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前 검사, 회고록서 "盧 뇌물 혐의 사실" 주장
재단 "李, 盧서거 가장 큰 책임있는 정치검사"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노무현재단이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회고록을 두고 "고인과 유족을 다시 욕보이려는 2차 가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 수사책임자였던 이 전 부장이 본인의 회고록에서 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노무현재단은 지난 17일 낸 입장문에서 "노무현 대통령 서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치검사가 정치공작의 산물이며 완성되지도 않았던 검찰 조서를 각색해 책으로 출판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오는 20일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를 발간한다. 이 전 부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조갑제닷컵] |
이 전 부장은 오는 20일 출간하는 저서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에서 노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장은 저서에서 권양숙 여사가 대통령임기 중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약 2억550만원 상당의 시계 세트를 받았으며, 이외에도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여러차례 권 여사와 조카사위 연철호씨, 당시 총무비서관 등과 공모해 현금을 수수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고 한다.
일명 '논두렁 시계' 사건도 구체적으로 기술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시계 수사와 관련해 중수부장실에서 '이 부장, 시계는 뺍시다. 쪽팔리잖아'라고 했다고 한다.
재단 측은 "이인규 씨의 책 내용은 확정된 사실이 아닌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며 "공소시효 만료 시점에 맞추어, 무죄추정 원칙과 피의자의 방어권을 짓밟고, 미완 상태에서 중단한 수사라는 사실을 무시한 채, 수사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검증된 사실인 양 공표하는 것은 당시 수사 책임자로서의 공적 책임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까지 저버린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재단은 또 "수사기록은 검찰이 관련자들을 밀실에서 조사한 조서일 뿐"이라며 "공개된 법정에서 변호인의 반대신문 등을 통해 진실성이 검증된 문서가 아니다. 물적 증거들도 적법절차를 준수해 수집하였는지 여부를 살펴보지 않아서 마찬가지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수사기록의 일부를 꺼내어 고인과 유족을 모욕하는 것은 또 한 번의 정치공작으로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전 부장이 언급한 시계와 관련해선 "노 전 대통령이 받았다는 시계는 박 회장이 회갑 선물로 친척에게 맡겼고 그 친척이 노 대통령이 퇴임 후 권 여사에게 전달했으며, 노 대통령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야 시계의 존재를 알고 폐기했다"고 반박했다.
이 전 부장이 제기한 다른 주장들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위 사실들을 재임 중에 전혀 몰랐으며 일체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힌다"며 "사실관계에 대한 이인규 씨의 다른 주장들은 대답할 가치조차 없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