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기자협회·주미대사관 주관 심포지엄
재생에너지 비중 2021년 7.5%, 전기차 대안 의문
"내연기관 효율 향상 등 기술 포트폴리오 다양화해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2050 탄소중립을 위한 국제사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상당기간 유지될 내연기관 차량의 탄소 저감을 위해 바이오에탄올과 e-Fuel 등 친환경 연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판매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미 전기차의 시대는 도래했다. 우리나라에도 2022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를 합한 친환경차 내수 판매가 44만1000대를 넘었고, 친환경차 수출도 55만4000대를 넘어섰다. 내수 판매 비중과 수출 모두 역대 최고치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2023 친환경연료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는 마이크 로렌즈(Mike Lorenz) 글로스 에너지 수석부사장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2023.07.11 dedanhi@newspim.com |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진정한 탄소중립에 도움이 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주한미국대사관, 미국 곡물협회 주관으로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 누리볼룸에서 개최한 '2023 친환경연료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현재 우리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2020년 기준 7.4%, 2021년 7.5%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우리의 연비 규제가 최종 차량에서 co2를 배출하지 않으면 되는 TANK-TO-WHEEL 기준이어서 전기차에 세금우대와 구매 보조금 및 슈퍼 크레딧 등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지만, 유전에서의 석유 생산부터 자동차 휠까지 전체 과정인 WELL-TO-WHEEL 기준으로 보면 기준에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기형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날 발제에 나서 친환경 연료와 하이브리드를 혼합하는 방식을 통해 기존 내연기관 차로 2050 탄소중립의 목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CO2 배출과 배터리 원자재 공급 및 배터리 가격 문제 등으로 전기차의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일본과 유럽 등에서는 다시 내연기관의 열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라며 "초 희박 연소 및 신 연료를 사용하고 배기 열 회수 등의 기술을 이용하면 열효율 50%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2023 친환경연료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기형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2023.07.11 dedanhi@newspim.com |
이 교수는 "전동화는 해야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가 2400만 대인데 이를 전부 전기차로 할 경우 전기량을 다 감당할 수도 없다"라며 "기존 내연기관의 효율 향상 등 기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같이 가는 것이 현실 가능한 대안"이라고 역설했다.
상병인 한양대학교 화확공학과 교수는 전기차의 탄소중립 기여가 가솔린보다는 다소 낫지만 오히려 디젤보다 못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여기에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부피가 전기의 경우 크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 교수는 이와 함께 내연기관 차의 100% 대체를 위해 필요한 투자비가 전기차의 경우 7조5000억 달러이지만 현재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e-FUEL로 할 경우 기존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5조461억 달러로 오히려 27% 저렴하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이 교수도 "내연기관차의 경우 많은 차량 자체도 그렇지만 다양한 부품과 인력을 사용한다"라며 "내연기관 차의 경우 매출 1조가 넘는 부품사들도 많지만 전기차의 경우 이것이 불가능해 현장에서도 규모와 인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2023 친환경연료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는 상병인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2023.07.11 dedanhi@newspim.com |
이날 전문가들은 진입 장벽이 낮고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바이오 에탄올 등의 재생연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로렌즈 글로스 에너지 수석부사장은 "기후 변화로 인해 즉각적인 탄소 감축이 필요한 상황에서 바이오에탄올은 진입장벽이 가장 낮고,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해결책"이라며 "미국, 캐나다, EU, 브라질 등 세계 60여 개의 국가에서 바이오에탄올 정책이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바이오에탄올의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려왔다"고 말했다.
이의성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 아르곤연구소 박사는 "전주기 분석 결과 바이오에탄올이 휘발유보다 약 44~46%의 탄소 배출을 감소시킨다"고 말했고, 르웨나 토레스 오도네즈 에탄올 기술 자문 컨설턴트는 "미국은 지난 50여 년간 바이오에탄올이 10% 혼합된 연료를 사용해왔고 필리핀도 같은 연료를 오랜 기간 사용했지만 자동차나 공급 인프라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김학수 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대표는 "바이오에탄올의 혼합 사용은 2050 넷제로 목표를 위해 자동차와 정유산업의 연착륙을 위한 현실적인 탄소 저감 대안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며 "중동 의존도가 높은 수송용 에너지원의 다양화를 통해 에너지 안보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