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서 멀티 브랜드 전략 주춤
트랙스 크로스오버, 내수 견인...수입 모델 판매 부진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수출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이 내수 시장에서는 멀티 브랜드 전략이 주춤하며 부진을 겪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외에 쉐보레 수입 모델 및 고급 브랜드 캐딜락과 프리미엄 픽업 브랜드 GMC의 판매 실적이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엠 한국사업장은 지난 10월 총 4만6269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72.6% 성장했다. 세부적으로는 해외 판매 4만1800대, 내수 4469대로 전년 대비 각각 9.8%, 83.8% 늘었다.
[사진= GM] |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가 양분하고 있는 수출은 19달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며 지엠 한국사업장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내수 시장은 올해 새롭게 출시된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사실상 홀로 견인하고 있다. 문제는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제외한 타 모델의 성적이다.
지엠 한국사업장은 대중 브랜드 쉐보레의 경우 국내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그 외 모델은 수입해 들여오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원사로 등록된 이유도 이러한 수입 브랜드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수입차 모델의 성적이 부진하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쉐보레 수입차 모델은 지난 10월까지 4896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34.5% 줄었다. 4896대의 판매량은 수입차협회 회원사 중 10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엠은 올해 프리미엄 픽업 트럭 브랜드 GMC를 국내에 출범시키면서 본격적인 멀티 브랜드 전략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난 8월 국내 사업장 신임 수장으로 부임한 헥터 비자레알 사장도 멕시코에서 멀티 브랜드 전략을 토대로 지역 판매를 성장시킨 점을 높게 평가받은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지엠의 국내 판매 브랜드인 쉐보레, 캐딜락, GMC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통합 브랜드 스페이스 '더 하우스 오브 지엠'을 서울 강남구에 오픈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엠의 멀티 브랜드 전략은 올해 3분기까지는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은 10월까지 744대 판매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0.8% 늘었다.
올해 브랜드 런칭과 함께 럭셔리 픽업 트럭 시에라 드날리를 선보인 GMC는 10월까지 판매량이 379대로 슈퍼카인 람보르기니, 마세라티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엠 한국사업장은 판매량보다는 수익성에 집중하면서 멀티 브랜드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GMC의 경우 애초에 프리미엄 픽업 시장을 겨냥하고 출시된 만큼 당장의 판매량을 늘리는 데 서두르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캐딜락 역시 전기차 리릭의 출시 시기를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엠 한국사업장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 외 쉐보레의 수입 모델은 대부분 볼륨이 크지 않고 판매량도 전년도보다 떨어진다. 마케팅 등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멀티 브랜드 전략은 고객들에게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중요하기에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GMC는 판매량이 많지는 않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로 적게 팔더라도 수익이 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캐딜락의 경우 올해 출시하기로 한 전기차 리릭의 국내 출시 시점이 달라질 수는 있다. 연내든 내년 초로 넘어가든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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