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이창기) 대학로극장 쿼드가 올해 마지막 제작 작품으로 연극 '신파의 세기'를 오는 28일부터 17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연극 '신파의 세기'는 가상의 중앙아시아 신생 자립국 '치르치르스탄'의 '국민문화'진흥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해외의 우수한 대중문화를 나라의 정체성으로 도입해 30년을 지속한다는 것이 사업의 핵심. 한국의 국립현대극장(National Contemporary Theater: NCT)의 팀장 미스터케이가 총 사업비 30억 불의 프로젝트 입찰 경쟁을 위해 중앙아시아로 출장을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진=서울문화재단] |
한국의 고유한 극 문화인 신파가 해외에서 도입 검토된다는 가상의 설정 속에서, 외국인 배우가 입찰 과정의 시연 형식으로 신파를 재현하는 극중극이 이번 공연의 관람 포인트다. 'K-신파'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는 곳곳의 풍자부터, 젊은 현 세대 배우의 몸을 통해 자유롭게 연기되는 변형된 전통까지 다양하고 새로운 자극을 선사한다. 'K-신파'의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이번 작업은 연극성‧신파성의 역사적 고찰과 세대적 맥락 속에서 전환된 대중문화에 관한 세심한 관찰의 결과물이다.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 동아연극상 '희곡상'을 수상한 정진새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으며, 한국방송평론상을 수상한 양근애 드라마터그가 작품에 참여했다. 이야기는 실제와 가상의 현실이 뒤섞이는 장면전환과 더불어, 정진새 연출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시대 비판적 시각을 동시에 제시한다. 배우 김준우, 전선우, 최솔희, 유다예, 김빛나, 심효민, 베튤(ZUNBUL BETUL)은 국립현대극장 공연팀 팀장 미스터케이, 치르치르스탄의 공주들, 수행비서, 현지인 배우 등을 연기한다.
[사진=서울문화재단] |
정진새 연출은 '신파의 세기'를 통해 '역사성'이라는 단어에 집중한다. 신파성과 한국연극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시작되었던 연출의 고민은 한국연극사에 신파가 자리한 필연적 과정들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역사를 만들어낸 선배들에 대한 공감과 존경심으로 갈무리됐다. 한국연극 100년사와 현재의 케이팝까지 다양한 시간을 녹여낸 이번 공연을, 연출은 가치판단을 잠시 접어두고 편견없이 그저 즐기기를 추천한다.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는 '창작 초연 중심 1차 제작·유통극장'으로서 블랙박스 극장의 가변성과 예술적 실험성을 담은 창작 초연 작품을 선보여 왔다. 올해 선보인 3편 중 마지막 작품인 '신파의 세기'는 작품개발 리서치, 워크숍, 제작, 발표까지 2년여 간의 자체 제작 과정을 거쳤다.
[사진=서울문화재단] |
서울문화재단 이창기 대표는 "대학로 내 유일한 공공 제작 극장으로서 선보이는 그간의 작품 개발 노력이 안정적인 제작 환경에서 출발해, 관객에게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전달되는 결과를 내고 있다"라며, "향후에도 제작 작품, 자체 기획 시리즈 등으로 공연 창작 활동 지원과 신작 개발 시도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