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정기 인사 앞둔 신세계그룹
발암물질 검출 논란 스타벅스에 주목
미국 방침 고수하며 신세계 영향력 적어
감사·고발 잇단 리스크에 입김 커질 듯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신세계그룹의 정기 임원이사 일정이 다가오면서 관심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SCK컴퍼니(옛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쏠리고 있다.
발암물질 검출 논란으로 신세계그룹이 내부감사에 착수한 데 이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까지 당하면서다. 지금까지 미국 스타벅스의 운영방침을 고수하면서 이번 논란으로 신세계그룹의 영향력이 더 확대될지 관심이 높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매년 10월경 단행하던 정기 임원인사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신세계그룹 인사의 관심이 이마트의 자회사가 된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다.
송호섭 SCK컴퍼니 대표이사 [사진=스타벅스] |
이마트는 지난해 7월 미국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 17.5%를 추가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랐다. 이마트가 보유한 지분은 기존 지분 50%를 포함해 모두 67.5%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 법인명을 SCK컴퍼니로 변경하고 이마트 연결기준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다만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와 매장 로고, 운영방식은 미국 스타벅스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의 경영권을 얻었지만 스타벅스는 여전히 미국 본사의 운영 방침을 따르고 있어 신세계그룹이 경영에 개입하기 힘든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인 송호섭 대표도 2019년부터 4년째 대표를 맡고 있다.
하지만 올해 변수가 생겼다. 스타벅스는 올해 들어 잇단 논란에 휘말리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4월 종이빨대에서 휘발유 냄새가 난다는 민원으로 물량을 전량 회수한 바 있다. 또한 지난 5월 부실한 샌드위치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지난 7월 여름 프리퀀시 증정품인 '서머캐리백'에서 유해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되며 직격탄을 맞았다.
운영방침은 미국 스타벅스의 방식을 따랐지만 스타벅스코리아는 "신세계가 지분을 인수한 뒤 변했다"는 여론의 지적을 받았다. 올해 마케팅 슬로건으로 내건 '좋아하는 걸 좋아해'가 대표적이다. 스타벅스를 즐겨 이용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기존 스타벅스에서 느끼던 감성과 차이가 난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소비자들 불만에 스타벅스코리아도 마케팅 문구를 점차 줄여나갔다.
폼알데하이드 유출로 신세계가 스타벅스코리아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는 해당 논란으로 지난달 내부조사에 착수했다. 스타벅스 내부 조직과 인사시스템까지 모두 들여다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고객과 임직원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으며 이번 스타벅스 논란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스타벅스의 조직과 인사, 업무 방식 등 전반에 대한 철저한 내부 조사도 진행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의 모습. 2022.01.07 hwang@newspim.com |
여기에 이달 초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송호섭 대표를 소비자기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스타벅스는 발암물질이 검출된 이벤트 상품 '서머 캐리백'을 사용한 뒤 피부 질환을 호소하는 고객들에게 한 달 가까이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며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신세계가 스타벅스코리아의 내부 조사에 착수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중간결과는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선 이번 논란을 계기로 신세계그룹이 이미지 타격 뿐만 아니라 충성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강력한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코리아 내부 감사 결과에 관심이 높다"며 "신세계그룹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내부 인사가 이동할 수 있는 여지도 크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