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2심 무죄
대법 "직권남용 여지 있어"
안종범·이병기·김영석은 무죄 확정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대법원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설립 및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직권남용의 여지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7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수석의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은 원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같은 이유로 원심이 파기환송됐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9.06.25 alwaysame@newspim.com |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은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 세월호 특조위 설립과 활동이 이뤄질 당시 해수부 등 소속 공무원들에게 내부 상황과 동향을 파악하게 하고 특조위 활동을 방해할 방안 마련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로 인해 특조위 직제와 예산 등이 대폭 축소되기도 했다.
1심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특조위 활동을 방해했다고 판단해 조 전 수석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 윤 전 차관에게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장관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이 전 실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안 전 수석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반면 2심은 조 전 수석 등이 청와대비서실 소속 또는 해수부 소속 공무원들에게 특조위 관련 보고서 등을 작성하게 한 것은 법리적으로 직권남용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윤 전 차관에 대해서만 1심보다 감형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직권남용이 성립하려면 상대방에게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해야 한다"며 "피고인들로부터 지시를 받은 해수부 공무원들은 단순 실무담당자로 보이고, 이들에겐 법령상 직무에 관한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돼 있지 않아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조 전 수석과 윤 전 차관의 혐의를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해 사건을 일부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이들의 해수부 소속 공무원인 A, B에 대한 직권남용죄 부분은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A는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으로서 위원회 설립준비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B는 위원회 설립준비팀장으로 지원근무 중이어서 파견공무원에 준하는 직무상 독립성이 요구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윤학배, 조윤선은 이들로 하여금 위원회 위원 내정자 등을 통해서 위원회 설립준비단의 활동에 개입하기로 하는 방안이 포함된 추진경위 및 대응방안 문건을 작성하게 함으로써 직무수행의 원칙과 기준 등을 위반해 업무를 수행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학배가 해수부 비서관실 공무원들로부터 위원회 내부 정보를 취득해 보고하도록 한 것 또한 세월호진상규명법 제51조 제3항 제1호에 따라 처벌되는 비밀준수의무 위반행위에 가담한 행위"라며 "내부 정보를 취득해 보고하게 함으로써 직무수행의 원칙과 기준 등을 위반해 업무를 수행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앞서 전원합의체의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판결 법리에 따라 직권남용죄의 상대방이 공무원인 경우, 관계 법령을 살펴 개별적으로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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