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한전에 2조 대출…금리 5.5~6% 수준
추가대출 규모 따라 은행권 유동성문제 제기될듯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시중은행이 연말까지 한국전력에 2조원 가량을 대출해줄 전망이다. 이는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로 한전채 발행을 자제할 것을 주문하고 은행들의 대출 지원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시장에선 한전의 은행권 대출 규모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대출 규모에 따라 은행권 유동성 문제 역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운영자금 차입을 위한 은행권 대출 1차 입찰을 최근 진행, 하나은행에서 6000억원을 빌리기로 했다. 금리는 연 5.5~6% 수준이다. 하나은행을 비롯한 은행들은 연말까지 한전에 2조원 상당을 대출할 예정이다. 은행별 대출규모는 5000억~6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신용등급 대비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 은행들 입장에서 한전 대출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 자체 분석 결과 현재까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나 예대율에도 크게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전 대출과 관련) 5000억~6000억 정도 대출 정도로는 LCR이나 예대율이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LCR이나 예대율이 문제가 된다면 모르겠지만 은행별로 분담하기 때문에 비율에 문제가 없고 한전 대출 이율도 괜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5일 발행한 4200억원 규모 한전채 2년물 발행금리는 5.7%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금융권에선 한전의 적자구조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권 추가 대출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선 한전이 실제적으로 자금이 4조원 정도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다"며 "내년 초에도 한전은 비슷한 규모로 은행권 대출에 나설 가능성이 있고 앞으로 추가 대출 규모는 더 봐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문제는 정부가 한전채처럼 은행채 발행을 제한하고 있는데다 은행권 자금 쏠림을 우려해 대출 재원으로 쓰이는 정기예금 등 수신 경쟁도 자제하라고 압박하고 있어 은행권도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는 은행권이 한전 대출을 분산해서 하기 때문에 유동성비율, 예대율 등에 문제가 없지만 (대출) 규모가 생각보다 커지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올해 3분기까지 총 21조83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적자 규모가 20조7102억원 늘었다. 증권가에선 올해 한전이 31조원 가량 영업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한전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만 23조원에 달하는 한전채를 발행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