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액 설정에 이견 여전…바이든 "논의 진행 중" 강조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논의가 서방국들의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2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은 전날 유럽연합(EU) 27개 소속 대사들이 주요 7개국(G7)이 제시한 배럴당 65~70달러 선의 상한액을 놓고 이견을 보여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24일에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회담 참석자들에 따르면 강력한 제재를 추진해 온 폴란드, 발트 3개국(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 등은 러시아에 타격을 위해서는 배럴당 20달러 수준으로 상한액을 대폭 낮춰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폴란드 대사는 회의에서 배럴당 70달러로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안에는 서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몰타 등은 70달러 보다 낮은 수준의 상한액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유럽 남부 국가들은 그리스 등 해운업계 타격을 우려해 상한선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을 차단하자는 취지에서 가격상한제 추진 방침을 공개 천명했고, G7 및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돼 왔다.
서방국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오는 12월 5일부터 러시아 석유 해상운반 서비스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는데, 가격상한제가 합의되면 G7과 EU 및 호주는 상한선 밑으로 가격이 매겨진 러시아 석유 수출 관련 보험 및 운송 등 해상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보험과 운송 등의 분야에서 G7과 EU 국가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만큼 이번 조치가 러시아의 원유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상한액을 둘러싼 이견이 지속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서방국들의 러시아산 원유 상한액 논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지금은 우크라이나를 두고 떠날 시점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역시 기자회견에서 "G7 및 다른 파트너국들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글로벌 가격 상한제를 승인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EU는 전속력으로 제9차 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마련 중"이라면서 "러시아의 전쟁 역량을 더 약화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11.27 kckim100@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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