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윤석열 대통령과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 국어 교사가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데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경기 지역 한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국어 교사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결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4.01.03 photo@newspim.com |
A씨는 지난 2022년 5월 심화 국어 수업시간에 박완서 소설가의 작품 '겨울나들이'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히틀러'나 '생양아치' 등에 비유하면서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통령 취임 전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이야기했지만 취임 후에는 오히려 안보에 소홀하였다. 대한민국 보수는 안보가 중요하다면서 막상 전쟁이 일어나면 도망가고 자녀들은 다 병역 면제이니 국가와 개인 및 인권의 개념을 정확하게 정립하여 이용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또한 윤 대통령이 일본 욱일기에 나치식 경례를 하고 있는 듯한 만평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논란이 일자 결국 A씨가 다니던 학교는 사립학교법상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을 근거로 A씨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 객관적 근거 없이 편파적 주장만 나열했으며 그러한 주장에 내재된 오류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그와 반대되는 견해를 소개하지 않았다"며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주장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토론과 반박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함양시키는 교수행위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윤 대통령과 관련된 발언에 대해 "윤 대통령과 보수 세력에 대한 비판은 겨울나들이라는 소설이 전쟁과 관련됐다는 점 외에 연관성이 없다"며 "감수성과 수용성이 왕성한 고등학생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면서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만평 인용과 관련해서도 "윤 대통령이 독일 나치 또는 일본의 군국주의를 표방하는 것처럼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며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시하는 것으로 원고의 정치적 의사가 개재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교수의 자유를 남용하여 학생들을 지도함으로써 헌법 및 관련 법률이 보장하는 교육의 중립성 및 학생들의 교육받을 기본권을 크게 훼손했다"며 징계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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