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1000억원이 훌쩍 넘는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던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 허위 사항을 기재해 이를 투자자에게 판매하고 해외로 도피했던 전직 은행 직원이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명재권 부장판사)는 19일 자본시장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신모 전 하나은행 차장에게 징역 9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추징금 5775만원을 명령하기도 했다.
신씨에게 펀드 판매 대가로 1억원 가량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던 영국 컨설팅사 직원 최모씨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120시간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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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허위가 기재된 사모펀드가 팔려 시장의 공정성을 해치고, 359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범행 피해액이 1100억원 이상으로 실로 대단히 큰 규모고, 증권 등 전문직 종사자로서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또 "신씨는 자신의 근무지 인근에서 범행을 계획하고, 최씨에게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등 범행 내용 등이 불량하다"며 "전문가로서 충분히 조기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할 수 있었고, 분명한 허위 기재를 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가 확대된 것은 오로지 피고인의 범행 때문만은 아니고 자산운용사의 부실과 하나은행의 관리·감독 해태 등이 병합돼 발생한 점, 피고인이 직접 범행으로 취득한 금원은 없는 점, 피해액 중 810억원이 하나은행에 의해 회복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씨에 대해서는 "(최씨는) 자백 후 수사기관에서 일관된 진술을 유지하고 있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있으며 반성하고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는 이탈리아 병원이 현지 지방정부에 청구할 진료비를 미리 내주고 정부로부터 진료비를 나중에 받아 차익을 남기는 사모펀드 상품으로, 지난 2017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약 150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그러나 이 펀드는 2019년 말부터 투자금 상환이 연기되거나 조기 상환에 실패했고 이듬해 판매가 중단됐다. 피해자는 390여명, 피해액은 11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퇴사 후 싱가포르로 출국했다가 투자자들의 고발로 인해 귀국 후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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