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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尹 겨냥 "정치 모르는 대통령이 오면 양극화 심해진다"

기사입력 : 2023년12월10일 12:01

최종수정 : 2023년12월10일 12:01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단독 인터뷰
"尹, 김기현에 권한주고 이재명과도 만나야"
"대통령이 국회와 잘 지내지 않는 한 미래 없어"
"노동·교육·연금 개혁 띄웠지만 이후 내용은 부재"
"尹정부 가장 큰 실정은 '인사'...대한민국, 지도자 있는지 의문"

[서울=뉴스핌] 지혜진 윤채영 기자=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정치를 모르는 대통령이 오면 정치 양극화가 격화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게 "협상 권한을 주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영수회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진행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양극화가 심화하는 원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2023.12.07 leehs@newspim.com

◆ "대통령이 국회와 잘 지내지 않는 한 미래 없어"

그는 "대통령이 국회와 잘 지내지 않는 한 결코 미래가 안 나온다. 현실도 안 나온다. 그런 면에서 대통령이 국회와 잘 지내고 여당 대표에게 '룸(협상 권한)'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대통령은 국민에게 선출됐지만 국회의원도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권력이다. 두 권력이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여당 대표에게 협상 권한을 줘야 국회가 피투성이가 되지 않는다"며 "야당 대표는 물론 야당 상임위원장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대통령은 반대자의 목소리를 듣는 데 시간을 많이 써야 한다. 백악관의 만찬은 대부분 야당과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한 말을 회상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 총장에게 '사람들은 간언하는 사람이 용기 있다고 하지만 간언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더 용기 있는 거다. 자기 생각을 바꿔야 하니까'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 총장은 "대통령이 되면 모든 정보를 듣게 돼 똑똑해지는 것 같지만 사실은 바보가 된다. 다른 사람 말을 안 들어서다. 한편으로는 바보가 되는 자리기도 하다"면서 "바꾸는 자가 용기 있는 거다. 반대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尹, 노동·교육·연금 개혁 띄웠지만 이후 내용은 부재"

이 총장은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로 방향성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설계도가 없는 정부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설계도가 없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었는데 이 정권이 뭘 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다"며 "지금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제일 그렇다"고 비판했다.

이 총장은 윤석열 정부가 노동·교육·연금 개혁으로 방향은 잘 설정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통령 2년 차면 관련된 법률이 쏟아져야 한다"며 "노동 개혁이라며 '건폭' 세력 때려잡고, 교육개혁이라며 킬러문항 삭제 등을 이야기했는데 전체의 부분에 불과할뿐더러, 상대방을 너무 적대시하기만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2023.12.07 leehs@newspim.com

◆ "尹정부 가장 큰 실정은 '인사'...대한민국, 지도자 있는지 의문"

이 총장은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실정이 인사 문제에 있다고 꼽았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가 많다는 지적이다. 그는 "인사를 추천 혹은 검증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여기서 자유롭기 힘들다"고 했다.

엑스포 부산 유치과정에서 나타난 정부의 외교·정보력의 부재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지난 2007년 '2014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가 확정될 당시 과테말라 현지 평창 유치위에 있던 기억을 떠올리며 정부 정보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한 보고서에서 2표가 부족하다고 예측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현장에 오느냐, 마느냐 망설이는 과정이었는데 결국 가지 않았다. 결국 안 오셨고, 실제로 우리가 졌다. 그게 딱 2표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는 122표를 예측했고 거기서 3표 빠진 119표를 최종 득표했다. 대체 우리는 몇 표가 빠진 것인가"라며 "정상적인 공직 사회면 현장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민국엔 지도자가 있는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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