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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가가 자연에게 보내는 편지…특별전, 문화역서울284에서 4일 개막

기사입력 : 2023년04월03일 17:46

최종수정 : 2023년04월03일 17:46

2022년 밀라노 디자인위크 재구성전
공예로 기록하는 자연의 풍경·도자·섬유 등 300여점
4월4일부터 6월4일까지 전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돌, 흙, 바람, 물.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자연은 그 자체로 예술이다. 반대로 '공예'는 사람의 손길이 닿은 예술 활동의 결과물이다. 사람의 손길로 탄생한 이 창작물은 미학적으로, 실용적으로 삶을 윤택하게 한다.

국제적으로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요즘, 공예가들도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재료에 따라 물성에 따라 표현의 영역이 달라지는 공예의 특성을 통해 자연의 본래 모습에 대해 고찰하고 자연 존중의 미학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다시, 자연에게 보내는 편지' 전시 중앙홀에 설치된 장성 작가의 설치 작품 'Gien/주어짐(2023)' [사진=문화역서울284] 2023.04.03 89hklee@newspim.com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 원장 김태훈)은 2022년 밀라노 한국공예전을 재구성하고 확장한 공예기획전 '다시, 자연에게 보내는 편지'를 오는 4일부터 6월4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열린 한국공예전 '다시, 땅의 기초로부터'를 재구성한 것으로 8개 주제 아래 30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장성 작가의 설치 작품 'Gien/주어짐(2023)'이 관람객을 먼저 맞이한다. 미국과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장성 작가는 변화하는 시대 속 굳건히 존재해온 자연적 소재, 돌을 재발견해야 할 기능과 역사를 품은 소통의 대상으로 여기며 제작한 의자 시리즈와 함께 이를 기념하는 영상과 플라스틱 유닛으로 만든 대형 작품이다.

3등 대합실에는 지난해 2022년 밀라노 한국공예전 '다시, 땅의 기초로부터'를 재구성한 전시 공간 '내가 서 있는 땅'이 마련된다. 지난 전시에 참여한 강승철, 김계옥, 류은정 작가 등의 작품이 전시되며 밀라노 전시 때와는 설치 방식을 달리해 1m 높이의 갈라진 땅 위에 작품을 두고 관람객 사이를 거닐며 더 가까이, 세밀한 부분까지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역서울284 1층 1·2등 대합실에 설치된 작품 2023.04.03 89hklee@newspim.com2023.04.03 89hklee@newspim.com

지난해 디자인 위크 한국 공예전에 등장한 이탈리아 디자이너와 한국 전통 기술을 보유한 장인간 협업 결과물도 나왔다. 한국 공예와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기획이 만난 의미 있는 작품들이다. 전북 무형문화재 옻칠장 기능보유자 박강용과 류남권 작가는 디자이너 미켈레데 루키와 협업한 오브제 두 점을 공개한다.

이어지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마리오 트리마르키가 설계하고 국가무형문화재 제77호 방짜유기장 보유자인 이형근과 이지호가 만든 방짜유기도 신비롭다. 용접 없이는 할 수 없는 디자인을 유기 기술로 표현한 결과물에 감탄이 나온다.

완초장(왕골로 돗자리 등을 만드는 기술) 허성자 작가와 프란체스코 파신이 함께한 조명 케이스 등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코리안 바스켓(Korean basket)'이라고 불리는 이 작품은 갓의 형태를 하고 있는데 조명을 넣어 불을 밝히는 기능이 있어 실용적이면서도 오브제의 미학을 갖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부인대합실에 전시된 한국공예 작가와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협업 작품 [사진=문화역서울284] 2023.04.03 89hklee@newspim.com

한지를 입체적으로 활용하는 이선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 작가는 네덜란드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작가다. 그는 신앙의 대상물이 된 '돌탑'이 과거에는 주민의 소망과 정성으로 쌓아올리는 행위가 공동체를 상징했지만 최근에는 명상 행위로도 이해가 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벼운 유희 챌린지로 자리잡으면서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반이 침식되거나 동식물이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오는 상황에 귀 기울인 이 작가는 이를 참고해 한지로 돌탑을 쌓은 형태의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 이선 작가는 "돌이 지닌 단단하고 차가운 물성과 한지의 가볍고 따뜻한 느낌이 반전의 효과를 갖고 있다"며 "한지로 반복적이고 수행적인 행위는 돌쌓기와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선 작가와 한지로 쌓아올린 돌탑 2023.04.03 89hklee@newspim.com

장신구 작가의 평면 작품도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장신구를 모티브로 한 벽면 작품의 결과물들이다. 쇼케이스에 전시된 장신구와 벽면에 설치된 작품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지난 밀라노 디자인위크에서 연장된 작가의 신작도 볼 수 있다. 이능호 작가의 '집- 그이후'다. 항아리를 만들 때 쓰는 목물레로 작업한 이 작품은 아래는 동면하는 씨앗의 형태를 한 오브제로, 천장에는 발화한 씨앗의 확장을 보여주는 투각 오브제가 마주하고 있다. 작가는 씨앗의 확장을 표현하기 위해 빛과 그림자로 공간을 채웠다. 무한대로 번져 나가는 빛과 그림자, 오브제들이다.

현장에서 만난 이능호 작가는 "씨앗의 발화 전인 상태를 도자기 오브제로 연출했고 전통 물레 기법으로 만들어 위가 막혀 있다"며 "속은 비어있으나 생명력이 넘치는 건강한 기운이 발화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에 매달린 투각 기물은 싹에서 나온 제2의 생명체다. 생명의 연장전인 셈"이라며 "투각 형태에 그림자까지 확장해 우리가 가진 꿈까지 표현해봤다"고 첨언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능호 작가의 '집- 그이후' 2023.04.03 89hklee@newspim.com

2층 그릴은 젊은 작가들의 작품으로 채워진다. 산업용 알루미늄 파이프, 폐기된 소재를 이용해 작업하는 연진영 작가의 'Long Pile'(2023), 기계적 방식으로 아날로그적인 작품을 구현해내는 조상현 작가의 'The Voice of the Theater'(2023)이 전시된다.

전시는 문화역서울284 본관 곳곳을 산책하듯 관람할 수 있도록 설치됐다. 자연의 모습을 품은 채 놓인 작품을 감상하며 속삭이는 자연의 소리를 듣고 대화하며 관람하기를 권한다. 전시 기간 중 5월19일부터 28일까지는 올해 6회째를 맞는 '2023년 공예주간'의 일환으로 문화역서울284 RTO에서 특별 전시도 진행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유리공예의 현재와 미래를 도모하는 10명의 기성작가와 29명의 신진작가의 작품들. 2023.04.03 89hklee@newspim.com

밀라노 한국공예전에 이어 전시를 총괄한 강신재 예술감독은 "인간의 안락을 위해 자연을 구속하고 파괴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자연이 어떤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는가 되짚어 보고자 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이 우리에게 준 가르침을 다시 '우리가 자연에' 들려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태훈 원장은 "지난해 밀라노 전시 당시 한국적 미감을 자연의 재료를 표현한 우리 공예가 많은 찬사를 받았다"며 "공예적 순간들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23년 밀라노 디자인위크는 이달 18일부터 23일까지 열리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한국공예 홍보전과 시장개척을 위한 상품기획전을 개최한다. 올해는 PPS 구병준 대표가 총감독을 맡고 '공예의 변주(Shift Craft)'라는 주제로 새로운 해석을 통해 변주된 공예의 독창적 아름다움을 선보일 예정이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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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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