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1시부터 잠원체육공원서
뽕잎주기·고치 실뽑기 등 즐길거리 풍성
[서울=뉴스핌] 이진용 기자= 조선시대 왕비가 직접 뽕잎으로 누에를 치는 장면이 서초구에서 재현된다. 또, 도심 아이들은 꿈틀거리는 누에에게 뽕잎을 주기도 하고, 실을 뽑는 누에고치를 보며 신기해 한다.
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는 오는 14일 잠원체육공원(잠원역 4번출구 인근)에서 누에를 테마로 한 '제9회 잠원나루축제'를 4년 만에 연다.
잠원(蠶院)은 예부터 누에를 키워 비단실을 뽑던 지역 유래에서 시작됐다. 이 일대는 뽕나무 묘목 재배와 양잠 치는 농가가 많았으며, 한강 변에 위치해 나루터가 있었다. 또 조선 초기에 국립 양잠소가 설치되기도 했다.
구는 이런 잠원동의 유래와 전통을 알리고, 주민화합을 도모하고자 2012년부터 축제를 시작했다. 2019년 이후 코로나19 등으로 중단됐다가 민선 8기를 맞아 주민이 직접 기획한 참여형 문화 축제로 다시 열게 됐다.
축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되며, 하이라이트는 오후 2시 15분부터 시작되는 '왕비 친잠(親蠶)' 재현이다. 친잠은 조선시대 왕비가 뽕을 따고 누에를 치는 전통적인 의식인데, 양잠의 중요성과 이를 장려하기 위한 의미가 담겨있다.
2019년도에 열린 잠원나루축제에서 왕비가 누에에게 뽕잎을 먹이로 주고 있다. [서초구 제공] |
'왕비 친잠' 의식은 주민과 어린이 13명이 전통의상을 입고 ▷왕비 친잠례를 알리는 공연 ▷뽕잎을 따 누에에게 주는 채상례(採桑禮), ▷누에고치 농사의 성과를 왕비에게 보고하는 '반상례(頒賞禮)' ▷수확한 고치를 왕비에게 바치는 '수견례(收繭禮) 등이 약 15분간 진행된다.
오전 11시부터는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누에생태체험관'이 운영된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누에 관찰과 뽕잎 주기, 고치에서 명주실을 뽑는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누에 전문가들이 누에의 성장 과정과 활용도 등 환경 교육도 병행한다. 누에고치를 활용한 목걸이 만들기와 마사지 체험도 준비돼 있다.
문화공연과 부대행사도 열린다. 메인 무대에서는 포천시립민속예술단과 한배아트컬처스의 국악 공연, 신동초교 오케스트라 연주, 태권도 시범 등이 열린다. 또, 행사장 주변에는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 ▷가족 알뜰 벼룩시장 ▷주민 작품 오픈갤러리 등이 펼쳐진다. 아울러 매직버블쇼, 캐릭터 솜사탕, 풍선아트 등 10여 개의 체험 부스도 마련된다.
축제는 주민들과 잠원지역 상인들이 상생하고 화합을 도모한다. 구는 60여 곳의 음식점, 카페 등에서 사용가능한 할인쿠폰을 방문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또, 행사장에서 잠원 상권의 마스코트 '뉘에'가 등장하는 등 상권 활성화를 위한 홍보도 병행할 예정이다. '뉘에'는 '누에'를 형상화한 캐릭터다.
이번 축제는 서초구와 잠원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신영희)에서 주관한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4년만에 열리는 이번 축제가 주민화합을 다지고, 앞으로도 잠원동의 역사와 의미를 살려 지역대표 문화 축제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jycaf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