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 예고...상표 선점도
'릴 에이블' 고전...'아이코스 일루마'는 핵심 브랜드로
3분기 점유율 소폭 감소...KT&G, 1위 수성 '비상'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KT&G가 내년 전자담배 출격을 예고했다. 지난해 말 KT&G가 선보인 '릴 에이블'의 대비 경쟁사 필립모리스가 같은 시기 출시한 '아이코스 일루마'가 약진하자 빠르게 신제품 출격 준비에 착수한 것이다. 여기에 JTI코리아도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 다시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최근 특허청에 VIIA, VIIZ, TIIA, GIIA 등 궐련형 전자담배 관련 상표를 대거 출원했다. 전자담배 신제품 출격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상표 선점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관련해 임왕섭 KT&G NGP사업본부장은 지난 9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KT&G는 차별화된 디바이스 모델을 개발 중으로 내년에 또 다시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반전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를 시사했다.
다만 아직 제품 유형과 특징 등은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KT&G관계자는 "상표권 출원이 곧바로 제품 출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당 브랜드의 상표권 출원을 진행했으나 실제 제품으로 출시될지는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KT&G의 '릴 에이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일루마'. [사진= 각사] |
KT&G가 신제품 준비에 적극적인 이유는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말 KT&G와 한국필립모리스는 나란히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경쟁을 본격화 했다. 지난해 10월 한국필립모리스는 별도의 청소가 필요없는 '아이코스 일루마'를 선보였고 그 다음 달인 11월 KT&G가 스마트AI 기술을 탑재한 '릴 에이블'을 내놨다.
출시 1년차를 맞은 '릴 에이블'과 '아이코스 일루마'의 성적표를 단순 비교하면 '아이코스 일루마'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KT&G는 '릴 에이블'을 차세대 제품으로 내세웠지만 시장에서는 기존 자사 브랜드인 '릴 하이브리드' 시리즈의 인기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해 KT&G는 지난 7월 릴 하이브리드 3.0을 출시하며 다시 릴 하이브리드 띄우기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 올 3분기 KT&G의 전자담배 스틱 점유율은 45.9%로 전년 대비 2.6%P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전체 전자담배 스틱 판매량이 늘었지만 신규 수요의 일부를 경쟁사에 빼앗긴 셈이다.
반면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일루마'는 기존 아이코스 시리즈를 빠르게 대체하며 약진하고 있다. 아이코스2.4 플러스, 아이코스3, 아이코스3 멀티, 아이코스3 듀오 등 기존 사용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아이코스 일루마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필립모리스는 올해 들어 기존 아이코스 디바이스의 전용스틱인 '히츠' 제품군 축소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편의점 등에 히츠 품목 7종(새틴웨이브·브론즈·골드·유젠·블랙그린·그린징·썸머웨이브)의 단종을 알렸다. 현재 히츠 제품은 5종에 그친다. 기존 사용자들의 아이코스 일루마 전환에 따라 전용 스틱인 '히츠' 수요가 '테리아'로 이동한 여파다. 반면 일루마 전용스틱인 테리아 제품군은 확장하는 추세다. 일루마 출시 당시 10종이었던 테리아 제품은 현재 13종으로 늘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내년에도 '일루마'를 핵심 제품으로 유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필립모리스 또한 올해 특허청에 '아이코스 일루마 i(IQOS ILUMA i)', '아이코스 일루마 i2', '아이코스 일루마 i3, 그리고 액상형 전자담배 브랜드 비브(VEEV) 등의 상표를 등록한 바 있다. 다만 내년 추가 신제품 출시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내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말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KT&G가 여전히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필립모리스의 '일루마 효과'가 심상치 않은데다 BAT로스만스의 '글로'도 파격 할인에 나서는 등 위협 요소가 적지 않다. 또한 2019년 전자담배 사업을 철수했던 JTI코리아도 국내 시장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