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증가 둔화+건설투자·자동차 호조에 전망 유지
물가 전망, 전기료 인상폭 예상보다 낮지만 유가 반영
중국 경기부진·글로벌 물가상승…금리인상 불안요인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유지했다.
KDI는 앞서 지난 5월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5%로 내렸으나 3개월이 지난 시점에 기존 전망을 바꾸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기존 전망에 부합하고 하반기에도 유사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해서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흐름을 반영해 5월 전망에서 예상한 3.4%보다 0.1%포인트(p) 높은 3.5%로 전망했다.
◆ KDI, 올해 성장률 1.5% 유지…내년도 2.3% 유지
KDI는 10일 발표한 '8월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주요 기관들이 대부분 하향조정한 것과 달리 지난 5월 발표와 동일하게 유지했다(그래프 참고).
KDI의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5%와 같고, 정부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의 1.4%보다 높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1.3%보다도 높은 수치다.
KDI는 기존 전망에 비해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반면 건설투자와 상품수출의 부진은 완화되는 상황을 고려해 전망치를 1.5%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국외여행의 회복 속도가 완만한 수준에 그친 점을 반영해 기존 전망(3.0%)보다 낮은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건설사 관련 금융시장 불안이 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 전망(0.4%)보다 높은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는 기존 전망(1.1%)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봤다.
수출 성장률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상품수출의 증가폭은 확대되는 반면 서비스수출의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기존 전망(1.4%)을 유지했다. 서비스수출은 중국인 관광객이 예상 만큼 늘어나지 않은 것을 고려했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의 상반기 실적치가 높게 나타난 점을 반영해 164억달러 흑자에서 313억달러 흑자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기존 전망과 동일하게 2.3%로 제시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중국 경제가 생각 만큼 회복되지 않은 반면 미국 경제가 견실하게 나아가면서 이를 상쇄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5월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물가 상승률 3.5%로 상향…국제유가 상승 흐름 반영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5%로 전망했다. 지난 5월 발표한 3.4%에서 소폭 올린 수치다.
국제유가 흐름을 반영한 결과다. 이에 따라 날씨나 국제유가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3.5%)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 실장은 "국내 전기료 인상 폭이 예상보다 작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크게 올라 전기료보다 유가의 영향을 좀 더 반영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소폭 올렸다"고 설명했다.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은 자동차산업의 호조로 인해 제조업 고용 실적이 기존 전망을 상회한 점을 반영해 기존 27만명에서 30만명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실업률은 2.9%에서 2.8%로 소폭 낮췄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과 천소라 경제전망 총괄이 11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KDI] 2023.05.11 jsh@newspim.com |
KDI는 중국의 경기 부진과 글로벌 물가상승세로 인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을 우리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분석했다.
중국에서 부동산시장이 급락하거나 경기부양책의 영향이 약해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기상여건 악화로 원유와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통화정책의 긴축기조가 강화돼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것을 우려했다.
내부적으로는 세수 부족으로 재정지출이 줄어들 경우 일시적으로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 실장은 한국과 미국 간 금리차로 인한 자금유출 위험과 관련해 "통화정책에서 한국과 미국이 정량적으로는 다르지만 정성적으로는 비슷한 상황"이라며 "미국이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아니면 더 이상 인상을 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대체적이기 때문에 자금유출 문제가 크게 불거질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간 금리차가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주요요인은 아닐 것"이라며 "이번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올린 만큼 금리 인하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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