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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서훈 제동…"사전협의 필요"

기사입력 : 2022년12월08일 16:01

최종수정 : 2022년12월08일 17:43

인권위, 서훈 대상자로 양금덕 할머니 추천
당국자 "특정인에 대한 서훈 반대 아니다"
시민모임 "인권상까지 일본 눈치 봐야 하나"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서훈(국민훈장 모란장) 대상자로 추천 받았으나 외교부가 '부처 간 사전 협의와 추가 심의가 필요하다'며 국무회의 상정에 제동을 건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오는 9일 '세계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열릴 예정이던 양 할머니의 인권상·훈장 수여 무산에 대해 "대한민국 인권상까지 일본의 눈치를 봐야하느냐"며 개탄하는 성명을 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일본연금기구가 일제에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 할머니에 후생연금 수당을 99엔을 지급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7일 오후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 2021.12.07 kh10890@newspim.com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상훈법에 따르면 제7조 서훈을 수여하는 데 있어서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서 대통령의 재가를 받게끔 돼 있다"며 "외교부로서는 그러한 과정에서 관계부처 간의 사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그렇게 보고 있었고, 그에 따라서 관련된 의견을 제시한 바가 있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양 할머니에 대한 서훈 수여가 외교부와의 사전논의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그것은 꼭 외교부뿐만은 아니다"며 "유관 부처, 관계 부처들이 다 참여하는 국무회의에서 심의되고, 그다음에 최종적으로 대통령의 재가를 받는 그런 사안이다. 그래서 지난주 중반에 그런 서훈 계획에 대해서 처음 통보를 받았고, 지난주 후반에 유관 부처에 그러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국가인권위원회가 주관하는 '2022 대한민국 인권상'에 양금덕 할머니가 추천됐으며,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로 선정돼 오는 9일 오전 10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권위는 시상식을 앞두고 "수상 결정이 보류됐다"고 일방 통보했다. 인권위도 인권상 수상자가 보류되는 일이 없었다며 당혹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모임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2022 대한민국 인권상에 근로정신대로 동원된 양금덕 할머니가 추천됐지만 행정안전부가 국무회의에 안건 상정을 하지 않아 최종 무산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며 "심사를 거쳐 확정된 최종 추천 대상자가 국무회의 절차를 거치지 못해 수상이 무산된 경우는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모임은 "인권위가 시상하는 '인권상'은 인권옹호와 인권 발전에 뚜렷한 공적이 있는 인사에게 시상하는 것으로, 인권분야 최고 영예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양 할머니는 초등학교 6학년 재학 중 끌려간 강제동원 피해자이며 1992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첫 소송을 시작한 이래 올해까지 30년 동안 권리회복 운동에 기여한 대표적 인물"고 소개했다.

아울러 "2018년 대법원 승소했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이 법원의 배상 명령을 4년 넘도록 이행하지 않으면서, 한국 내 자산 강제매각 문제를 두고 한일 간 갈등의 한 축에 서 있다"며 "인권상과 서훈 수여가 무산되는 과정에 외교부가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교부는 인권위가 면밀한 심사를 거쳐 최종 추천한 양 할머니를 협의 필요 대상으로 분류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외교부가 뚜렷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대일기조에 따른 일본의 비위 상할 민감한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지원해온 임재성 변호사는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권위가 양금덕 할머니를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자로 추천했지만 외교부가 '사전협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는 "부결이 아닌 미상정이기에 서훈 여부 자체가 판단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번 주 금요일에 열릴 인권의 날 (기념식)에 양금덕 선생님이 인권상을 받지 못하시게 된 것은 확정"이라며 "일본이 불편해할까봐, 현재 논의되는 강제동원 관련 한일협의에 변수가 생길까 봐 외교 쪽과 협의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인권위라는 독립적인 기구의 내부 심사절차를 거쳐 선정한 인권상 대상자에게 국내적으로 서훈을 주는 것조차 외국의 눈치를 보아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서훈 수여는 상훈법상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재가하는 사안"이라며 "이에 대해서는 유관 부처 간 사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의견을 제출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당국자는 "서훈 수여 대상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인의 수훈을 염두에 두고 행사를 기획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상훈법상 훈장을 수여할 때 요건이 굉장히 엄격하고 까다롭다. 여러 가지 법령상 취지 등을 고려해 사전 협의가 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정인에 대한 서훈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절차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며 "상훈법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부연했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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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기각" 47.1% vs "인용" 46.7%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9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했다. 이는 보수층의 결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호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20~21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7.1%는 '기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6.7%, '잘모름'은 6.2%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인용해야 한다 44.6% ▲기각해야 한다 50.4% ▲잘모름 5.0% 등이다. 여성은 ▲인용해야 한다 48.8% ▲기각해야 한다 43.8% ▲잘모름 7.4%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대 58.4% ▲40대 56.0% ▲만18~29세 48.5% ▲30대 43.2% ▲60대 42.6% ▲70대 이상 27.1%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54.8% ▲70대 이상 52.5% ▲60대 51.7% ▲만18~29세 49.6% ▲50대 39.3% ▲40대 37.6% 순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에서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제주 57.2% ▲경기·인천 48.2% ▲서울 46.3% ▲부산·울산·경남 40.6% ▲대구·경북 40.2% ▲대전·충청·세종 39.5% 등이 뒤를 이었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세종(55.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 50.8% ▲부산·울산·경남 49.6% ▲경기·인천 48.4% ▲서울 47.5% ▲강원·제주 31.9% ▲광주·전남·전북 31.3% 순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87.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4% ▲지지정당 없음 63.5% ▲개혁신당 47.8% ▲기타정당 46.5% ▲진보당 33.9% ▲국민의힘 9.3% ▲잘모름 0%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85.0% ▲개혁신당 36.9% ▲기타정당 36.7% ▲지지정당 없음 26.6% ▲진보당 19.4% ▲더불어민주당 7.8% ▲조국혁신당 5.3% ▲잘모름 0% 순이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기각'이 '인용'보다 한계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응답이 나왔다"며 "다만 '기각해야 한다'와 '인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팽팽한 것은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결정 시 국론 분열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런 정치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핵 심판의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적 기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영향까지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우 성향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심리가 뭉치고, 이들이 여론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층도 나름대로 뭉쳐있다 보니 '윤석열 대 이재명' 양당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중의 다수는 보수층으로 보인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의도치 않게 과표집 되면서 윤 대통령 쪽으로 표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도 공수처 수사와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했으며, 2024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대·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8%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llpass@newspim.com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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