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 하향곡선...일루마 출시 후 훈풍
수출 호조·환율 상승 등 효과...수장 교체로 새 바람도
목표는 전자담배 1위 되찾기...올해 KT&G와 전면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한국필립모리스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2018년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던 매출이 지난해 성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아이코스 일루마 흥행 등이 실적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기존 백영재 대표 체제 3년 만에 신임 윤희경 대표로 수장을 교체하는 등 새 바람도 불어넣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68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162.5% 늘었다. 판매·관리비는 2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가량 줄었고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화환산이익과 외환차익이 각각 48억원, 39억원으로 전년 대비 877%, 15.7% 오르는 등 비용 대비 수익성이 강화됐다.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한 아이코스 일루마와 전용 스틱 테리아의 판매 실적이 호조를 띈 것도 주 요인 중 하나다. 이후 한국필립모리스는 올해 2월 아이코스 일루마 원(one)을 추가 출시하고 일루마 시리즈 판매처를 기존 서울과 부산에서 전국으로 확대했다. 당시 이홍석 한국필립모리스 커머셜오퍼레이션 총괄은 "아이코스 일루마가 이미 출시된 지역에선 성장세에 있고 일부 지역에선 이미 경쟁사인 KT&G를 따라잡은 곳이 꽤 있다"면서 "이번 전국 출시와 함께 전국에서 일루마 원을 판매하게 되면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굉장히 고무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일루마의 전용 스틱인 테리아는 경남 양산에 위치한 양산 공장에서 생산된다. 비연소제품의 수출전진기지로 통하는 이곳에서 만든 테리아 스틱은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테리아 등의 수출 호조가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관련해 일본의 경우 기존 아이코스 사용자의 80%가 일루마로 전환할 정도로 일루마 인기가 높은 편이다. 일본 전체 담배 시장에서 전자담배 비중은 한국(16%)보다 높은 30%에 달한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3.04.19 romeok@newspim.com |
이번 실적 반등은 2018년 이후 4년 만의 성과다. 한국필립모리스의 매출액은 2018년 8706억원, 2019년 6381억원, 2020년 5905억원, 2021년 5653억원으로 매년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기간 한국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도 2018년 73%, 2019년 62%, 2020년 58%, 2021년 45%로 지속해서 줄었다. 그러다 지난해 매출 6867억원을 기록하며 첫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필립모리스의 올해 목표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1위를 되찾는 것이다. 2017년 국내에 첫 궐련형 전자담배를 선보인 이후 줄곧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1위를 지켰지만 지난해 KT&G에 점유율을 내주며 시장 2위로 내려온 바 있다. 지난해 기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점유율(스틱 판매량 기준)은 KT&G 47.5%, 필립모리스 40.8%, BAT 11.7% 순이다.
여기에 기존 백영재 대표에서 윤희경 신임 대표로 CEO를 교체하며 새 바람도 불어넣었다. 윤 대표는 필립모리스 내 대표적인 전략, 재무통으로 꼽힌다. 1997년 필립모리스에 합류해 말레이시아, 스위스, 홍콩, 필리핀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2021년부터 호주필립모리스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올해 궐련형 전자담배의 시장 점유율 경쟁은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KT&G와 한국필립모리스가 각각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인 '릴 에이블'과 '일루마 시리즈' 판매처를 나란히 전국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같은 달인 2월 BAT로스만스도 신제품 전자담배 '글로 하이퍼 X2'를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전자담배 시장 경쟁의 승패가 각 지역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린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담배 이용자들이 신제품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전체 담배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키우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표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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