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던 30대 남성, 보상거부 불복소송 1심 승소
"질병-백신 접종 인과관계 있어"…질병청은 항소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뒤 뇌질환 진단을 받은 30대 남성에게 정부가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작용 피해 보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A씨가 "예방접종 피해보상신청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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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의료진이 주사기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채우고 있다. 2021.02.26 photo@newspim.com |
A씨는 지난해 4월 29일 코로나19 예방접종으로 AZ 백신을 투여받았다. 그는 다음날 발열 증상이 나타났고 이틀 뒤에는 양다리가 저리고 부어오르거나 어지럼증이 발생해 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A씨는 뇌내출혈과 대뇌해면기형 진단을 받고 다리저림과 관련해서는 단발 신경병증 진단을 받았다.
A씨의 가족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진료비 337만여원과 간병비 25만원을 피해보상으로 신청했으나 질병관리청은 같은 해 12월 28일 코로나19 예방접종피해보상 전문위원회를 개최한 뒤 'A씨의 질병과 예방접종의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이에 A씨는 질병청의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지난 2월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심리 결과 "원고의 증상 및 질병과 이 사건 예방접종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질병청의 처분을 취소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예방접종 이전에는 매우 건강했고 신경학적 증상이나 병력도 전혀 없었다"며 "원고는 예방접종 바로 다음날부터 두통, 발열 등 증상이 발생했고 이는 피고가 백신 이상 반응으로 언급한 증상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뇌 MRI 결과 원고에게 해면상 혈관기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는 했으나 정확히 위 혈관기형이 언제 발생했는지는 알 수 없고 예방접종 전에는 그와 관련된 어떠한 증상이 발현된 바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 후 비로소 이상증상이 발현됐다면 다른 원인에 의해 발현됐다는 점에 대한 상당한 정도의 증명이 없는 한 만연히 해당 증상 및 질병과 백신 사이에 역학적 연관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질병청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