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스타톡] '소년들' 설경구 "충격적 실화 작품, 어떻게든 영향 끼쳤으면"

기사입력 : 2023년10월31일 15:31

최종수정 : 2023년10월31일 15:31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설경구가 정지영 감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소년들'에서 잔인한 공권력 앞 경찰로서의 흔들림 없는 양심을 표현했다.

11월 1일 '소년들' 개봉을 앞둔 설경구는 인터뷰를 통해 정지영 감독과 무게감 있는 작업을 함께 한 소감을 얘기했다. 1999년 삼례 나라슈퍼 강도살인 사건의 억울한 피해자들을 다룬 작품에 참여하고, 실제 피해자들과 진범까지 마주한 그는 그동안은 느낄 수 없었던 실화 자체의 힘을 전했다.

"엊그제 전주에 가서 시사회를 했는데 아직도 묘한 기분이 들어요. 촬영을 전주에서 하면서 도움 주신 분들, 유가족들과 '소년들'의 실제 피해자도 오셨어요. 화성 연쇄살인 사건, 낙동강 살인사건의 피해자 분들도 오시고 약촌 오거리 사건의 홍반장님과 재심을 맡으셨던 박준영 변호사도 오셨죠. 심지어 진범까지도 만났어요. 유가족 분들이랑 연락을 하고 지내신대요. 정말 기분이 이상했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소년들'에 출연한 배우 설경구 [사진=CJ ENM] 2023.10.31 jyyang@newspim.com

영화 속 우리슈퍼 사건으로 재구성된 이야기는 사건 당시 억울하게 누명을 썼던 3명의 소년들을 형사 황준철(설경구)이 돕는 내용이다. 진범 제보를 받은 황준철은 사건을 홀로 재수사하지만 수사 관련인들은 진실이 밝혀질 기회를 묻어버린다. 오지로 좌천돼 퇴직 할 때까지 경위로 살아온 황준철에게선 설경구의 전성기 시절에서 본 '강철중'의 눈빛이 보인다.

"실제 피해자들이 잘 보셨다고 하시고 박준영 변호사님은 감독님한테 고맙다고도 하셨어요. 겪었던 게 있으니 내 일처럼 영화를 보셨나봐요. 한편으로 마음이 무겁기도 했지만 긍정적으로 봐주셨어요. 그래도 정의는 있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걸 보면 초월하신 것 같아요. 세상에 대한 원망보단 그래도 희망이 있지 않냐고 말씀하시는 게. 애기 돌 때 누명쓰고 들어가서 나오니까 애가 24살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확 와닿더라고요. 그런데도 좋은 일 하시려고 노력하세요. 마음이 좀 아팠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도가니' '변호인' 같은 실화바탕 영화가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사랑받던 시절이 있었다. 코로나를 겪으며 영화 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전처럼 관련법이 생기거나 하는 파급효과도 이제는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설경구가 선뜻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바로 정지영 감독이었다.

"감독님이 좋아서 끌렸어요. 그분이 살아온 과정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영화 감독님 중에는 상당히 사회 참여형이라고 생각해요. 남들이 말하기 어려운 것도 나서서 얘기하는 분이시고 사회적 문제가 있을 때 농성이나 단식도 하셨죠. 뚝심이 있는 분이라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실화 바탕 영화가 사실 들어오면 보통 하게 돼요. 책을 줄 때부터 충만해져서 오는 느낌이죠. 이걸 쓰고 기획할 때부터 몰입한 상태로, 강렬한 눈빛으로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소년들'에 출연한 배우 설경구 [사진=CJ ENM] 2023.10.31 jyyang@newspim.com

극중 설경구는 황 형사의 젊은 시절부터 퇴직 직전의 늙고 초라한 모습까지 다양한 장면을 소화한다. 젊은 혈기의 '미친 개' 시절엔 '강철중' 때의 강렬한 카리스마도 느낄 수 있지만 퇴직을 앞두고선 무기력하다. 진실을 밝히려 했단 이유로 한직을 전전하던 공직자의 회한이 느껴진다.

"그게 원래 제 모습이죠. 시간을 얼마 안남겨두고 살을 빼기 시작했는데 제 생각엔 건조해보여야 할 것 같았어요. 실제 그 분을 만나보고 많은 부분을 가져왔어요. 파출소로 좌천된 것도, 하루에 6-7병 소주를 안마시면 잘 수 없을 정도였고 결국 뇌경색이 오셨대요. 후유증도 있으시고요. 어떻게 그 마음을 알겠어요. 저는 상상하는 거고요. 실제로 16년간 진급이 안되고 경위로 퇴직하셨대요. 재수사를 밀어붙이니까 그만하라고 상급자랑 싸우셨다는 얘길 들으면서 연기적으로 더 갔어야 했나 생각이 들었죠."

정지영 감독은 설경구에게 대본을 건네며 "오랜만에 강철중 같은 거 하지"라고 말했다. 설경구는 누구나 아는 그의 대표작을 떠올리는 이들에게 약간은 부담을 느끼면서도 "소년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찍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얘기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소년들'에 출연한 배우 설경구 [사진=CJ ENM] 2023.10.31 jyyang@newspim.com

"감독님도 강철중이 10년 후 저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셨대요. 제 핸디캡이기도 한데 형사를 하면 아무리 다른 걸 해도 강철중 같아서 피하기도 했어요. 이번엔 황 반장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죠. 소년들이 자기 목소리도 못내고 일방적으로 당하고 조작된 것에 대해 주장못한 걸 처음으로 용기내서 세상에 외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감독님도 저도요. 고맙게도 박준영 변호사가 어제 보고 그 부분을 언급해 줬어요. 실제로는 재심 때도 목소리를 못냈대요. 영화로나마 소년들이 용기를 내서 얘기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요."

사회고발 영화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에 동의하면서도, 설경구가 바라는 건 분명했다. 이런 사건사고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역시도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우리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일 거라는 건 그의 추측이 아닌, 현실일 수 있다.

"요즘은 다들 이런 일에 대해 무뎌진 것 같아요. 자극적인 거 외에는 또 일어났구나. 내 일 아니면요. 그게 영화에도 영향이 미치는 것 같아요. '도가니'는 관련 법도 만들어지고 했지만 오히려 불편해지기 싫은 감정도 팽배한 듯해요. 조금 달라진 거죠. 그래도 이런 영화가 잘돼야 한국영화가 잘 된다고도 봐요. 뭔가 좀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것만 인기를 얻는다고도 하지만 이것도 폭력적이에요. 이만한 폭력이 없죠.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제발 끼쳤으면 하고 많은 사람 입에 오르내렸으면 좋겠어요. 이 영화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이 그거겠죠. 뒤늦게 재심을 통해서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만 영화로 거울이 됐으면 좋겠다고, 감독님도 저도 그런 마음이에요."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