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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공포] ③북한의 핵무력 능력, 어느 단계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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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본토 타격 전략핵…한미군·주일미군 공격 전술핵 "
핵탄두 ICBM‧SLBM‧극초음속·순항미사일 전력화
전문가들 "개발단계 아닌 실전배치 운용단계 돌입"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북한 핵(核)폭주 열차에 브레이크가 없다. 북한이 30년 전인 1991년부터 핵무기 개발을 위해 대규모 핵단지를 건설하고 원자로와 재처리시설을 가동할 때만 해도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는 핵능력을 과소평가했다.

일부 국내외 전문가들만이 '북한이 정말로 핵무기를 사용하면 그때서야 북한의 핵무력을 인정할 것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장을 인정하든 안하든 간에 관계없이 북한을 이젠 핵무기 보유국으로 기정사실화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핵 공포] 글싣는 순서

1. 급박해진 우크라 전황...푸틴 핵 버튼 시나리오 5가지
2. "터지면 절멸"...러 '차르 봄바' 쏘면 4억명 사망
3. 북한의 핵무력 능력, 어느 단계까지 왔나
4. 북한의 핵 위협 진짜 의도는
5. 북한 핵위협에 목소리 높이는 '자체 핵무장론'
6. "나토식 핵공유 확장은 핵전쟁 부추길 뿐"
7. 문성묵·남성욱 "재래식 대응 한계···전술핵 재배치 불가피"
8. 양무진·김상범 "핵무장론 불가능···대화시 북핵완화, 대결 때 고도화"

북한은 멀리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핵무기인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주한‧주일 미군기지까지 언제 어디서든 타격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도 사실상 실전 배치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 전략‧전술핵무기 소형화‧경량화‧고도화‧전력화

미국 랜드연구소와 아산정책연구원은 최근 공동연구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해마다 12~18기씩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추정했다. 오는 2027년까지 151~242기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추산했다. 북한의 핵무력과 군사적 위협이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선지 오래다. 대한민국 생존을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북한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넘게 6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했으며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핵물질과 핵무기 투발수단을 밤낮없이 개발해왔다. 급기야 2017년 '핵무력 완성 선언'을 하고 5년 동안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전술핵무기에 대한 소형화‧경량화‧고도화‧전력화에 집중해왔다.

북한 당국은 노동당 창건 77주년인 2022년 10월 10일 관영매체들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지도했다"는 내용을 전격 발표했다. 북한은 "나라의 전쟁 억제력과 핵반격 능력을 검증 판정하며 적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이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진행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12일 김 위원장 현지 지도 아래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들에 작전배치된 장거리전략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북한 당국에 따르면 실전 배치된 다종화‧고도화된 전술핵무기에 대한 실제 운용 능력을 검증했다. 무기체계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9월 25일 저수지 수중발사장 전술핵 탑재 모의 탄도미사일 1발(북한 발표) ▲9월 28일‧29일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전술유도탄 각 2발씩 ▲10월 1일 KN-24 전술유도탄 2발 ▲10월 4일 개량형 '화성-12형' 준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1발 ▲10월 6일 KN-25 초대형 방사포 1발과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전술유도탄 1발 섞어쏘기 ▲10월 9일 KN-25 초대형 방사포 2발 ▲10월 12일 장거리전략 순항미사일 2발 등 18일 간 8차례에 걸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초대형 방사포와 준장거리‧단거리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등 14발을 쏘면서 사실상 '핵무력 시위'를 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2021년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제시한 ▲핵무기 소형화와 전술무기화 촉진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 내 타격 명중률 제고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 개발 도입 ▲수중·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켓 개발 ▲핵잠수함·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군사정찰위성 운영 ▲500㎞ 무인정찰기 개발 등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목표들을 단계별로 달성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2006년 10월 플루토늄으로 1kt 폭발력의 1차 핵실험 ▲2009년 5월 플루토늄으로 2~6kt 폭발력의 2차 핵실험 ▲2013년 2월 우라늄으로 6~7kt 폭발력의 3차 핵실험 ▲2016년 1월 수소탄(북한 발표) 6kt 폭발력의 4차 핵실험 ▲2016년 9월 증폭핵분열탄 추정의 10kt 폭발력의 5차 핵실험 ▲2017년 9월 수소탄(북한 발표) 50kt 폭발력의 6차 핵실험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6차례 핵실험을 통해 이미 핵무력 고도화에 어느 정도 도달한 것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 "비핵화 논의 단계 이미 지나…세계 9번째 핵보유국"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했던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전 국가정보원장)은 "북한 비핵화 논의를 할 때가 아닌 것 같다"면서 "이미 그 단계는 지났다"고 진단했다. 임 전 장관은 "북한이 내부적으로 핵과 미사일 성능 향상을 위해서 꾸준히 노력해왔다"면서 "2022년 초부터 성능 검증을 시작했으며 이번 한미일 군사훈련이 전개되면서 무력시위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용섭 전 국방대 부총장(전 한국핵정책학회장)은 "북한이 이제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2022년 9월 핵무력정책법을 만들어서 발표했다"면서 "북한은 앞으로 2~3년만 경과하면 국제사회에서 인도와 같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행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설(예비역 준장‧육사 40기) 전 육군군사연구소장은 "그동안 한미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북한이 이번에 핵무기 투발을 위한 종합적인 연습과 훈련을 수행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 전 소장은 "이번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는 실험을 넘어 종합적 작전수행 대비태세를 점검한 것"이라면서 "이 정도면 북한의 핵전력은 완전히 작전 배치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전략‧전술 핵능력을 모두 구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더 이상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전 한국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이미 상당 수준의 핵무기 표준화·경량화·다종화를 이루고 '전술핵 훈련'까지 실시하는 세계 9번째 핵보유국"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이 플루토늄탄과 우라늄탄을 다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젠 한반도 차원에서 보면 전략핵‧전술핵으로 구분하는 기준 자체가 굉장히 모호하고 무의미해졌다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전 원장은 "지금 강대국 기준으로 봤을 때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했던 15kt 핵무기 사이즈는 전술핵에 불과하다"면서 "하지만 한반도 입장에선 그게 전술핵인지 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이 오히려 더 사용 가능성이 높은 것은 히로시마 때보다 훨씬 더 작은 초저위력을 가진 1kt이나 2kt 전술핵"이라면서 "초저위력 전술핵무기들을 북한이 대량 개발한다면 한국 입장에서는 더 위협적이고 무서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1kt(킬로톤)은 TNT 1000t 폭발력이다. 전술핵탄두는 폭발 규모가 10∼15kt 수준이다.

김 전 원장은 "일단 이번 훈련을 통해 전술핵 사용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전 원장은 "핵위협을 앞세우고 서해도서를 침략하거나 재래도발을 강행할 수 있으며 핵강압(nuclear coercion)을 통해 탈취한 지역을 기정사실화하려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전 원장은 "특히 SLBM과 함께 핵잠수함 자체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고 건조를 시도할 것"이라면서 "ICBM 다탄두 기술도 고도화해 나갈 영역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 전술핵 전력화 단계…재래식 군사력 대응 불가능

북한은 최근 들어 핵무기의 기술적 고도화 개발 단계를 이미 지나 직접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전력화 단계에 왔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전략적 단계별 무력시위를 해나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미 핵항모와 함정 전력을 겨냥해 변측 기동이 가능한 핵탑재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미가 아무리 전략자산인 핵항모와 핵잠수함, 핵탑재 전략폭격기,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해 군사적 압박을 해도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어 언제 어디서든지 반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시작한 상징적인 대응으로 보인다.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북한은 한미군의 군사적 옵션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핵무장이 현실화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은 이제 제한적일 수밖에 없게 됐다. 재래식 군사력으로 북한의 핵무력을 대처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은 2019년 이후 최근 2~3년 사이에 핵무력과 탄도미사일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신형 ICBM과 신형 전술유도무기체계, 극초음속 미사일, SLBM 등 전술핵 탑재 무기와 각종 위협적인 무기를 고도화·다종화·전력화하고 있다.

무기체계 권위자인 권용수(해사 34기)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이 이젠 신형 전술유도무기에 탑재할 수 있는 전술핵을 개발하는 단계가 아니라 실전 배치해 사용할 수 있는 전력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이 제한적이라면 지금처럼 대담한 도발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이 전술핵을 KN-23·KN-24 등 신형 전술유도무기체계와 극초음속 미사일에 탑재해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왔다"고 분석했다. 권 전 교수는 "적어도 우리에게 북한 전술핵 소형화는 개발 단계가 아니라 실제 사용할 수 있다는 전제 속에 정치적‧외교적‧군사적 모든 다각적인 측면에서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그동안 전술핵무기의 전방 실전배치 계획을 밝힌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전술핵무기운용부대들'을 동원해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정 센터장은 "올해부터 북한은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무기 전방 실전 배치와 핵무기 사용을 위협해왔다"면서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전술핵무기를 이용해 남한의 비행장들과 주요 군사지휘시설, 주요 항구들에 대한 타격을 모의한 초대형 방사포와 전술탄도미사일 타격 훈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유사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일본 열도를 가로질러 4500km 계선 태평양상의 목표 수역 타격까지 감행했다"고 진단했다.

◆ 핵탑재 SLBM‧핵잠수함‧ICBM 핵다탄두 주목

그동안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미사일 발사장과 이동식발사대(TEL), 철도기동형 발사대, 고속도로, 바지선 등에서 발사를 해왔지만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발사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핵을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언제 어디서 쏠지 모르는 새로운 전술을 들고 나왔다.

북한이 공중에서 폭발시키는 '상공폭발' 개념을 많이 쓰고 있으며 핵 전자기파(EMP)도 그에 해당된다고 권 전 교수는 평가했다. 북한이 핵을 사용하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상공폭발'은 전술핵탄두 모의실험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핵무기를 상공에서 폭발시키고, 재래식 산포탄 타격을 통해 항모에 있는 통신장비를 무력화시키고, 그 다음에 정밀 타격해 항모를 침몰시키겠다는 것을 이번 훈련을 통해 보여준 것으로 관측됐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이 전통적인 핵 사용이 아닌 고도 40~50km 이상에서 핵탄두를 기폭시켜 핵 EMP를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핵을 사용한다면 재진입체 기술의 어려운 문제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의 핵 경량화와 소형화 기술은 신뢰성과 고도화가 남아 있지만 ICBM을 포함한 대부분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권 전 교수는 "지금 시점에서 보면 북한이 현재 갖고 있는 전술핵으로도 남측과 주한‧주일 미군을 충분히 위협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특히 권 전 교수는 "미국과의 협상력 제고를 위한 화성-17형에 탑재할 초대형 핵탄두와 다탄두(MIRV) 개발은 2021년 1월 노동당 8차대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중핵적인 구상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권 전 교수는 "한미가 빨리 북한의 핵무력은 개발 단계가 아니라 이젠 실제 운용 부대들이 전술핵을 실전 배치해 전력화 단계에 들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추구는 전술핵이 아니라 다탄두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은 미 항모 전력을 비롯해 대상에 맞게 목표를 설정해 핵무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경량화·소형화·다종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은 이제 핵무기를 개발하는 단계가 아니다"면서 "핵무기를 전력화하고 모의훈련을 통해 신뢰성과 전투력을 검증하는 단계에 와 있다는 측면에서 북핵 대응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기술이 있느냐 없느냐, 또는 개발 단계에 있다는 소모적인 논쟁은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미 군사 정책통이며 군 전략‧전술 전문가인 전인범(육사 37‧예비역 육군 중장) 전 특전사령관은 "북한이 해마다 몇 개씩을 만들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정신없이 핵무기 보유고를 늘리기 위해 매진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미 핵실험을 몇 차례나 한 나라다. 핵무기를 만들 인프라는 완전히 다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전 사령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술핵무기를 완성했다고 직간접적으로 표현했고,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강한 어조로 얘기했다. 능력과 의지를 다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 전 사령관은 "핵무기를 한반도 내에서 쓰겠다는 건데 발사하면 180초, 3분 이내에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표적을 때릴 수 있다"면서 "한국형 3축 체계만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고 새로운 군사·안보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두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SLBM 사거리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추정으로 북극성-1호는 최대 사거리를 1200km로 보고 있다. 북극성-2형은 2000km, 북극성-3형은 2000km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극성-4ㅅ형은 3000~4000km, 북극성-5ㅅ형은 4000~5000km로 보고 있다. 2022년 4‧25 열병식에 등장한 북극성-5ㅅ형보다 훨씬 더 커진 신형 SLBM은 사거리가 많이 늘어났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중국 SLBM JL-2(쥐랑-2)의 사거리 7000~8000km 정도 수준으로 추정했다.

◆ "북한 '핵 기차' 돌아올 수 없는 다리 건너 질주"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김 위원장이 달성했다'고 부각하면서 '지난 3월 24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열병식 보도 기사에서 특별히 소개한 신형 ICBM '화성-17형'을 주목한다. 올해 4‧25 열병식에서는 사진상으로 최소 4기 이상이 등장했다. 북한이 화성-17형 추가 양산체제를 갖췄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2017년 11월 첫 시험발사 뒤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ICBM '화성-15형'은 최소 4기가 열병식에 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직경 600㎜ 발사관 4개가 장착된 사거리 400km의 초대형 방사포 차량 대열도 이어졌다. 북한은 2016년 "핵탄두 소형화‧경량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이 2006년 핵실험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 역량을 개발해온 만큼 핵탄두 소형화 역량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은 그동안 저위력 소형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공언해왔으며, 지난 6차례의 핵실험이 1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성공적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북한의 기술 역량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미국이나 러시아 수준에 아직 이르지 못했지만 자신들이 보유한 미사일에 장착할 정도의 소형 핵탄두는 보유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약 500~600kg의 탄두를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미들버리국제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이미 2016년 핵실험에서 핵 소형 장치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탄두 지름이 약 60cm 정도로 보였고, 이는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KN-23, KN-24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 소형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과 일본 내 미군을 공격할 수 있는 '스커드 미사일' 역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봤다.

루이스 소장은 "미국에 대해 핵 억지력을 보유하는 한편 유사시 한국과 일본 주둔 미군 병력을 선제 타격할 수 있는 전술 핵무기 역량도 보유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루이스 소장은 김 위원장이 2021년 1월 노동당 대회 연설에서 북한의 우선순위 과업으로 '전술핵 무기 개발로의 전환'을 언급했고, 이는 북한이 최근 제시해온 핵전략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격 공개한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전술 유도무기체계도 주시해야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 운용체계가 일선 최전방 전술제대까지 내려왔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그동안 핵무기를 전략무기 차원에서 따로 전략군에서 중앙 통제를 했다. 하지만 실제 싸우는 전술제대까지 전술핵을 운용하는 개념 자체가 바뀐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술핵탄두도 소형화하고 폭발력도 줄여 전술제대에 맞춰 변형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 군이 북한 핵무력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계속 준비하면서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의 핵전략은 약소국형 '억제'에서 강대국형 '핵전투', '대남 선제 핵사용 불사'로 진화되고 있다"면서 "2022년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가 채택한 '핵무력 정책 및 법령'은 북한 핵전략의 진화 내용을 총정리하면서 다시 한 번 세계를 향해 핵강국 입지를 선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원장은 "상대가 핵을 먼저 사용하든 안 하든 위험이 임박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나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을 핵사용 표적으로 적시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의 '핵 기차'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질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jw86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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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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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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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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