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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메이커'조영남이 본 삐까뻔적 키아프리즈"예술, 금덩이보다 우아해"

기사입력 : 2023년09월09일 16:17

최종수정 : 2023년09월09일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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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필립 거스턴의 역작 등 직접 만나 감동
젊은 미술팬 크게 늘어난 건 고무적 현상
파리,뉴욕,런던,홍콩 이어 서울로 미술열기 이동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화제와 논란을 늘 몰고다니며 '화수'(가수+화가)라는 정체성을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살아온 이 시대 만능 엔터테이너 조영남(78).

[서울 뉴스핌] 9월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3 키아프 서울을 찾은 가수 조영남. 반세기 넘게 미술을 애호해온 마니아이자 현대미술 관련해 다섯권의 책을 쓴 저술가, 화수(화가+가수)로서 자못 격앙된 모습이었다. [사진= 이영란 편집위원] 2023.09.07 art29@newspim.com

서울대학교 음대 재학시절 하라는 '클래식음악 공부'보다는 친구 김민기(서울대학교 미대 재학)의 미술창작에 더 관심을 기울였던 타고난 삐딱이. 미대생은 음악에, 음대생은 미술에 푹 빠져있던 당시의 아이러니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반세기 넘게 미술에 심취해 현대미술 관련 책을 다섯권이나 내고, 창작도 했던 그가 서울 강남의 코엑스에서 6일 개막한 2023 키아프, 프리즈서울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못 말리는 미술마니아는 2023'키아프리즈'를 어떻게 봤을까? 뉴스핌이 묻고, 조영남이 답했다. 여러분들이 현장에서 보신 것을 다시 떠올려 보며, 복기해보시라. 자 질문 들어간다. 물론 불편한 질문도 있다.그러나 괴짜이자 비호감의 트러블메이커는 개의치 않고 즐겁게 답했다. 

[서울 뉴스핌] 한길사에서 펴낸 조영남의 현대미술 관련 서적.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 2023.09.09 art29@newspim.com

1.당신은 현대미술 관련서적도 여러 권 집필한 자칭 '화수'다.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이란 책을 냈는데 이번 키아프-프리즈 알아먹겠던가? =얼만큼 아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나는 꽤 오래 전부터 현대미술에 관심을 갖고 작품을 접해왔기 때문에 출품작의 절반 가까이는 알아볼 수 있었다. 다 알아보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다 알아보도록 노력할 뿐이다. 

 2. 전체적으로 이번 아트페어 즐길만 했는가? 오늘은 소위 행세깨나 하는 VIP 고객들이 관람하는 첫 날인데 영남 작가님은 신나게, 즐겁게 관람했는지? = 페어장에 나온 엄청난 작품들을 보며 심장이 두근두근, 붕 뜬 기분이었다. 마치 비틀즈나 엘비스 프레슬리의 공연장에 들어온 느낌이라고나 할까. 피카소의 그림부터 한국의 신예작가 그림까지 한 공간에서 한껏 뽐을 내고 있는데 어찌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서울 뉴스핌] 2023 프리즈 서울에 출품된 미국의 스타 작가 제프 쿤스의 대리석 작품.[사진=이민정] 2023.09.09 art29@newspim.com

3. 코엑스 3층에서 열린 프리즈서울은 가고시안, 페이스,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리슨, 글래드스톤, 타데우스 로팍, 리만 머핀, 화이트큐브, 페로탕, 에스테 쉬퍼, 폴라 쿠퍼, 스푸르스 마거스 등 전세계 초일류 화랑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들이 대거 나왔다. 톱 갤러리들은 작품 선정과 부스 공간연출 등도 일급이었는데 어떻게 봤는가? =현대미술은 대략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으로 갔다가 근자엔 홍콩으로 옮겨갔다. 그런데 이제 대한민국 서울로 옮겨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값이 저렴한 편인 그림들과 세계 일류급의 값비싼 그림들이 뒤섞여 있는데 전혀 어색한 구석 없더라. 물론 아래층 '우리'의 키아프는 다소 산만한 구석도 있었지만 바젤, 비엔나, 뒤셀도르프의 전시와 별로 격차가 없는, 동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뉴스핌] 2023 키아프서울의 더 페이지갤러리에 설치된 미디어아트 작품. [사진=이영란 편집위원] 2023.09.09 art29@newspim.com

4. 평소 좋아하는 작가, 기억해둔 작가 작품을 이번 페어에서 볼 수 있었는가? 있다면 누구를 꼽겠는가?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은 프리즈서울 특별부스에 내걸린 한국 김환기 화백의 추상화들(LG OLED라운지)이었다. 세계 어느 작가에게도 밀리지 않는 작품들이었다. 드 뒤페가 그린 단순해 보이는 회화(20호쯤 되는)도 인상적이었다. 화랑 담당자가 내게 "4억원에 팔렸다"고 귀뜸해서 잠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조영남이 2023 프리즈서울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으로 꼽은 필립 거스턴의 회화 '컴뱃1'. 작가 생전의 사회적, 개인적 이슈를 미국식 위트로, 만화적이면서도 압축적으로 풍자해낸 것에 조영남은 경의를 표했다. 이 작품을 보고 "화투짝을 소재로 하는 나는 아직도 멀었구나"하고 한숨을 쉬었다고 한다. [사진=하우저앤워스] 2023.09.09 art29@newspim.com

이번에 새삼 놀란 것은 루치오 폰타나의 캔버스를 면도칼로 예리하게 찢은 것같은 페인팅이 새삼 강렬하게 다가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내가 세상에서 좋아하는 작가들, 이를테면 레오나르도 다빈치, 클림트, 리차드 세라, 바젤리츠, 조지 콘도 중 단연 최고로 좋아했던 미국 작가 필립 거스턴(1913~1980)의 페인팅을 직접 봤다는 점이다. 미국의 청교도적 위트와 만화풍 표현으로 풍자화를 심도있게 그려내는 그에 비해, '화투짝 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나의 한계가 참으로 두텁게 느껴졌다. 그래도 내가 거스턴에게 꿀리지 않는 것이 있다. 무려 5년간의 '미술재판'을 승소로 이겨냈다는 점이다. 거스턴도 이 건 못했을 것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서용선의 회화 '무제-그로서리'. 2020~2023. 2023키아프 서울에 갤러리JJ가 출품했다. [사진=키아프 서울] 2023.09.09 art29@newspim.com

5.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다고 느껴졌는가? 외국 쟁쟁한 작가들과 비교할 때 어땠는지 궁금하다. =이번 프리즈,키아프에 중국과 일본 작가 작품이 별반 눈에 두드러지지 않아 저으기 놀랬다. 키아프 주최측이 의도적으로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앞세운다고 해서 반갑고, 기대가 컸다. 그러나 내로라하는 해외 유명 작품과 견주어 봤을 때 "세계 현대미술의 도도한 흐름을 뒤바꾸는 건 쉽지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키아프에 나온 유망작가 작품 중 '오잉?'하고 놀라게 하면서 섬뜩하게 느껴지는 기막힌 작품이 별로 없어 아쉬웠다.

현대미술은 모두 엇비슷하게 보인다. 특히 젊은 작가들 작품은 '요즘 트렌드에 맞게, 엇비슷하게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유망작가의 몇백만원짜리 그림과 수억원대 거장의 작품을 코앞에 같이 놓고 보고 있자니 역시 값어치를 비교분석하는 비겁(?)한 자본주의적 망상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우리가 이따금씩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쟁취하듯) 언젠간 한국이 현대미술 챔피언국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 해보면서 젊은 미술가들과 화랑, 키아프 주최측에 화이팅을 보낸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우고 론디노네(b.1964) 'achtzehntenjunizweitausenddreiundzwanzig'2023, Watercolor on canvas, artist's frame 30.5x45.7cm, Courtesy of studio rondinone [이미지제공=국제갤러리] 2023.09.09 art29@newspim.com

6.세계적 화랑들은 프리뷰 첫날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그런대로 순조로운 작품판매를 기록했다. 사실 인기 작가들 작품은 서울에 오기도 전에 거의 예약이 끝난다. 이를테면 국제갤러리가 선보인 우고 론디노네의 메티턱(뉴욕 롱아일랜드의 소도시) 연작(선셋-선라이즈 페인팅)이 그 예다. 모두 완판됐다. 이런 열기, 어떻게 생각되나? 한국인들은 요즘 왜 이리 현대미술에 열띤 반응을 보인다고 생각하나? =당연한 거 아닌가. 우리가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반증이다. 우고 론디노네의 페인팅은 도무지 어렵거나, 까탈스런 구석이 없다. 누구나 그릴 수 있다. 그런데 론디노네가 오늘날의 명성을 얻기까지 치열하게 고뇌하며 험난한 고비를 넘고, 또 넘었을 것이다. 보기 좋은 작품에 열광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출품된 그림 하나 하나가 보석덩어리나 금덩어리 보다 훨씬 우아해 보이지 않는가 말이다. 

[서울 뉴스핌] 한지 작가 이정우의 묵직한 페인팅과 한국 실험미술의 개척자 이건용의 작품을 내건 리안갤러리의 부스. [사진=이민정] 2023.09.09 art29@newspim.com

7. 특히 젊은 30,40대 미술애호가들이 최근들어 크게 늘었다. 심지어 20대 고객도 생겨나고 있다. 젊은 애호가와 미술팬을 페어장에서 많이 접했을텐데 어땠는가? 그들의 현대미술을 향한 때아닌 뜨거운 반응, 맘에 드는가? =20대부터 30,40대 미술팬들이 많다는 것은 여러모로 긍정적인 일이다. 희망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가면 예술 선진국에 곧 진입할 것이다.

[서울 뉴스핌] 2023프리즈서울에 출품된 미국 작가 헤르난 바스의 페인팅 작품(부분). 2023.09.09 art29@newspim.com

8. 멋진 것,화려한 것,특이한 것, 엉뚱한 것 그리고 값비싼 것. 모두 오늘 여기 코엑스 페어장에 그득그득했다. 놀라왔는가? 특히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는지 =작품 이야기는 앞에서 '거품' 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터놓고 말해보겠다. 나는 여태껏 이토록 멋지고 화려한 패션피플들을 한자리에서 송두리째 본 적이 없다. 남성, 여성 가릴 것 없이 모두 세련되고, 멋졌다. 특히 몇몇 젊은 여성들의 옷매무새는 벽에 걸린 작품 못지않게 탁월했다. 그중에서도 '한 점의 파스텔톤 추상화'같은 원피스를 떨쳐 입으셨던 여성분. 속마음 같아선 곁에 다가가 "아름다우십니다!"라고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내가 너무 늙은 탓이다. 빌어먹을! 

[서울 뉴스핌] 2023키아프서울의 PKM갤러리 부스 전면에 걸린 재미 화가 이상남의 작품을 둘러보는 조영남. 이상남 작가와는 한 때 가깝게 지내며 미술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 사이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3.09.07 art29@newspim.com

9. 오래 전부터 가깝게 지냈거나 교류해온 작가들의 작품도 여럿 나왔다. 어떤 작가가 있는가 =가장 반가왔던 것은 재미 화가 이상남이 한국을 대표하는 메이저 화랑(PKM갤러리)의 간판주자로 대형 추상작업을 선보이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상남은 내가 아주 오래 전에 미국 뉴욕으로 달려가 그 근황을 변종곤·강익중 작가와 함께 TV화면에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했던 작가였다. 당시 무색의 도형을 예리하게 나열하는 그림은 솔직히 감흥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 키아프에 나온 이상남의 그림들은 압권이었다. 참, 뉴욕에서 만났을 때 친밀감의 표시로 내가 차고 있던 롤렉스 시계를 풀어주었던 기억도 난다. 당시 그와 함께 만났던 변종곤, 강익중과도 (나 죽기 전에) 다시 만나 밥상머리에서 기탄없이 낄낄대고 싶다. 그런데 시간이 기다려줄라나. 

[서울 뉴스핌] 2023키아프서울의 표갤러리 부스에 출품된 배우 하정우의 회화. [사진= 이영란 기자] 2023.09.09 art29@newspim.com

10. 그림을 열심히 그리는 후배 연예인들이 많다. 키아프에는 하정우 작가의 페인팅도 3점이나 나왔다. 연예인들의 미술 창작활동을 어찌 보나? 일각에선 따가운 시선도 없지 않다. =나는 애초부터 음악활동과 미술 창작활동을 별개로 생각하지 않았다. 서로 보완하는 관계라고 본다. 또 모두 내 안에서 뿜어져 나온 거다. 누구든 미술 창작활동을 하고 싶다면 하라고 말하겠다. 단 진심으로 하길 바란다. 직계 후배격인 하정우와 솔비를 응원한다. 큰 박수를 보낸다. 연예인은 아니어도 영국의 처칠 총리와 한국의 김종필 총리도 그림을 그렸지 않은가.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조영남의 '자화상'. 2017. 한창 재판을 받던 시기에 그린 자화상으로, '상처 뿐인 영광'을 뜻하듯 얼굴에 반창고가 덕지덕지 붙은 몰골이다, 하단에 '유죄'라는 글씨까지 새겨넣었는데, 대중으로부터 이미 혹독한 단죄를 받은 스타의 뼈아픈 내면이 읽혀진다. 대법에서 무죄 판결을 받긴 했으나 이 그림은 많은 걸 시사한다. [이미지제공=조영남] 2023.09.09 art29@newspim.com

11. 사석에서 "화투장 갖고 놀다 쫄당 망한 작가"라고 스스로를 칭하는 걸 들었다. 최종심에서 무죄를 받긴 했지만 대중들은 여전히 당신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 사건의 주인공으로 초대형 아트페어의 현장을 찾으니 감개무량했을텐데.. =나는 미술재판을 1심, 2심 그리고 최종 대법원까지 거쳤다. 길고 긴 시간이었다. 최종심에서 판사가 최후진술을 하라고 했다. 그 순간 나는 '법정 분위기가 너무 무겁다'며 엉뚱깽뚱한 소감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방청석에서 빵하고 웃음이 터졌다. 그래서 그랬는지 최종 무죄판결이 내려졌다. 만약 유죄 판결이 났다면 '어휴' 내가 감히 어떻게 오늘 키아프와 프리즈 페어장을 누비고 다니겠는가? 아, 아니다. 그 때 유죄판결이 나서 감옥살이를 했더라면 지금보다 더 유명해졌을지도 모르겠다. 젠장.   

13. 요즘 다시 그림을 그린다고 들었다. 당신과 미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 =낚시 좋아하는 사람이 시도 때도 없이 낚시터로 달려가듯 그들과 똑같은 자세로 그림을 그린다. 쭉 그려왔다. 올 가을엔 전남 남원의 김병종미술관에서 전시가 잡혀 있다. 내년 봄에는 부산시립미술관에서도 출품 요청을 받고 있어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그래서 '뭐 새로운 게 없나?'하고 오늘 프리즈와 키아프를 어슬렁거렸던 거다. 전시장에서 미술팬들을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진심이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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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달러 한미 관세협상 '마침표'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한국과 미국이 3개월에 걸친 관세협상을 최종 마무리했다. 이번 관세협상의 핵심이었던 대미 투자 3500억달러(약 497조원) 중 현금은 2000억달러(약 284조원)로 하고, 연간 투자 상한액도 200억달러(약 28조원)로 애초 협상액보다 낮췄다. 외환시장의 안정화 장치도 마련했다. 단기간의 집중 투자가 환율에 미칠 부담을 고려해 '캐피탈 콜'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캐피탈 콜은 목표 투자금을 일시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자본을 조성해 투자를 집행하고 추가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집행하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오후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 관세협상 세부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캐피탈 콜' 방식 투자, 집중 투자 위험 분산 그동안 양국은 대미투자 3500억달러 투자 방식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타결 가능성이 낮았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우선 한국은 미국에 2000억달러를 10년에 걸쳐 분할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연간 투자액을 200억달러로 상한선을 두고, 사업 진행 속도에 맞춰 점진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가장 우려한 외환 시장의 실질적 부담이 줄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외화 조달 여력은 연 최대 200억달러 수준이다. 미국 측이 외환 시장과 관련한 한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달러를 투자한다"며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한국 외환시장 특수성을 반영하고 외환시장의 안정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 설명해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외환 시장의 실질적 부담을 크게 낮췄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참석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 대통령,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연 최대 200억 달러 상한, 외환시장 불안 시 조정 요청 연 납입 한도가 최대 200억달러 상한으로 설정했지만,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도 마련했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김 정책실장은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이지만, 실제 도달은 장기에 걸쳐 이뤄지며,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금 회수를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명시하기로 했다. 현금 흐름이 보장된다고 투자위원회가 판단하는 경우만 투자할 예정이다. 김 정책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은 5대 5 비율로 수익을 배분한다. 한국이 20년 이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 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하다는 점도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 韓 기업 중심 추진 한편 양국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는 한국 기업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1500억달러가 투입된다. 우리 기업의 투자와 보증을 포함하기로 했고, 신규 선박 건조시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 금융'을 적용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번 투자협약을 계기로 상호 관세율은 조정했다. 자동차와 부품의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다. 이는 일본과 유럽연합(EU) 수준으로, 한국 자동차 업계가 대미 수출 과정에서 불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품목의 대미 관세도 대만과 동등하거나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조정됐다. 김 정책실장은 "미국은 투자 추진 과정에서 한국이 추천하는 한국 기업을 주체로 선정하고, 한국인 프로젝트 매니저를 채용하기로 했다"며 "미국이 각 사업 추진에 필요한 토지 임대, 용수 및 전력 공급, 규제 개선 절차 등을 신속히 진행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10-2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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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 반응은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에 제2세종문화회관이 들어선다. 현재 설계 공모 단계다. 하지만 녹지 공간 축소 등 시민들의 우려가 높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68에 건립될 예정이다. 여의대로와 여의서로가 맞닿아있는 여의도공원 북측 3만 4000㎡ 공간이다. 서울시는 2023년 국제 설계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국내외 유명 건축가 5팀을 대상으로 공모를 지난 7월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오는 11월 초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제2세종문화회관 조감도. [사진=서울시] 최초 계획은 영등포구 문래동의 방림방적 공장 부지였으나 서울시가 공간 협소 및 지역 예술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부지를 변경했다. 문래동 부지의 대지 면적이 비교적 좁고, 주변 아파트 소음피해 등을 고려했을 때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회는 오 시장이 공약과 달리 부지를 일방적으로 변경했다며 2024년 11월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요구안을 의결했다. 감사원은 지난 7월 이 건에 대해 "지자체장이 공약을 이행할 정치적 의무를 지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선거 전 내세운 공약을 이행해야 할 법적의무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은 2023년부터 논의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대표 사업으로 꼽힌다. 11월 초 건립 설계 공모 사업자가 확정되면 본격적으로 건립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시설은 연면적 6만6,000㎡에 대공연장(1800석), 중공연장(800석), 소공연장(400석), 전시장(5670㎡), 교육시설, F&B 등 복합 인프라로 지어진다.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 그간 여의도공원으로 부지 변경 과정을 거치면서 녹지 공간 축소, 주차 등 교통문제 우려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다. 가장 큰 문제는 녹지 공간 훼손이다. 공연장 설립이 공원 내 한국 전통 숲 부지에 추진되며 도심 숲·공원 훼손 등을 환경 단체 및 시민사회가 2023년부터 문제 삼았다. 한강 수변 개발의 안전성, 시민 공론화 부족 등의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도시계획, 건축·교통·조경 등을 포함한 전략환경영향평가(SEA) 용역에 착수해 주요 사업 영향을 분석했다. 연내 설계 공모와 함께 세부 환경영향평가 및 행정 심의를 완료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오 시장 당선 이후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사업에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끼워넣으며 차기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닌지 의심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yym58@newspim.com 서울시는 도심 여의도의 위상을 반영해 여의도공원을 국제적 도심문화공원으로 재편하며, 세계적인 관광문화명소를 조성해 도시경쟁력 향상,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서남권의 문화 균형발전 등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이 사업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에게 피부로 와닿는 편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A씨는 "점심때마다 산책삼아 들르는 곳이다. 쉼터 역할을 한 수많은 나무들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아쉽다. 굳이 여의도공원에 건물을 지을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의도 인근에 거주하는 B씨는 "공원 내 러닝이나 농구 등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공연장이 들어오면 그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싶다"며 "공원이나 야외 운동을 위한 시설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공원 북단 여의도 공원 전경. 여의도 인근이 이미 도심지역인 만큼 상습적인 교통체증과 병목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서울 내에서도 물가가 높은 지역이라 주차난 해소에도 시 차원의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미 여의도 인근의 대형 쇼핑몰의 높은 주차료는 악명 높은 수준인데다,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조차 지역 내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광화문, 대학로 등 서울 내 도심지역과 다른 권역에 비해 문화 시설이 부족한 서남권 대표 문화시설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공연계에서는 마곡에 입지한 LG아트센터, 신도림 디큐브링크아트센터와 함께 서울 서부, 경기남서부의 공연 수요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대형 공연장 관계자는 "여의도 부지가 문제가 되는 점은 출퇴근 시 교통체증이 있다는 점"이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건지,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2025-10-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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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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