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서 "정진상에 인허가 구체적 청탁 안 해"
"현금 74.5억·함바식당 사업권은 동업 대가" 주장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백현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성남시 '비선 실세'로 통하며 인허가 알선 등 대가로 82억원 상당의 금품과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첫 재판에서 "동업관계 대가로 받은 것"이라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대표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김보나 인턴기자 =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서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4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관련 편의 알선 등 대가로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정모씨에게 77억원 및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2023.04.13 anob24@newspim.com |
김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로부터 금품과 사업권을 받은 것은 인허가 청탁 및 알선의 대가가 아니라 실질적인 동업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은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수수한 현금 74억5000만원은 동업관계 정산으로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받은 것이고 현금 2억5000만원은 사업 추진 단계에서 받은 대여금"이라고 주장했다.
또 "함바식당 사업권은 개발사업 인허가 완료 후 동업자로서 받은 것으로 청탁·알선 명목의 대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변호인은 공소장에 기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의 교류관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당원으로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를 도운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선거운동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거나 이 대표, 정 전 실장과 정치적 교분을 형성해 성남시 비선 실세로 통했다는 점은 부인한다"고 했다.
이어 "정 전 실장에게 구체적으로 부지 용도 변경이나 주거비율 확대 등 백현동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청탁했다는 점은 사실과 다르다"며 "실제 인허가 과정에서 의심되는 특혜가 부여된 사정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내달 4일 다음 기일을 열고 증거에 대한 의견과 구체적인 증인신문 계획 등을 정리할 예정이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알선 등 대가로 정 대표로부터 현금 총 77억원과 5억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백현동 개발 의혹은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가 2015년 경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있던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매입해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성남시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검찰에 따르면 아시아디벨로퍼는 2014년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를 자연·보전녹지지역에서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반려됐다.
그러나 이듬해 1월 김 전 대표를 영입한 후 성남시는 해당 부지의 용도를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하기로 결정했고 이로 인해 아시아디벨로퍼는 3185억원의 분양이익을, 정 대표는 이 가운데 700억원의 배당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2006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김 전 대표가 성남시에서 소위 '비선 실세'로 통했고 이 대표와 성남시 정책비서관이던 정 전 실장과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각종 사업 인허가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 대표는 아시아디벨로퍼, 영림종합건설, 지에스씨파트너스 등 본인이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법인 자금 약 480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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