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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삶의 마지막 애도는 권리...공영장례, 보편복지 돼야"

기사입력 : 2022년12월02일 09:26

최종수정 : 2022년12월02일 09:26

서울시, 2018년 공영장례 최초 시작
유족 있어도 '돈 없어' 공영장례 선택
"1인가구 트렌드...공영장례 보편복지 돼야"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외롭게 살다가 가셨잖아요. 마지막 가시는 길이라도 쓸쓸하지 않도록 이렇게 격식을 갖춰 애도를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일 오전 승화원 2층 복도 가운데 즈음에는 하얀색으로 '그리다'라는 글씨가 적힌 갈색 팻말이 붙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9.9㎡(3평) 남짓한 추모공간에는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제단이 차려져 있었고 그 위에는 '텅 빈' 영정과 사망자의 이름이 적힌 두 개의 위패가 자리했다. 장례를 치러줄 가족이 없는 '무연고 사망자'들이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서울시립승화원에 마련된 공공추모공간 '그리다' 입구 2022.12.02 mrnobody@newspim.com

공영장례 선택, 무연고자 외에도 '경제적 이유' 많아 

2일 서울시에 따르면 무연고자 장례지원은 2015년부터 비영리 민간단체인 '나눔과 나눔'에서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첫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3년 후인 2018년 3월 서울시가 지자체 최초로 공영장례 관련 조례를 제정한 후 그해 5월부터 공식적인 '서울시 공영장례'가 시작됐다.

시는 서울시립승화원 2층에 공공추모공간 '그리다'다를 마련했고, 나눔과 나눔, 서울시공영장례팀이 장례 전 과정을 책임진다. 1인당 장례비는 180만원이며 올해 예산으로 6억 9800만원이 책정됐다.

이수연 나눔과나눔 팀장은 "간혹 지인 장례식에 왔다가 팻말을 보고 들어와 애도해주시는 시민들이 있다"면서 "그런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가족이나 지인 없는 장례였지만 고인들의 마지막 길이 마냥 외롭지만은 않았다. 이날 오전 장례는 꽤 이른 나이에 세상을 등진 두 명의 남자를 위한 자리였는데 자원봉사자 10여명 정도가 함께했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공영장례 2022.12.02 mrnobody@newspim.com

화장 후 유골 보관 방식은 타인의 유골과 한 데 '섞여서' 보관하는 '산골'이다. 유족의 동의 아래 진행된 것이다. 공영장례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장례식에 들어가는 평균 비용은 1200만원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유가족이 있는데도 공영장례를 치르는 것이 참 안타깝다" 최운종(60대) 서울시공영장례팀 장례지도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최 지도사는 3년째 서울시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를 수행 중이다. 그는 "조문객을 안 받는 무빈소 장례식을 하면 200만원 정도면 장례를 치를 수 있는데 사람들이 이를 잘 모른다"며 안타까워했다.

"지금부터 ooo 님과 ooo 님의 장례식을 진행하겠습니다" 오전 10시 장례지도사의 안내에 따라 장례가 진행됐다. 정적 속에서 고인들에 대한 소개가 시작됐고 이후 분향, 헌주, 재배까지 일반적인 장례식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장례식 절차였다. 상주가 가족이 아닌 자원봉사자라는 점을 제외하면.

◆ 공영장례 증가하는 추세..."보편복지 돼야"

추도를 마친 후, 상주들은 각기 자신이 맡은 위패를 들고 화장터로 내려가 시신이 안치된 관이 화장 기계에 들어가는 것을 지켜봤다. 그리고 1시간 반 정도 지난 후 백골이 돼 모습을 드러냈다. 옆에서 종교봉사자들은 연신 "나무아미타불"을 외며 망자의 넋을 달랬다.

큰 관에 들어 있던 시신은 하얀 가루가 돼 가로 세로 15cm 작은 나무 유골함에 담겨 상주들에게 인계됐다. 유골함에 담긴 분골을 승화원 내 유택동산에 위치한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산골함'에 붓는 것으로 이날 오전 장례는 마무리됐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서울시립승화원 내 유택동산에 위치한 '산골함' 2022.12.02 mrnobody@newspim.com

이날 상주역할을 했던 이철호 서울시복지재단 사회적고립가구 지원센터 주임은 "상상했던 것보다 체계적이고 자원봉사자들이 많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독거노인분들이 이 정도로 공영장례가 잘 이뤄진다는 사실을 안다면 훨씬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인가구, 비혼인구가 많아지는 오늘날 이와 같은 공영장례의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공영장례 건수는 2019년 417명에서 2020년 665명, 2021년도 858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는 11월말 기준 1000여명이다.

박진옥 나눔과나눔 상임이사는 "'돈이 있으면 장례 치르고 없으면 건너뛰면 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망자는 존엄한 죽음과 애도를 받을 권리가 있고, 유족과 지인은 애도할 권리가 있다"면서 "1인가구가 많아지는 추세로 무연고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앞으로는 장례가 의료보험처럼 '보편적 사회보장제도'로 편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Mrnobod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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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첫날 교황 선출 실패...검은 연기 [뉴욕 런던=뉴스핌]김근철· 장일현 특파원=새 교황 선출을 위해 7일(현지시간) 시작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 회의)에서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9시쯤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는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133명의 첫 투표에서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었다는 의미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예배당의 지붕 굴뚝에서 7일(현지시간) 밤 교황 선출 실패를 알리는 검은 색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ckim100@newspim.com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단의 3분의 2 이상 지지로 새 교황이 선출되면 교황청은 투표 용지를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우고, 아니면 검은 연기로 투표 결과를 알린다. 첫날 회의에 새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에 계속 머물면서 8일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 하루 최대 네 차례 투표해 제267대 교황을 뽑게 된다. 지난 2013년에는 다섯 번째 투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다. 콘클라베는 가톨릭 규정에 따라 교황이 선종한 뒤 15∼20일 사이에 시작한다. 콘클라베 방식의 교황 선출은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가 정립했다. 정치적 외압이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추기경들을 한곳에 몰아넣고 차기 교황을 뽑을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시스티나 성당은 19세기 후반부터 콘클라베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모든 추기경이 후보인 동시에 유권자이다.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며,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가 있는 제단 앞에서 비밀 투표를 반복한다. kckim100@newspim.com 2025-05-0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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