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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0도 한파에 전장연 지하철 시위까지...'힘겨운 출근길'

기사입력 : 2022년12월14일 10:29

최종수정 : 2022년12월14일 12:31

중랑‧용산‧구로 등 서울 곳곳 중무장한 시민들
"추워서 아침에 나올 때 힘들어" 택시 잡기도
서울 최저기온 영하 10.7도‧체감온도 영하 17.5도
전장연 시위에 삼각지역 무정차 통과 불편 가중

[서울=뉴스핌] 이정윤 최아영 신정인 기자 = 서울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14일 오전 서울지역 체감온도는 영하 17.5도였다. 전날에 눈까지 내린 탓에 출근길 시민들은 롱패딩과 장갑, 목도리, 핫팩 등 방한 용품을 총동원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8시 지하철 상봉역내 대기실에는 한산하던 평소와 달리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시민들 대부분은 발목까지 오는 패딩을 입고 목도리로 얼굴을 감싼 모습이었다. 실외에서 기다리는 시민들은 대기실에 들어오려다가 자리가 없어 다시 문을 닫기도 했다.

지하철 7호선에서 5호선으로 환승하는 군자역에서는 출근길 사람들이 몰리며 혼잡했다. 강추위에 두꺼운 외투를 입은 탓에 더욱 붐비는 듯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0.7도를 기록했고 체감온도는 영하 17.5도를 보이고 있다.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중부지방과 전북, 경북을 중심으로 한파특보가 발효되고 있다.

14일 오전 용산 근처에서 롱패딩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신정인 기자)

같은 시각 용산경찰서 앞에는 어제 내린 눈은 대부분 녹고 차도 바깥쪽에만 쌓여있는 모습이었다. 출근하는 시민들은 바람이 불자 옷깃을 여미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검은색 롱패딩을 입고 걸어가던 직장인 김재원(32) 씨는 "서울역으로 가는 중이다. 길이 미끄럽지 않아서 다행이다. 회사에도 갖다놓으려고 핫팩을 여러 개 챙겼다"고 말했다.

이미경(56) 씨는 "어제 눈 내릴 때보다 훨씬 추워진 거 같다. 일기예보 보고 평소보다 옷을 더 겹쳐서 입고 왔다"고 했다.

오전 9시 출근 시각이 다가오면서 바람은 더 거세졌다. 대부분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장갑을 끼고 빠르게 목적지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따뜻한 음료를 사서 이동하는 시민들도 보였다. 강풍에 나뭇잎이 흩날렸고 간판 아래달린 천막이 거세게 나부꼈다.

털 목도리를 착용한 직장인 이민영(26) 씨는 "올 겨울 들어서 제일 추운 듯하다. 아침에 나올 때부터 힘들었다"며 "마스크도 원래 밖에서 잘 안 쓰는데 추워서 썼다. 날 풀릴 때까진 답답해도 계속 쓸 거 같다"고 말했다.

추위에 택시를 잡는 이들도 있었다. 박모(35) 씨는 "춥고 짐 가방 때문에 손 시려서 오늘은 택시타려고 한다"며 "내복까지 껴입었는데도 너무 춥다. 장갑 안 낀 거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14일 오전 구로디지털단지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최아영 기자)

비슷한 시각 구로디지털단지역 앞 버스정류장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바람을 피하기 위해 버스정류장 안쪽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서있었다.

춥다고 칭얼거리는 손자와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이명화(64) 씨는 "하루 만에 이렇게 추워질 수가 있는지, 너무 춥다"며 "(손자는) 안에 많이 껴입히고 춥대서 목도리까지 해줬는데도 계속 춥다고 한다"며 웃었다.

이 씨는 "자차를 타려고 했는데 빙판길일까 걱정도 되고, 위내시경 하러 가는 거라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안 잡혀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직장인 이지연(27) 씨는 "오늘 너무 추워서 최대한 껴입고 왔는데도 발이 얼 정도로 너무 강한 추위다"라며 "얼른 지하철 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추위에 지하철 시위까지 겹치면서 출근하는 시민들은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4분쯤 지하철 4호선 상행선 열차 1대가 시위가 열리는 삼각지역에 멈추지 않고 통과하도록 했다.

전장연 측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삼각지역에서 휠체어를 탄 사람 15명 등이 천천히 지하철에 오르며 지하철 문이 닫히지 못하게 했다. 이로 인해 지하철 운행이 약 7분 30초 지연됐다. 이에 서울교통공사 측은 이러한 행동을 제지하면서 지하철을 출발시켰고, 다음 도착하는 열차 1대를 무정차 통과하도록 했다.

기상청은 이날 낮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겠으며 당분간 전국 아침 기온은 영하 15도에서 영하 5도로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가 낮겠으니 낮은 기온과 급격한 기온 벼화로 인한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j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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