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가격 하락세 주춤…전체 물가 끌어올려
집중호우·폭염에 농산물 상승…밥상물가 급등
농산물 전월비 16.5%↑…채소류 전월비 10.5%↑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를 기록하면서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에 둔화 흐름을 멈췄다. 석유류 가격 하락세가 주춤하면서 전체적인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2.33(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둔화 흐름을 지속해오다 8개월 만에 반등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추이를 보면 1월 5.2%,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 7월 2.3%, 8월 3.4% 등이다.
전월 대비로 보면 8월 물가상승률은 7월(2.3%)보다 1.1%p 확대됐는데, 이는 2009년 9월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8월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린 건 석유류였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1% 떨어지면서 하락폭이 전월(25.9%)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전월비 기여도는 0.34%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물가상승률의 약 80%를 차지한다.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뜻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통계심의관은 "석유류의 기여도가 이번 전체 물가상승률의 80% 차지한다"며 "(지난해) 국제유가가 7월 중순부터 상승했다가 8월 중순부터는 소폭 하락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집중호우와 폭염 등 기상이변으로 채소류와 농산물 가격도 크게 올랐다. 채소류 가격은 지난 7월에 비해 16.5% 상승했고, 농산물 가격은 전월 대비 10.5% 올랐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해보면 채소류와 농산물 각각 1.1%, 2.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에도 폭염과 폭우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영향이다.
축산물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내렸고, 수산물 가격은 5.8% 올랐다.
농산물을 비롯한 먹거리 가격이 크게 오른 탓에 생활물가지수의 상승폭도 전월보다 커졌다. 생활물가지수는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품목들로 작성된 지표로, 지난달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9% 올랐다. 전월(1.8%)에 비해 상승폭이 무려 2.1%p 확대됐다.
신선채소, 신선과실, 신선 생선・해산물 등 계절과 기상 여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품목들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도 1년 전보다 5.6% 오르며 전월(1.3%)보다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8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통계청] 2023.09.05 soy22@newspim.com |
반면 서비스 가격은 1년 전보다 3% 오르며 지난 4월(4%)부터 4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갔다.
특히 수요측 요인으로 볼 수 있는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률의 둔화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개인서비스 가격은 4.3% 오르면서 지난해 2월(4.3%)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을 나타냈다.
외식의 경우 지난 7월 5.9%에서 8월 5.3%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지난 2021년 12월(4.3%)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식 외는 지난해 5월(3.5%) 이후 최저 수준인 지난달 3.6%를 기록했다.
석유류와 농산물 탓에 전체 물가상승률은 확대됐지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는 전월(7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나라 방식의 근원물가 지수라 할 수 있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3.9% 상승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수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3.3% 상승했다.
이달 추석 명절이 있는 점과 태풍 등 기상여건으로 채소류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9월 물가상승률은 8월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김 심의관은 "9월까지는 기상상황에 의한 농산물 흐름을 지켜봐야 하고 추석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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