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 "美 중간선거·中 3연임 끝나 자극 안할 것"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14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이후 미중관계는 당분간 갈등이 확산되기보다는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15일 뉴스핌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미국에선 중간선거가 끝났고 중국에선 20차 당대회를 통해 시 주석 3연임이 결정됐다"며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방을 자극할 내부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에 미중관계는 당분간 소강상태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11.15 chk@newspim.com |
김 교수는 "다만 바이든 대통령 집권 후반기에 원하는 성과가 안나고 대선이 가까워지면 다시 미중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번 미중정상회담에서는 작년 알래스카 고위급 전략대화 때보다도 험한 말이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18일 미국 알래스카주(州) 앵커리지에서 열린 'G2(미·중) 고위급 대화'는 미측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측에서 양제츠(杨洁篪)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해 '미중 간 광범위한 대립과 좁은 협력관계'를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교수는 한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인 북핵문제와 관련한 미중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북핵문제를 포함한 핵확산은 기후변화, 팬데믹과 함께 글로벌 아젠다"라며 "미중이 협력관계가 되지 않으면 풀기 힘들다. 핵확산 문제는 현재 기후변화에 대한 협력이 미진한 것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할 때 중국과 협력할 대상으로 뽑은 대표적인 이슈가 이 세 가지다. 결국 미중 협력관계가 돼야 풀릴 수 있다"며 "문제는 중·러가 북핵문제를 미국의 적대시정책이 원인이라고 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중관계가 나쁘지 않았을 때도 중국은 대북영향력이 없다고 하며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았다"면서 "결국 중국으로부터 북한문제에 대한 협력을 이끌어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래도 한국 입장에선 오늘 한중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하는데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해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끝까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정상회담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나는 시 주석에게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나 핵실험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북한에 분명히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중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양 정상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 다른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지만 북핵문제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미중이 경쟁하되 갈등은 피한다는 대전제에는 공감했지만 경제와 대만, 인권문제 등 각론에 있어서는 양측의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중정상회담에 대해 "결정적인 결전보다는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양국 간 대결 구도와 치열한 경쟁은 여전하나, 우발적 충돌은 막자는 공감대를 토대로 미중 간 소통이 재개됐다는 의미다.
애초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3시간12분 정상회담을 가진 양측은 이날 공동성명을 도출하지는 못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냉전을 원치 않는다"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정상 간 논의에 후속 조치를 이어가고, 양국 간 소통 채널을 계속 열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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