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10시 국방부 검찰단 출석 앞두고
"공정한 수사 이뤄질 수 없다" 입장문 배포
"국방부 검찰단, 경찰 이첩 서류 불법 회수
수사 외압·부당 지시 한 국방부 예하 조직"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대령)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1일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는 이유로 국방부 검찰단 수사를 전격 거부했다.
박 전 수사단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 국방부 검찰단 출석이 예정됐지만 일단 수사를 거부하고 검찰단 앞에서 2장 짜리 입장문을 발표했다.
박 전 단장은 입장문에서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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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대령)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1일 오전 국방부 검찰단 앞에서 수사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박 전 단장은 그 이유에 대해 "국방부 검찰단은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된 사건 서류를 불법적으로 회수했다"면서 "수사의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 조직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 단장은 국군최고 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존경하는 대통령님, 국군통수권자로서 한 사람 군인의 억울함을 외면하지 마시고, 제가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청원한다"고 간곡히 요청했다.
또 박 전 단장은 "저는 정치도 모르고 정무적 판단도 알지 못한다"면서 "다만 채 상병의 시신 앞에서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전 단장은 "사건 발생 초기 윤 대통령께서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장례식장에서 여야 국회의원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마저도 유가족에게 철저한 진상을 규명해 엄정하게 처벌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을 제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단장은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젊은 해병이 죽어야만 하는가. 도대체 누가 이 죽음에 책임이 있는가.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수사에 최선을 다했다"면서 "그 결과를 김계환(중장) 해병대사령관, 이종호(대장) 해군참모총장,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대면 보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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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2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 체육관에서 엄수된 고(故) 채수근 상병 영결식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비통한 모습으로 채 상병을 떠나보내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또 박 전 단장은 "그런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수차례 수사 외압과 부당한 지시를 받았다"면서 "이어 수십 차례 해병대사령관에게 적법하게 처리할 것을 건의드렸다"고 밝혔다.
박 전 단장은 "저는 경찰에 사건을 이첩한다는 사실을 이첩하기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보고했고 그에 따라 적법하게 사건을 이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단장은 "제가 왜 오늘 이 자리까지 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단장은 "대한민국 해병대는 충성과 정의를 목숨처럼 생각하고 있다"면서 "저는 해병대 정신을 실천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단장은 "먼저 채 상병의 명복을 빌며, 저를 많이 응원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과 대한민국 해병대 가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