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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방위조약 70년] "한미 군사동맹, 가장 성공한 동맹"…"북한 억지하며 평화관리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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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평가와 제언]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
尹대통령 "핵 기반 동맹 고도화"
전문가 "주한미군 훈련 여건 개선
한국 주도 연합방위체제 확립 시급"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2013년 10월 1일은 건군 75주년이며 한미 군사동맹 시초인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년이기도 하다. 한국전쟁의 포성 속에서 한미는 군사 '혈맹'으로 발전했다. 총성은 멎었지만 남북으로 분단돼 군사적 긴장감이 팽팽한 남북 대치 상태는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재래식 무기 경쟁을 넘어 남북 간 군사적 대치는 이제 최첨단 무기와 핵무기, 대량살상무기(WMD) 등으로 다시 전쟁이 일어나면 회복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강력한 한미 군사동맹을 기반으로 한국은 자주 국방력을 탄탄히 다져가면서 북한은 물론 주변 강대국들의 군사적 위협까지 치밀하게 대비해 나가야 한다.

지금의 한미 군사동맹의 근간이 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은 1953년 10월 1일 미 워싱턴에서 체결된 뒤 1954년 11월 17일 비준서가 교환되면서 발효됐다. 미국은 1953년 6월 7일 한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할 것을 결정했다. 협상은 1953년 7월 4일부터 8월 8일까지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3년 4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한미군사동맹 근간' 한미상호방위조약 

1953년 7월 17일 존 포스터 덜레스 미 국무장관이 직접 나서 텔레비전(TV)과 라디오에서 조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공표했다. 덜레스 장관은 공산권이 대한민국을 무력으로 위협할 경우 미국은 무력으로 대응할 것임을 발표했다.

비공개 석상에서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공산권은 물론 일본으로부터도 한국을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일본과의 안보조약으로 일본에 주둔하면서 일본의 군사적 위협 재발을 방지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승만 한국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키도록 조약을 수정했다고도 밝혔다. 이에 따라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조인된 직후인 8월 8일 서울에서 이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변영태 외무부 장관과 덜레스 장관이 가조인에 서명했다. 약 두 달 뒤인 10월 1일 미 워싱턴에서 정식으로 조인됐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전문과 본문 6조, 부속 문서로 이뤄졌다. 조약이 체결됨으로써 한국 방위의 핵심인 한미방위체제가 구축될 수 있었다. 주한미군 주둔과 한미연합군사령부 설치도 상호방위조약으로 가능했다.

강승모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은 "이승만 대통령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54년 7월 28일부터 31일까지 한미 정상회담에서 상호방위조약에 대한 주요 내용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당시 합의한 주요 내용은 "첫째, 통일을 위해 협조하고 둘째, 미국 요구대로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은 유엔군사령부가 보유한다는 문구가 반영됐다"면서 "셋째, 한국의 요구대로 미국은 한국군 강화를 위한 지원을 계속하며 넷째, 공산권이 정전협정을 위반해 한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헌법 절차에 따라 군사력을 사용한다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핵탄두를 탑재한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사진)이 2023년 7월 18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사진=미 해군]

◆"북한 핵사용땐 한미동맹 압도적 대응" 

한미 군사동맹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미국의 동맹 중에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한미동맹에 준하는 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요구할 정도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사를 통해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한미동맹의 압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 정권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나아가 우방국들과 긴밀히 연대해 강력한 안보태세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한미동맹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미 군사동맹과 관련해 "저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고도화되고 있는 북핵 위협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면서 "이제 한미동맹은 핵을 기반으로 하는 동맹으로 고도화됐다"고 평가했다.

또 윤 대통령은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미국의 핵 자산과 한국의 비핵자산을 결합한 일체적 대응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반도 역내에 수시 전개될 미 전략자산은 북핵 억지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협력 범위를 우주와 사이버 영역으로 확대하고 연합 연습과 훈련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2023년 8·18)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협력체계는 북핵 억지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한(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억제조치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전 실장은 "한미 간 긴밀히 공유할 정보공유 목록과 공동기획 지침, 향후 양국이 시행할 도상훈련과 시뮬레이션과 같은 연습시행 방안, 북핵 위협과 사용 임박 때 한미 정상 간 협의절차, 전략자산을 포함한 핵전력 전개와 배치 방안 등을 포함한 '확장억제의 작전계획화'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권만학 경희대 국제대학 명예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재선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이 미국 국내 정치에 개입할 수는 없지만 사태를 면밀히 추적 분석하며 최선의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정경영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미 국익 우선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되면 주한미군을 감군·철수하거나 대만·한반도 사태가 동시에 발생할 때 한국이 주도적으로 전쟁수행체제를 구축하지 못했을 때는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3년 9월 13일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4년 만에 북러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아무르 로이터]  

◆"남북 군사적 긴장 줄일 방안도 강구"

이에 따라 정 교수는 "한국군 대장을 사령관으로 미군 대장을 부사령관으로 한미 전시작전 통제권 전환이 이뤄지는 한미연합군사령부 재편을 통한 한국 주도 연합방위체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한미 군사동맹 차원에서 한미연합사 개편과 함께 합동참모본부·미래연합군사령부·유엔군사령부·주한미군사령부 간 전·평시 관계와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유엔사는 정전 때 정전협정을 이행 감시하고 유사시 전력 제공을 하면서 유엔사의 일원으로 전개되는 전투부대는 미래연합사에 전술통제(TACON)로 전환돼 단일 지휘체제에 의해 전쟁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주한미군사는 평시 전비태세 유지와 전시 미 증원 전력과 함께 미래연합사 작전통제 아래 전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면서 "올해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에 유엔사 회원국이 참여했던 것처럼 유사시 유엔사의 파병 전투병력을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준형(전 국립외교원장) 한동대 교수는 "한미동맹은 일종의 억제에 의한 평화다"면서 "올해는 정전체제 70년이기도 해 평화체제로 가야 하는 과제도 함께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한미동맹은 군사력을 더 강화해서 북한을 억지해야 한다는 측면이 강하며 한국에도 기본적으로 필요하다"면서 "다만 억지를 더 강화하면서 평화 관리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면 군사적 긴장도 같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긴장이 고조되면 위기 상황도 올라가기 때문에 군사적 위협을 줄이는 방안도 동시에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은 "한미동맹의 근본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면서 "지난 70년 동안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적 보호를 바탕으로 한국은 경제와 정치가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전 전 사령관은 "반면 한국군은 베트남을 비롯해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에 파병하는 등 미국 우방으로서 의무를 다했다"면서 "북한의 핵 고도화와 미중관계 변화는 한국에 새로운 어려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 전 사령관은 "주한미군 주둔과 훈련 여건을 개선하고 한국의 군사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면서 "한국은 방위비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금도 잘 준비하고 일본과의 협력도 늘릴 수밖에 없다"고 제언했다.

kjw86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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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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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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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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