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출국날 워싱턴포스트 인터뷰 공개
대통령실 "미래 한일관계에 도움 안된다는 취지"
우크라 사태에는 "교전국 간 관계 고려 불가피"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관계 정상화와 관련해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일본에) 무조건 무릎 꿇으라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유럽에서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사진 = 대통령실] 2023.04.24 oneway@newspim.com |
윤 대통령은 이날 WP 기자와 약 90분 간 인터뷰를 가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한미관계 등 다양한 주제로 인터뷰가 진행됐으며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길게 언급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인터뷰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윤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신에 비춰봤을 때 한일관계 개선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끼리는 과거사 문제든 현안 문제든 소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터뷰에서 공개된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발언과 관련해서는 이를 선거 당시 국민들에게 공약을 내세웠다는 점을 부연했다.
대통령실은 해당 발언과 관련해 "이런 식의 접근이 미래 한일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라면서 "한일관계 정상화는 꼭 해야 하며, 늦출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유럽에서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듯이, 한일관계 개선은 미래를 향해서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2023.04.24 oneway@newspim.com |
이어 "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나온 '98년, 김 대통령이 일본 의회 연설에서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가 불법 침략을 받았기 때문에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 맞는데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는 우리나라와 교전국 간의 직·간접적인 여러 관계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는 최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비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당시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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