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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이 묻고 최연혁이 답하다] ①"정치인이 있을 곳은 거리가 아닌 국회"

기사입력 : 2023년05월13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5월15일 09:28

최연혁·김종민, 韓·스웨덴 온라인 대담
"멀쩡한 사람도 여의도 가면 망가져" 문제의식
"국회, 모든 갈등 끌어안고 해결책 찾아야"

[서울=뉴스핌] 홍석희 윤채영 기자 = "국민들이 매주 거리에 나가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결국 정치가 여러 갈등을 끌어안고 사회 문제들을 해결해줘야죠. 그런데 한국 정치인들은 도리어 거리로 나옵니다. 저는 거기서 좌절감을 느껴요. 정치인들이 있어야 할 자리는 국회 상임위이고 본회의입니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정치학 교수는 지난 10일 오후 우리나라와 스웨덴에서 온라인 실시간으로 진행된 정책대담에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한국 정치에서 '위로부터의 개혁'을 어떻게 실행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단지 '권력 구조 개편'·'특권 해체' 같은 거창한 의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정치인들이 적극 나서서 해결해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위로부터의 개혁이라고 최 교수는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최연혁 린네대 교수가 10일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온라인 정책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5.12 hong90@newspim.com

◆ "국회가 모든 갈등을 끌어안고 토론하며 해결책 찾아야"

한국 정치인들은 갈등이 심해지면 늘 거리로 뛰쳐나갔다.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가장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일 굴욕외교 규탄'을 외치며 서울시청 앞으로 향했으며,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지난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구호로 광화문광장에서 태극기를 들었다. 의회 정치의 훼손이라 지적받아도 양당은 지지자 결집을 위한 '고육지책'을 서슴지 않았다.

최 교수는 "국회가 모든 사회적 갈등과 현안들을 끌어안고 들어가서 토론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위로부터의 개혁"이라며 "특권 내려놓기보다 더 중요한 건 국회의 '정치적 해결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어떤 것을 요구하는지, 어떤 변화를 욕망하는지에 대해 신문을 보고 지역구에 나가면서 다 알게 된다"며 "사실은 다 알면서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제일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저서 '스웨덴 패러독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스웨덴 의회가 어떻게 갈등을 해소해나갔는지 상세히 소개한다. 마그다레나 안데르손 당시 스웨덴 총리는 전통적으로 서방 군사동맹인 나토에 반대 입장이었던 당 노선을 바꾸기 위해 전국위·중앙위에서 추인을 받고 나토 가입 결정을 내렸다.

다음으로 야당 대표들에게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한 입장을 조율해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안데르손 총리는 옵저버 자격으로 나토 겨울 훈련장에 참관할 때 야당 대표와 함께 참여할 것을 권유해 관철하기도 했다.

"국방과 안보 문제는 여와 야가 따로 없다. 야당도 여당이 되면 곧 국가를 이끌어 갈 정당이다." 안데르손 총리의 야당 대표 초청 인터뷰 내용이다. '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완전히 양분됐던 우리나라 정치권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김 의원은 "요약해서 말하면 일을 제대로 하는 정치가 기본이고 중요하다. 문제 해결의 정치·일하는 정치로 돌아가자는 말인 것 같다"며 "전적으로 공감하고 꼭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우리 정치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 교수는 사회적 갈등을 급하게 해결하려다가 부작용을 낳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어떠한 사회적 현안을 지금 당장 반드시 해야 한다는 그런 위기적인 심리가 있다.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것인데 빨리 진행할수록 졸속 결정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더 빨리 가는 것이고 현명하게 가는 것"이라며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고 부작용을 무엇일지 고민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정치인이 아닌 각계각층의 전문가 및 국민들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활성화할 것을 김 의원에게 제안했다.

최 교수는 "사회의 현안 및 갈등 요소 중에서 몇 가지를 추려서 특별위원회를 한 번 해보자"며 "1년 정도 유예 기간을 두고 특별위원회를 시행하는 법안을 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사실은 현재 국회에도 특별위원회 제도가 있는데 그건 사실상 의원들이 참여하는 상임위에 준하는 위원회"라며 "최 교수 말대로 의원들이 상임위에서 입법을 논의하기 전에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숙성시킬 수 있는 특별위원회를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하는 건 충분히 추진해볼 가치가 있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그곳에서 논의가 무르익어서 국회의원들이 이후에 의사결정을 안할 수 없게 만드는 압박 요인도 되지 않을까"라고 부연했다.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연혁 린네대 교수와의 온라인 정책대담에 참여하고 있다. 2023.05.12 hong90@newspim.com

◆ '멀쩡한 사람도 여의도 가면 망가져'..."정치하는 목적 돌아봐야"

'멀쩡하던 사람도 여의도만 가면 이상해진다.' 정치권에 공공연하게 회자되는 표현이다. 공동체 발전을 위해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이 각 정당의 진영논리에 갇혀 제 소신을 펼치지 못한단 의미다.

이에 최 교수는 "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동기는 봉사와 희생을 위해 시작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치인들이 정치를 시작하는 목적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한 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스웨덴의 경우 정치인이라면 봉사와 희생, 그리고 많은 것을 내려놓고 생활한다. 국민을 위해서 희생이라는 단어를 달고 산다"며 "예컨대 보좌관 한 명도 없이 국회의원으로서 1년에 60~80개 정도 정책 생산을 해낸다. 그래서 의원 349명 중 30~50명 정도는 너무 힘들어서 스스로 정치를 떠난다"고 부연했다.

최 교수는 "한국 정치에선 가장 핵심적인 것이 국회의원으로서 달고 있는 뱃지의 상징성과 함께 정치인으로서의 사회적 지위, 역할로서의 비중 등이 정치인들을 (여의도에) 끌어들이는 동기가 되지 않겠나"라고 짚었다.

이에 김 의원은 "정치의 동기가 봉사·헌신에서 출발한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자신의 권한·돈을 이용해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본질은 봉사·헌신에서 출발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한국 정치인들이 자신의 명예·권력욕을 위해 정치를 한다고 보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진 역량을 투자해 우리 사회 공동체에 기여하고 싶은 생각과 우리 당을 더 발전시켜보고 싶은 생각에서 정치에 뛰어든다고 본다"며 "스웨덴 정치인들이 갖고 있는 동기의 수준에 비해선 약간 약할 순 있지만 방향 자체는 동일하게 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ong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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