의 정면 위반이다.

합의서 서문은 남북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한 관계"라고 밝히고 있다.

김정은의 논리대로라면 그는 할아버지이자 선대(先代) 수령인 국가주석 김일성(1994년 7월 사망)의 남북합의를 깨는 것이 된다.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6.16 남북공동선언에 담은 '우리민족끼리' 정신에도 정면 배치된다.

무엇보다 김정은 스스로 지난 2021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 연설을 통해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고 명백히 밝힌 바 있다.

또 김여정도 이듬해 4월 "이미 남조선이 우리의 주적이 아님을 명백히 밝혔다"고 말했다.

이랬던 북한이 불과 2년도 지나지 않아 돌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따져나감으로써 김정은과 북한 대남전략가들이 열패감에 빠지도록 하는 정치함을 왜 발휘하지 못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넷째는 북한의 저열하고 유치한 주장이나 논리에 휘말릴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김여정이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사를 저급한 표현으로 비난하는 담화를 내자 국방부는 "범죄자가 오히려 선량한 시민이나 경찰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핑계를 대는,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통일부는 "긴장의 책임을 대한민국에 전가하려는 잔꾀에 불과하다"고 논평했다.

국방부의 논리는 일견 상황을 쉽게 설명하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엄중한 안보국면에서 정부나 군 당국이 지나치게 사태를 단순화 하고 북한의 허접한 주장에 궤를 맞추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지난 6일 북한의 NLL 포격 도발에 김여정이 "포성과 비슷한 폭약을 터트린 것일 뿐"이라고 발뺌하는 유치한 입장을 낸데 대해서도 군 당국은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이라고 일축했다.

이런 경우에도 북한 주장의 허구성을 낱낱이 국민에게 밝힐 수 있는 정보 판단 근거와 관련 자료를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

대북정보 능력을 북한에 노출시킨다는 군 당국의 논리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김여정 주장이 허황된 것이라면 그 예봉을 꺾고 다시는 '수준 낮은' 심리전 카드는 꺼낼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한다면 더 큰 전술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부의 공식 입장에 '잔꾀'나 '발뺌' 같은 표현까지 동원하는 게 적절하냐는 문제도 진지하게 고심해볼 필요가 있겠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는 상대가 저급하게 나오더라고 우리는 품위를 지키자면서 "We go high"를 외쳤다.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안보위기 상황에서 '품격'만을 주장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그들의 전술에 휘말려 입씨름을 벌이고 저열한 비방전에 말려들어 함께 '수준 이하'가 되는 건 피해야 한다.

yjlee@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사진
해임이라더니…김용만 김가네 회장 복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분식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가 다시 복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일 아들인 김정현 대표를 해임하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도 사내이사 등록이 말소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일 등기가 완료됐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직원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김정현씨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인 김 전 대표와 아내 박씨와 김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스스로 대표이사직에 다시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김가네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가네 관계자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내인 박 씨의 고발로 알려졌다. romeok@newspim.com 2024-11-18 16: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