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조5600억에서 2022년에 5조4500억 지원
"지자체 보조금 사업도 부처 책임 하에 관리"
"세월호 지원사업, 김정은 신년사 학습 등 사용 적발"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대통령실이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시민단체 등 민간 단체의 부실 사례와 관련해 내년 3월까지 각 부처를 통해 정부 전체의 민간단체 보조금 지원 현황을 전수조사하고 이후 다시 제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2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영리민간단체 보조금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시민단체 보조금 감사와 관련해 정의기억연대 등의 보조금·기부금 부적절 사용 논란이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대통령실 청사 모습. 2022.06.10 mironj19@newspim.com |
이 수석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이래 지난 7년간 민간단체에 지급한 정부 보조금은 총 31조4000억원으로 2016년 3조5600억원에서 2조가 증가해 2022년에 5조4500억원으로 추산된다. 2022년 기준으로 총 지원액 5조4500억 원 중 부처에서 단체에 직접 보조한 금액이 1조4500억 원,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매칭펀드로 민간단체에 지원한 금액이 총 4조 원이다.
대통령실은 우선 내년 3월까지 보조금 집행 현황에 대한 전면적인 자체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수석은 "감사에서는 지원단체 선정 과정, 투명한 회계처리, 보조금이 목적에 맞게 사용되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라며 "감사 결과에 따라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난 사업은 과감히 정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지원사업을 관성적으로 계속해 오던 것에서 벗어나 지원 필요성, 효과성을 객관적으로 검토하여 지원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실한 관리 체계도 개선할 예정이다. 이 수석은 "보조금 사업 중 60% 가까이 차지하는 지자체 보조금 사업은 부처의 지원금이 일정 부분 투입됨에도 지자체가 관리를 전담해 부처는 어느 수행기관이 선정되어 어떻게 돈을 쓰는지 알기 어렵다"라며 "이를 개선해 앞으로 지자체 보조금 사업도 부처의 책임하에 관리할 수 있도록 개선코자 한다"고 설명했다.
보조금법상의 허술한 관리 규정도 보완한다. 이 수석은 "현행 보조금법에는 사업금액이 10억 이하는 회계감사 면제, 3억원 이하는 정산보고서 외부 검증도 면제"라며 "사업 중간 점검, 현장 조사도 의무가 아닌 재량인데 이같은 느슨한 관리 규정을 고쳐 사업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마지막으로 온라인 보조금 관리 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온라인상에서 보조금이 철저하게 관리되고, 관리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하며,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바로 파악이 가능토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처의 국고보조금을 관리하는 'e나라도움'의 경우, 현행 관리체계에 사각지대가 있다. 국고보조금을 수령한 상위 사업자의 사업 내역은 관리되고 있으나, 상위 사업자가 사업을 나눠준 2, 3차 하위사업자는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여 하위사업자까지도 관리할 수 있게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 보조금에 대해서는 2023년 말까지 '지방보조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조금 전 과정 관리, 온라인 공개 등을 통해 투명성을 높일 예정이다.
한편, 이날 대통령실은 민간 단체의 보조금 부당사용으로 환수된 사례를 공개했다. ▲청소년상담지원 사업에 상담 참가 인력을 부풀려 인건비를 과다 수급하고 허위로 용역비를 지급한 것을 적발해 총 지원비 48억 중 8억9000만 원을 환수한 사례 ▲2018년과 2019년 지역일자리창출 사업에 보조금을 받은 후 허위출석부를 작성하여 2억을 부정 수급한 혐의로 소송 중인 시민단체가 2020년 대통령표창을 받은 사례 등을 들었다.
대통령실은 통일단체가 행사를 진행하며 식대를 이중 집행해 회수 조치한 사례와 세월호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사업에서 총 10건의 문제있는 회계처리가 발견되어 회수한 사례 등도 소개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행안부, 경기도, 안산시가 공동으로 6년간 110억을 지원한 세월호 피해지원사업이 그 취지와는 상관이 없는 북한 국무위원장 신년사 학습, 김일성 항일투쟁 세미나, 희생자 아닌 가족들의 펜션 여행 등에 사용되어 물의를 일으킨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단체 대표가 공산주의를 추구하고 반미친러를 SNS에 공개적으로 표방하는 단체가 '가족소통사업'에 참여해 보조금을 수령한 사례, 청소년 동아리 지원 사업비가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는 정치단체로 지원된 사례 등도 언급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