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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차이나] <13>이사갈 수 없는 이웃, 한중간 반가운 봄비 기대 , 변용섭 코트라 청두 관장

기사입력 : 2023년11월09일 16:34

최종수정 : 2023년11월09일 16:35

중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92년 한중 수교 직후 1994년 톈진(天津)에서 어학연수 하던 학창시절이다. 인천과 톈진을 오가는 항공과 선박이 한중간의 유일한 교통편이었던 그 시절, 그리고 베이징도 아닌 약간 시골스럽기까지 한 톈진에서의 1년 유학생 생활은 이후 나의 캐리어와 중국을 배경으로한 인연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때 톈진 사범대 교정에서 많은 중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며 배웠던 중국어는 지금까지 나의 직장 생활과 중국 생활을 영위하는 큰 밑천이 되고 있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했다 하지만 감수성이 풍요로웠던 시절 배우는 언어는 마치 살이 되고 피가 되는 느낌이었다. 현지인(老百姓, 일반 국민) 언어를 배우고 싶었던 나는 과감하게 유학생 기숙사에서도 나왔다.

 

변용섭 코트라 청두무역관 관장 

당시에는 외국인에게 쉽지 허락되지 않았던 톈진 현지인 노부부의 집에서 거처를 하면서 그들 가족과 먹고 지내고 온전히 6개월을 중국인들처럼 지냈다. 특히 이혼하고 나서 부모님을 모시며 요리를 담당했던 아들이 해놓는 생선 요리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렇게 톈진 방언까지 배우며 익힌 중국과 인연이 오늘의 자양분이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당시에 사귀었던 톈진 난카이대학(南开大学) 철학과의 수재형 친구 왕강(王刚)은 고향이 항저우인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좋은 친구다. 그를 통해 중국을 알고 중국사정(国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또한 톈진 사범대에는 훌륭한 교수님들이 많았다.

기회 땅 중국 요인 적극 활용해야

중국 문학을 가르친 가오슈구이(高书贵) 선생을 통해 배운 쭈즈칭(朱自清)의 산문 '베이잉(背影)'은 일찍 부친을 떠나 보낸 청년에게 한국과 중국과의 부자(父子)의 정서적 관계가 다르지 않음을 문학적인 언어를 통해 느끼게 해줬다. 그리고 그가 1995년 모든 졸업생들에게 남긴 속어인 '活到老学到老(It's never too old to learn)'는 이후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 세대가 배워야 살아 남는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한 예언적인 가르침이었다.

중국과 한국은 비슷하면서도 정말 다른 국가이다. 이사갈 수 없는 이웃임에도 성격차이도 심하다. 잘 알고 지내는 사이 같지만 그 낯설음 때문에 수교 30여년간 굴곡을 걷고 있다.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고 있다.

다만 이러한 관계 속에서 양 국간의 인연을 귀하게 여기는 많은 경제, 문화, 교육 등의 분야에 포진해 있는 많은 민간 우호 대사들의 역할이 크다. 나는 민간 친선 대사를 자처하면서 한중간을 부지런히 다니며 선린의 관계를 만들어 온 많은 분들을 알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톈진 시내 텐진사범대학 유학생 센터.  2023.11.09 chk@newspim.com

마찬가지로 수교 무렵 시작한 나의 중국 인연도 매우 가까워졌다가도 멀어지고 또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에 다시 발을 딛게 된 것은 베이징에 근무 차 처음 방문한 지난 2011년이다. 아직도 2011년의 베이징은 기억에 뚜렷하다. 당시에 베이징 하늘은 매일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이었다. 결혼을 하고 KOTRA(大韩贸易投资振兴公社)의 직원으로 세 명의 어린 자녀와 함께 들어온 베이징의 물리적인 환경은 내가 15년 전에 톈진에서 느끼던 그것이 아니었다. 중국이 고도 성장을 걸으면서 그 훈장처럼 전국을 뒤덮던 미세먼지는 외지인에게 중국의 어려워진 환경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다만 한중간의 관계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활발하던 시절이었다. 대통령을 포함하여 대한민국 전체가 중국과 그 시장에 매달렸던 시기였다. 한중간에도 허니문의 시기였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중국을 좀 가보겠다고 하는 기업들과 정부 인사들은 베이징을 거의 들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베이징 KOTRA 무역관은 늘 방문객이 넘쳐났다. 당시에 셔우두(首都) 국제공항을 일주일에 서너번씩 손님 마중과 배웅 차 오고갔다. 그야 말로 깃발만 꽂으면 중국 수출을 포함하여 모든 것이 잘 되던 시기였다.

성장 일로에 있던 중국은 한국에게 생산력과 노동력의 보고였다. 모든 분야가 활발했지만 특히 전자·전기 및 ICT 분야는 한중간의 소재부품과 중간재 공급, 생산기지 및 막대한 중국 현지 시장 상황을 등에 업고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간 분담을 통해 양국이 같이 발전 해나가는 모습이었다.

특히 지체를 겪고 있던 유선전화의 보급보다는 모바일로 신속하게 발전 방향을 잡았던 중국에게 CDMA 1등, 스마트폰 1등을 보유한 '모바일코리아(Mobile Korea)'는 좋은 벤치마킹의 대상이었다. 일례로 당시 남다른 품질의 삼성 휴대폰은 중국인들에게 '부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중국 광저우와 선전에서는 새로운 휴대폰 기업이 생겼다 사라지기를 거듭하고 있었다. 또한 중국판 실리콘밸리였던 베이징의 중관춘(中关村)은 최고의 ICT 비즈니스 현장이었다.

IT굴기, 현상에서 겪은 '대륙의 반란'

2011년 베이징 무역관에 부임하면서 나의 주된 업무는 중국의 ICT기업들과의 사업 개발 및 우리나라 기업들의 진출 지원이었다. 많은 전기 전자 기업들이 중국에 들어왔다. 나는 당시의 중국의 내로라하는 전기 전자 분야 기업들과 우리나라 부품소재 및 SW솔루션 기업들과 사업을 연결하기 위해 베이징 뿐 아니라 광저우, 선전까지 다녔다.

많은 기업들의 본사를 방문하고 엔지니어들을 만나고 사업 관계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업체들의 협력 성사에 매달렸다. 당시 중국 기업들도 한국의 제품과 솔루션이 매력적이었고 우리 기업들에게도 중국 고객은 어느 국가 보다 가깝고 전망 좋은 시장이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화웨이, ZTE 등과 가진 중국 IT글로벌 기업 좌담회. 2023.11.09 chk@newspim.com

당시 Huawei(华为), ZTE(中兴), 샤오미(小米), BBK, CEC, BOE, 바이두(百度), 텐센트(腾讯)를 베이징 중관춘과 광동성 선전에서 쉽게 만났다. 모두들 한국의 우수 업체를 데리고 가면 기꺼이 문을 열어줬다. 이후 ICT 분야에서 무섭게 성장한 중국 기업들과 글로벌 시장을 두고 다투는 경쟁사로 변하거나 또는 한중간의 관계보다 이제 미국과의 3각 관계에 영향을 받게 된 산업으로 변모되었지만 양국 산업 발전의 과정에서 양국의 ICT 기업들이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업무를 하면서 중국의 ICT 업체들과의 다양한 일화들이 있지만 나는 샤오미와의 인연을 매우 귀하게 여겼다.

내가 처음 샤오미 본사를 2011년 5월 방문했을 때는 한국 휴대폰 부품을 소싱하고 싶다는 샤오미의 요청을 받고서 였다. 당시 샤오미의 본사는 베이징 왕징(望京)의 빌딩(卷石天地大厦) 몇개 층을 쓰고 있었다. 나는 샤오미를 방문하기 전 베이징에서 열리는 베이징 국가회의 중심에서 열린 GIMIC이라는 포럼에서 30대 후반의 레이쥔(雷军) 회장을 한번 만났다.

소프트웨어 기업 진산(金山)의 동사장이자 앤젤 투자가 정도로만 알려진 그는 우한(武汉)에서 올라온 신흥 사업가처럼 보였고 한국에 대한 관심을 많이 보였다. 아마도 당시 스마트폰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한국은 그에게 관심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짧은 만남 이후 그의 주선에 따라 다시 린빈(林斌) CTO를 만난 것도 베이징 왕징 본사의 작은 사무실이었다. 연구원들만 모여있다는 이 스타트업 기운이 풀풀 나는 기업이 이후 중국 최고의 ICT 기업이 되고 레이쥔은 중국판 스티브 잡스가 될 것이다라고 우리 중에 아무도 생각 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점심 심사를 대접한 후 린빈은 그들의 스마트폰 개발 계획을 우리에게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샤오미는 당시 실리콘밸리에서 IBM, MS, Motorola 등에서 활동하던 중국인 개발자들을 모아 회사를 세우고 MIUI라는 스마트폰 운영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의 목표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넘어 스마트폰을 직접 만들고 ICT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리고 기존 일본 샤프의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처 외에 한국산도 포함하고 싶으니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를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그러면서 사업계획서 PPT자료를 건넸다. 그게 다였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2011년 샤오미 본사가 입주해 있던 베이징 왕징 쥐엔스텐디 빌딩. 2023.11.09 chk@newspim.com

나는 바로 직원들과 함께 샤오미 폰에 들어갈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선을 알아봤다. 당시 한국은 삼성과 LG가 세계 최고의 휴대폰 디스플레이를 만들고 있었고 휴대폰 제조사를 골라 가며 패널을 공급하던 시절이었다. 우리는 국내 업체들에게 사업계획서 PPT를 보내면서 공급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런데 돌아온 반응은 영 시원치 않았다. 그야말로 '듣보잡'의 중국 기업에게 패널을 공급할 정도로 여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샤오미를 통해 체험한 꽌시의 의미

나도 샤오미의 사업계획서로만으로 설득이 되지 않은 상황이었으니 우리 대기업들의 반응도 이해가 갔다. 이후 한국의 두 기업의 본사와 컨퍼런스콜이 우리가 같이 참석한 가운데 샤오미 본사애서 이뤄졌다. 태도는 극명했다. 신제품 출현을 못 믿겠다는 반응과 어쩔 수 없이 공급 우선순위가 떨어진다는 반응에 샤오미는 실망했다.

다행히도 이후 진행된 절차를 통해 국내 모기업의 패널이 샤오미 신규 모델에 채용되기는 했으나 중국의 신생 휴대폰 업체를 등한시 했던 업체는 눈앞의 오더를 놓치고 마는 상황이었다. 이후 휴대폰 패널 디스플레이가 LCD를 넘어서고 OLED 시대가 열리면서 샤오미도 부품 공급망 확보를 위해 다시 합종연횡하는 상황이 펼쳐졌지만 사업 초기 샤오미와 맺은 인연은 훗날 빛을 발했다.

지금도 내가 애독하고 있는 레이쥔의 샤오미 초기 열혈 10년을 기록한 책 "용감하게 매진하다(一往无前, 范海涛著,中信出版集团, 2020.8)"에는 당시의 부품 공급상으로부터 산짜이(山寨)로 취급받으며 애플과 삼성의 공급상이 80%가 겹치는 상황에서 물량이 작다는 이유로 홀대를 받던 눈물겨운 생생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레이쥔은 초반 자신을 믿지 않고 산짜이로 부르는 이들 앞에서 휴대폰을 바닥에 내던지는 모습을 연출했다고 나온다. 또한 산짜이로 취급 받는 것보다 납품 약속을 깨는 공급상 등의 문제로 그 스트레스가 태산에서 내려 누르는 정도라고 표현하고 있다("一种泰山压顶般的压力向他袭来"). 그날의 상황들이 눈에 보듯 선했다.

중국은 꽌시(关系)의 나라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렇게 샤오미 경영진과 인연을 가지게 되었고 이 꽌시의 힘이 발휘된 것은 2014년 12월이었다. 2014년이 되자 샤오미의 위상은 2011년의 그것이 아니었다. 불과 3년 만에 샤오미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1위 스타 기업으로 발돋움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샤오미 바람을 일으키면서 유명기업이 되었다. 그러자 중국을 방문하는 인사들이 앞다퉈 샤오미 본사와 혁신의 아이콘으로 등장한 레이쥔 회장을 만나고자 줄을 섰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동일한 요청이 외교라인을 통해 접수됐다. 하지만 아무리 대사관 공문과 공적 및 사적 연락을 취해도 샤오미측에서는 답변이 없었다. 장관의 중국 방문을 준비하던 팀에서는 몸이 달아 오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 주요 IT기업가 인맥이 좋을 것 같다며 ICT행사를 준비중이던 KOTRA 팀에게 레이쥔 섭외 요청이 들어왔다.

나는 이때 2011년부터 샤오미와 인연의 고리였던 중국 과기부의 친구 쟈오강(赵刚)에게 연락을 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리고 과거에 패널 공급선을 찾아주기 위해 KOTRA가 노력했던 인연을 강조했다. 나와 통화를 마친 그는 바로 레이쥔측에 연락을 넣었고 연락이 간지 한 시간도 안되어 접견 시간과 장소가 날아왔다. 그리고 장관 방문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2011년 신생기업이었을 때의 인연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중국 기업가들 중에 기업 설립 초창기, 즉 미약한 존재였을 때 도와준 인연(꽌시,关系)을 소중히 여기고 성장한 이후에도 그때의 인연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반면 레이쥔 평전에서도 보는것과 같이 어렸웠을 당시 신의를 저버린 공급상과는 두 번 다시 관계를 갖지 않게다고 쓸만큼 중국에서 네트워크(꽌시, 关系)는 비즈니스에서 생명줄과 같다.

혁신도시로 명패 바꾼 내륙 신성장 거점 청두

나는 2023년 2월, 8년만에 중국 근무를 위해 중국 서부 내륙 쓰촨성 청두(成都)에 왔다. 세 번째 찾아온 중국에 온라인과 SNS의 도움으로 과거에 맺었던 많은 기업이나 정부의 귀한 인연들이 빠른 시간 내에 연락이 닿았다. 중국 생활의 총알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이런 경험은 호주 등 선진국 근무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다. 눈앞의 이익 때문에 관계를 해치는 경우가 많았을 텐데 다행히 나를 기억해주는 중국 인연들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서남부 실리콘밸리로 떠오른 쓰촨성 청두 고신구(高新区, 첨단 기술개발구)2023.11.09 chk@newspim.com

청두는 중국 서남부의 중심도시이자 신일선(新一线) 도시 가운데 선두 도시로 변모해 있었다. 14년 연속 행복감을 주는 도시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아름다운 공원도시다. 이 도시의 잠재력은 또한 중국 어느 도시에 못지않은 SW 및 하이테크 발전 수준이다. 알리바바(阿里巴巴), 바이두(百度), 텐센트(腾讯) 등의 개발센터가 자리잡고 있으며, 온라인게임, VR 분야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즐비하게 포진해있다.

청두의 고신구의 소프트에어 단지를 방문할 때 마다 10여년전 베이징의 중관춘을 방문했던 기억과 오버랩이 많이 된다. 도시 곳곳에 포진한 창업기지와 청년 창업가들을 보면 2010년 베이징 중관촌 처쿠카페(车库咖啡)를 처음 방문했을 때의 묘한 흥분을 여전히 느끼게 한다. 고신구의 젊은 개발자들과 청년 창업가들은 도시를 더 젊고 활기차게 만들어 가고 있다.

중국 쓰촨성 청두에는 중국의 시성(诗圣)으로 알려진 두보(杜甫)가 안사의 난을 피해 지내며 240여수 의 시를 남긴 두보초당(杜甫草堂)이 있다. 두보가 남긴 시 가운데에서도 나는 춘야희우(春夜喜雨)의 한 구절을 좋아한다. 好雨知时节,当春乃发生(좋은 비는 시절을 알고 내리나니, 봄이 되어 이내 싹이 트고 돋아나네).

시인은 봄이 되어 내리는 비의 소중함을 노래했는데 30년이 된 한중간의 관계는 새로운 봄날의 비(喜雨)를 기다리고 있다. 이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한중관계에 새로운 봄날 즉 양국간 새로운 협력관계와 산업 분야 협력의 업그레이드를 기다리고 있다.

양국간에 새로운 싹이 나게 하는 봄비와 같은 관계 발전은 오랜 시간 쌓여온 이사갈 수 없는 이웃(搬不走的邻居)으로서의 아름다운 인연을 확인하면서 앞으로도 오래 오래 지속될 것 이다.

글쓴이 = 변용섭 코트라 청두무역관 관장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 졸업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 근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 입사
KOTRA 베이징무역관 근무
2017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세계엑스포 한국관장
KOTRA 호주 멜버른무역관 관장
KOTRA ICT융복합산업팀장
KOTRA 청두무역관 관장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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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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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E 12단 '승부수'..."파운드리 2분기 반등" [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뺏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HBM3E 12단 제품을 하이닉스 보다 먼저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격적인 HBM 시장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HBM3E 제품에 있어 12단이 아닌 8단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많은 상황이라 HBM3E 12단 제품의 앞선 양산 전략이 맞아 떨어질 진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2분기부터 실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HBM3E 8단 2분기말부터 매출 발생"...아직 시장 의구심 남아 30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업계에서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공급하고 있고, 2분기 중 양산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3E 8단 제품은 이미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삼성전자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현재 HBM 시장에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AI)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와 함께 AI반도체로 불리는 HBM에 대한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고, 이 시장에 적기에 대응한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주도권을 가져갔다. 반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보다 시장 대응에 한발 늦긴 했지만, HBM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며 빠르게 SK하이닉스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콜을 통해 엿볼 수 있는 HBM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 전략은 SK하이닉스가 HBM3E 8단 공급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 더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HBM3E 12단을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양산해 HBM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3E 12단 제품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올해 고객이 원하는 HBM3E 제품은 주로 8단"이라며 "HBM3E 12단 제품은 고객 요청 일정에 맞춰서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친 다음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HBM3E 12단을 2분기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것이 공급으로 이어질 진 아직 미지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발표에서 구호적으로 HBM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말했는데, 아직까진 고객 승인이나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에서 의구심은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 공급규모는 비트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고객사와 공급 합의를 완료했다"면서 "내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공급할 계획이고, HBM3E 비중은 연말 기준 판매수량의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1분기 저점, 2분기 반등 매출성장"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의미 있는 점은 역대 1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4나노미터 공정에 있어 수율은 안정화시켰다. 이에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 되는 한편 라인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단공정 2, 3나노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에 있고, 특히 4나노 공정 수율 안정화에 따라 티어 1고객을 중심으로 제품 생산을 크게 확대했다"면서 "이로 인해 역대 동기 최대 수주실적 기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는 점진적 시황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라인 가동률이 개선됨에 따라 매출은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반등해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테일러에 있는 파운드리 공장 역시 단계적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시장 고객 수주 상황에 맞춰 미국 테일러 공장을 단계적으로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첫 양산 시점은 2026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맞물려 5개 분기 만에 반도체 사업부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DS사업부 1분기 매출액은 23조1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68% 늘었다. 전체 실적 기준으론 매출액 71조9200억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액은 13%늘고 영업이익은 932% 급증했다.   abc123@newspim.com kji01@newspim.com 2024-04-3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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