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통신, 개인 필명 글 통해 비난
"중 핵심이익 존중하면 악화 없어"
노골적 러 편들기 이어 중국 두둔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은 21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과 관련해 "대(對) 중국 압박정책의 실패를 자인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도발자의 수치스러운 구걸행각'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하루가 멀다하게 중국 위협론을 떠들며 중국의 핵심 이익을 엄중히 위협하던 미국이 갑자기 관계완화를 운운하며 외교수장을 중국에 급파한 것은 많은 추측과 평가를 낳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2023.06.21 |
중앙통신은 '국제문제평론가 정영학' 명의의 이 글에서 "현 미 행정부가 취임 후 추구한 대외정책의 핵심은 철저한 중국 억제, 중국반대, 중국고립이었다"며 "중국 공산당을 악마화하고 중국의 인권상황을 악랄하게 헐뜯었으며 중국의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인 대만문제와 관련하여 미국 집권자까지 나서서 미군의 군사적 개입을 노골적으로 시사하는 엄중한 정치 군사적 도발을 거리낌 없이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에는 일본과 남조선 괴뢰들을 망라한 새로운 군사블럭을 수립해보려고 기도하면서 지역정세를 의도적으로 격화 시키고 있는 것도 다름 아닌 현 미 행정부"라며 "그러던 미국이 중국과의 의사소통, 오해와 오판의 위험해소를 떠들어대고 있으니 그야말로 적반하장 격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중앙통신은 "미국이 중미관계에서 복잡성을 조성하고 문젯거리를 만들어낸 것만큼 그들 자신이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단한다면 중미관계가 악화될 이유가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이번에 미국이 중국 위협론을 떠드는 것을 중단하고 중국에 대한 비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를 취소하며 중국의 과학기술발전에 대한 탄압을 포기하고 중국 내정에 제멋대로 간섭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18~19일 중국을 방문해 방중 일정을 소화하며 시진핑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친강 외교부장을 만났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관련해 노골적으로 러시아 편들기에 나선데 이어 미중 갈등에서 중국 측의 입장을 두둔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미국의 대북제재와 압박에 대해서도 '무용론'을 제기하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게 눈길을 끈다"고 분석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