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교통 당국이 에어백 팽창기(inflator·인플레이터) 결함을 이유로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12개 브랜드 자동차의 리콜을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날 공청회를 열고 ARC 오토모티브의 에어백 팽창기에 결함이 있다며 총 5200만 개의 에어백을 리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리콜 대상으로 지목된 에어백 인플레이터 제품은 ARC 오토모티브가 생산한 4100만 개와 ARC와 라이선스 계약 체결로 지난 2004년까지 생산된 델피 오토모티브 제품 1100만 개다.
이들 제품을 사용한 완성차 기업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테슬라, 토요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12개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국이 구체적인 리콜 대상 완성차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중 GM 차량이 약 2000만 대로 추정되며,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NHTSA는 2016년 캐나다에서 현대차에 장착된 에어백의 파편에 맞아 운전자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ARC 에어백 팽창기가 탑재된 차량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문제의 에어백 팽창기는 차량 충돌 시 과도한 힘으로 폭발, 금속 파편들이 에어백을 뚫고 운전자에 튀어 치명상을 입힐 위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NHTSA는 올해 5월 완성차 업체들에 자발적 리콜을 지시했고 유일하게 GM이 ARC 인플레이터가 장착된 에어백이 있는 약 100만 대의 차량을 리콜했다. 올해 3월 관련 운전자 안면 부상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작 위험 원인으로 지목된 ARC는 자발적 리콜을 거부하고 있다. 당국은 에어백 문제로 미국에서 1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입은 것으로 파악하는 가운데 이날 공청회에 출석한 스테판 골드 부사장은 자사 팽창기와 관련된 7건의 사건이 "개별적"이었고 "시스템적 결함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리콜을 거부했다.
GM도 "현재 NHTSA가 제시한 근거와 데이터가 새로운 리콜을 해야 할 근거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추가 리콜을 거부했다.
NHTSA는 오는 12월 4일까지 공개 의견을 청취한 뒤 강제 리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미국 버지니아주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