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중국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6개월래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 중국 경제의 회복이 예상보다 저조해 위안화 가치가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위안화 가치는 실망스런 중국 경제 데이터,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 배당금 지급 시기 임박, 외국인의 주식·채권 매도로 인한 자본 유출 지속 등 여러 요인이 겹쳐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위안화는 중국이 국경을 재개방한 1월 최고치를 기록한 후 달러 대비 가치가 5% 이상 하락, 올 들어 가장 많이 떨어진 아시아권 통화 중 하나다. 지난 2일 시장에서 달러 당 7.0585 위안까지 떨어져 거래됐다.
나티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경제학자인 게리 응(Gary Ng)은 위안화 하락에 대해 "중국 재개방 후 경제 활성화가 기대에 못 미치고 더 이상의 경기 부양 신호가 없는 탓"이라며 "현 시점에서 위안화 가치 하락은 세계 무역량이 줄어들고 있는 올해 중국의 수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은 지난 수년간 중국 경제의 버팀목으로 전망이 밝은 분야의 하나이지만 최근 몇 달 사이 세계적 수요 감소로 수출 주문이 줄어들고 있다.
관련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최근 수출기업, 수입기업, 은행들을 대상으로 외한 전략과 위안화 약세로 인한 영향을 문의했다.
물론 중국인민은행(PBOC)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을 막을 다양한 정책도구들을 갖고 있다. 지난달 인민은행은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단호히 대처하고 달러 잔고의 자율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성명에서 금융기관, 기업, 개인들이 환율에 대한 안정적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이 외환시장의 원만한 운영을 보장하는 든든한 토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 한 달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영은행들이 위안화 지지를 위해 개입했다고 외환트레이더들이 보고한 사례는 몇 건 되지 않는다.
한 전문가는 인민은행이 중국의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어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 상승세를 방임하는 것으로 보이며 결국 환율 평가 절하는 금융완화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3분기 말에 달러당 7.1위안, 연말에는 달러당 7.05위안에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메르츠뱅크의 수석 중국경제학자인 토미 우 역시 인민은행의 최근 일일 공시 위안 환율이 모두 시장의 기대와 맞아떨어진 점을 들어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 당 7.0585 위안으로 지난 주 6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
하지만 경제학자들과 분석가들은 위안화 가치가 현 수준에서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주 조사한 국제적 투자업체 12곳 중 절반이 위안화 가치가 올해 엄격한 코로나19 통제가 실시되던 지난해 침체 때 수준인 달러 당 7.3위안 이상으로는 떨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스의 외환전략가 레몬 창은 "위안화 약세는 달러로 대금을 받는 수출기업에 도움이 되지만 위안화 약세 전망은 투자자들이 위안화 표시 자산 가치 하락을 우려해 자본 흐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위안화 약세는 또한 일부 산업에서 나타나는 내수 침체로 인한 디플레 압력을 완화시킨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인민은행이 달러 보증율에 제한을 두어 기업들이 보유 달러를 팔도록 유도해 위안화 하방 압력을 완화할 것으로 판단했다.
미즈호 증권의 수석 중국경제학자 세레나 조우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가 달러당 7.2위안 이상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kongsik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