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누진 마일리지 차감 개편안 재검토
대한항공 '마일리지 부채' 해결 어려워진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소비자와 여론에 이어 정부의 압박까지 가세한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안이 결국 재검토된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에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이 비판한데 이어 심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도 심의강화를 선언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마일리지 혜택을 축소해 '마일리지 부채' 감소를 기대하던 대한항공의 부채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 보잉 787-9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
2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해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한 재검토가 예고 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마일리지 관련해 제기되는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전반적인 개선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운항 거리에 비례해 마일리지를 더 큰 폭으로 차감하는 개편안을 4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장거리 노선 마일리지 혜택은 축소되고 중단거리 마일리지 혜택은 늘어난다. 결국 장거리 노선 중심인 대한항공의 소비자 입장에서는 손실이 더 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반대여론이 커지면서 정부에서도 비판에 나섰다. 아시아나 항공 합병으로 장거리 노선을 독점하게 된 대한항공이 장거리 노선 마일리지 차감폭을 늘리자 이를 직격한 것이다. 우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수차례에 걸쳐 "코로나를 극복하게 해준 눈물의 감사 이벤트는 못할망정 국민 불만을 사는 방안을 내놓았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마일리지 개편안을 심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도 제재 움직임에 나섰다. 한기정 공정위 위원장은 기업결합 이후 독점이 강화된 만큼 소비자 후생 저해 부분을 감시할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안이 후퇴하면 자연스럽게 부채 문제도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안에 따르면 장거리 혜택 축소로 부채 비율이 상당 부분 낮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대한항공의 2019년 이연수익(마일리지 부채)은 2조425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조6830억 원으로 2600억원 가량 상승했다. 코로나19 기간 여객이 중단되면서 마일리지 사용도 대폭 줄어 부채가 올랐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25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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