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공보담당자 모두 경험한 저자 조언 담아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언론과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다 우연히 기자가 된 저자가 자신이 경험한 언론계 속살을 풀어내고 저널리즘이라는 업(業)의 본질을 담아 낸 책 《어쩌다 기자가 된 사람을 위한 쉬운 기사 작성법》이 나왔다.
저자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대기업에 다니다 10여 년간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그리고 '어쩌다' 기자가 되었다. 늦깎이 기자가 된 그는 매일같이 밤늦게 홀로 남아 기사 쓰는 법을 탐구했다. 그 과정에서 존경할 만한 선배들을 만났고, 그들의 가르침을 자기 것으로 소화해 나름대로 정리한 결과물을 담아 이 책을 썼다.
저자 신성민|좋은땅|236쪽 |
'쉬운 기사 작성법'이라는 제목과 달리 기사 작성법은 가장 마지막 파트에 배치되어 있다. 그 앞에는 '기자의 길'과 '기자의 시선'이 놓여 있다. 저자는 업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탐구 없이 기술만 습득하는 행동을 경계한다. 기자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시각과 자세를 먼저 탑재한 연후에, 글 쓰는 기술을 배우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주목할 점은 저자의 독특한 경력에서 나오는 조언이다. 저자는 기자와 공보담당자 두 업역을 모두 경험했다. 그래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양측의 입장을 다루며 바람직한 기자와 PR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다. 기자와 공보관은 반드시 신뢰 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유착해서도 안 된다고 평가한다. 불가근불가원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가 적절한 선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기사 작성법이다. 기사를 쓸 때 힘을 뺄 것, 군더더기는 날릴 것, 리드는 짧고 강하게 쓸 것 등 여러 가지 실용 지식이 가득하다. 책에는 기사문 예시가 수록되어 있어 작성법이 실제 적용되었을 때 어떻게 기사가 나오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식으로 문장을 써야 하는지 다양한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마치 선배 기자가 옆에서 직접 첨삭을 해 주는 듯한 섬세함이 느껴진다.
《쉬운 기사 작성법》은 단순한 작법서가 아니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함께 정도에서 벗어난 언론계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담겨 있다.
저자는 줄곧 스스로를 '어쩌다 기자가 된 사람'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한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진정성과 애정이 깊이 느껴진다. 중요한 것은 이 일을 하게 된 동기가 아니라 일에 임하는 자세다. 이 책은 기자 지망생뿐만 아니라 현직 기자들에게도 기자라는 직업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win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