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급증 야기 지적하며 비판
"은행권, 수익만 노린 상품" 질타
가계부채 증가 지적에 책임론 공방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주요 은행들이 출시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50년 주담대) 상품에 대해 가계대출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외면하고 수익만을 노린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금융시장을 관리, 감독하는 금융위가 은행들의 50년 주담대 출시 움직임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혀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은행들이 내놓은 50년 주담대 상품은 정부 정책을 조금만 이해하고 금융으로서의 상식이 있다면 내놓지 않았을 상품"이라며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1 pangbin@newspim.com |
금융위는 지난달 13일 유관기관과 함께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은행권 50년 주담대로 인해 가계대출이 급증했다며 DSR 산정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하는 사실상 '퇴출' 조치를 즉각 시행한바 있다.
8월에만 가계대출이 전월대비 6조2000억원 급증했는데 이중 5조1000억원이 50년 주담대에서 발생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것이 금융당국 설명이다.
50년 주담대는 올해 총 8조5000억원이 공급됐으며 이중 6조7000억원이 신한과 하나, 국민, 우리, 농협 등 주요 9개 은행이 해당 상품을 출시한 7~8월에 집중됐다.
김 위원장은 "은행들이 가계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정부정책에 호응을 안 했다. 6월부터 주담대가 급증했고 원인을 파악해보니 50년 주담대라고 판단해 (퇴출)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가 먼저 50년 주담대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하면서 은행권도 그런 흐름에 동참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전혀 성격이 다른 사안이라며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특례보금자리론은 고정금리고 무주택자만 가능하며 50년 상환이라는 취지에 맞춰 34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다. 반면 은행들은 변동금리로 다주택자도 대상에 포함했으며 나이와 상관없이 상품을 팔았다. 수익을 위한 것"이라고 거듭 질타했다.
이같은 발언은 급격한 가계대출 증가는 전적으로 은행들이 수익만을 위한 상품을 출시했기 때문이라는 의미라는 점에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은행권 50년 주담대가 지난해 SC제일은행과 광주은행에서 이미 출시가 됐으며 올해 6월 이전에는 수협, 대구, 전북 등 5개 은행이 추가로 상품을 취급했음에도 금융위는 이런 움직임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답해 책임론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금융시장을 통제, 관리하고 있는 금융위가 은행권의 50년 주담대 준비 여부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냐는 백혜련 정무위원장 질의에 "은행 대출 상품은 따로 금융위 승인을 받거나 하는 절차가 없다. 통제 없이 나간 상품이다. 전혀 몰랐고 사전협의에 대한 보고 등을 받거나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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