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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선의 7번국도를 따라]② 협업·생태어로의 정수 울진 후포항

기사입력 : 2022년08월03일 18:00

최종수정 : 2022년08월03일 18:00

바다 '총유자산' 체계적 관리...노반회·짬계 등 자치조직 '탁월'
최초의 동력선 발상지...동해안 어로기술 혁명의 현장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햇살보다 더 투명한 은빛 멸치 떼. 그물을 당기는 어부의 손놀림이 빨라진다. 새벽녘 차가운 바닷바람을 몰고 바다로 떠났던 어부들의 근육질 팔뚝이 팽팽하게 당겨진다.

「어∼이 날 배야/ 어∼이 날 배야/ 어∼허 날 배야/ 어∼허 날 배야/ 어∼이 날 배야/ 어 ∼이 소다/어∼이 날 배야/ 어∼이 조오타/ 어서 많이 돈 벌어 가지고/ 노리야 당겨라/ 에∼이 날배야/ 고향산천에/ 에∼이 날배야/ 에∼이∼앗싸/ 에이앗싸/ 마이도 얽끌렸다/ 아이그 빨리 당기자/ 빨리 당겨라/ 어여어 어여어〈중략〉」

울진의 최남단 후포항과 평해 거일리 일대 해촌에서 전승되는 '그물당기기' 노래의 한 구절이다.

그물당기기는 노동요이다. 거친 바다에 맞서 질기고 빛나는 노동으로 삶을 영위하고 꿈을 가꿔 온 뱃사람들의 삶의 곡절이 고스란히 배어나온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남쪽 관문으로 대표적 해양관광명소이자 동해안 수산자원의 보고인 울진 후포항.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후포의 본래 이름은 '휘라포(輝羅浦)'이다. '비단처럼 빛나는 포구, 갯마을'의 뜻이다.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후포 앞바다처럼 속살이 투명하게 비치고 비단결처럼 맑고 부드러운 이름은 '후리포'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한자어 표기도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후포(后浦)'로, 또 다른 온라인판 사전은 '후포(厚浦)' 따위로 혼용해 기록하고 있다.

'후리포'는 1960년대 후포 앞바다를 풍미했던 멸치떼로부터 연연한 것으로 짐작된다.

해류를 따라 백사장에 연접해 이동하는 멸치떼의 습성을 반영해 발달한 어구와 어법이 '후릿그물'이다.

후포항에 질긴 삶을 풀고 평생 바다와 살아 온 어민들은 "물 반 멸치 반"이라는 말로 1960년대 당시 후포항을 기억한다.

'후리포'라는 마을 이름도 당시 성행했던 '후릿그물', 한자어로는 '휘리(揮罹)'로 표기된다.

'후릿그물'이 '휘리(揮罹)'라는 명칭으로 자주 등장하는 시기는 조선 후기부터였다.

1908년에 발행된 '한국수산지 韓國水産誌' 제1집에는 각종 어구의 설명에서 '후릿그물'을 지예망(地曳網:地引網)이라고 들고 그 밑에 '휘리망'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전자는 일본식 명칭이다.<민족문화백과사전 참조>

1950~60년대의 울진 후포항[사진=남효선 소장]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후포항은 1970년대 들어 포항제철의 원료 출하와 포항항의 대체항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이 본격화 됐다.

1970년 연안화물 및 여객수송을 위해 제2종 어항으로 지정되고, 1986∼1994년 사이에 물양장을 축조했으며 1993년까지 방사제를 축조.보강해 1993년 연안항으로 개칭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국제마리나항만 조성으로 동해안 최고의 해양레저관광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후포항. 2022.08.03 nulcheon@newspim.com

1980년대 들어 동해안의 특산물인 '울진대게'와 '울진붉은대게' 주산지로 자리잡았으며, 동해안 해양생태계 보고인 '왕돌초'를 품은 항구로 동해안 최고의 항구도시로 발달했다.

최근에는 국제마리나항만이 조성되면서 해양레저관광의 요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 멸치후리는 그물과 노동력이 빚은 생태 어로의 정수

후포항에서 현재도 이뤄지는 전통 어로행위는 협업노동의 정수를 보여준다.

후릿그물을 이용한 멸치잡이 또한 전형적인 협업노동체계를 갖춘 어로양식이다.

후포항을 비롯 울진 해촌의 전역에서 왕성하게 행해진 '멸치후리'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행해진다.

하나는 갯가(불가; '불'은 백사장을 일컫는 울진지방 방언)'로 떼 지어 이동하는 멸치 떼를 순전히 그물과 노동력만으로 뭍에서 끌어올리는 방식이며, 또 한 가지는 이동하는 멸치 떼를 좇아 두 척의 배로 그물을 당겨 잡는 방식이다.

울진 해촌에서는 '뭍에서 당기는 멸치후리'가 성행했다.

멸치후리는 주로 보리가 팰 무렵인 5∼7월에 걸쳐 행해진다. 이 무렵에 멸치 떼가 무리를 지어 북상하기 때문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해촌의 협업 어로 정수를 보여주는 '후릿그물당기기' 시연.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멸치 떼가 출현할 시기면 '물살과 물때를 잘 식별할 수 있는 어부'인 '망잽이'가 이른 새벽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망산(望山)' 에 오른다. 당시의 망산은 현재 후포항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는 '등기산'이다.

이때쯤 마을 주민들은 '멸치를 퍼 담을 온갖 도구' 를 들고 갯가로 뛰어나갈 준비를 한다. 이윽고 멸치 떼가 은빛으로 반짝이며 북상하면 망잽이가 "후리야"라고 소리치며 마을 주민들을 모은다.

이 때 마을 장년들이 '새쪽(북쪽)'과 '마쪽(남쪽)'으로 펼쳐놓은 그물을 당길 채비를 갖춘다.

망잽이가 마침내 "후리다 당겨라"고 소리치면 주민들이 떼를 지어 후릿그물을 당겨 올린다.

후릿그물을 당길 때는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그저 마을주민이면 누구나 그물당기기에 한 품씩 힘을 보탠다.

아낙들과 아이들은 '양재기'니 '자배기', '소쿠리', '함지' 따위를 들고 멸치 떼를 퍼 올린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협업노동의 진수'가 축제처럼 펼쳐지는 것이다.

금세 유월의 뜨거운 백사장은 은빛으로 반짝이는 멸치 떼로 뒤덮인다. 한바탕 멸치후리가 끝나면 마을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싱싱한 멸치를 한 아름씩 안거나, 머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간다.

후포 항에서 멸치후리 망잽이로 평생을 바다에서 보낸 김순길(87, 후포면 후포리)씨는 "전통적 방식인 멸치후리는 60년대 후반까지 성행했다. 멸치후리는 한 마을의 주민들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노동이자 흡사 마을주민들이 함께 펼치는 한바탕 신명나는 축제와 같았다"고 회고했다.

후포 앞 바다를 평생의 삶의 터전으로 가꿔 온 후포항 사람들은 생업을 위한 바다와의 오랜 투쟁과정에서 자연을 읽는 방법을 스스로 몸에 익혀온 셈이다.

경북 울진 후포리의 신석기 유적[사진=뉴스핌DB] 2022.08.03 nulcheon@newspim.com

◆ 후포항은 울진지방 가장 오래된 선사시대 유적군

후포항에는 검푸르게 날 세운 바다와 이를 딛고 자신의 생존과 후손의 번창과 마을의 항구적 존속을 위해 숱한 날을 힘든 노동으로 버텨온 선인들의 강인한 생명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후리포는 울진의 북쪽 관문인 죽변항과 함께 울진을 상징하는 대표적 항구이다.

또 예부터 울릉도와 독도 그리고 일본을 잇는 동해안의 거점 항이자, 나아가 동북아와 환태평양 그리고 시베리아를 잇는 물류 항으로 중요한 지정학적 기능을 가진다.

특히 후포 항은 울진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선사시대 유적군이 존재하는 곳이다. 신석기 유적군인 '후포리유적'이 그것이다.

까마득한 선사시대 고대인들이 그러했듯이 후포항 등기산 일대에 삶의 보금자리를 튼 울진지방의 선조들도 갯가의 구릉과 산등성이에서 뿌리를 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대표적 해양관광명소인 후포항의 등기산 공원.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후리포에서 신석기시대 유물이 발견된 곳은 후리포항을 북서로 감싸고 있는 '후포 등기산'일대이다.

후포 등기산 일대에서 발견된 신석기 유물의 성격은 '선사인들의 집단매장지'이다.

후포선사시대 유적이 세간의 시선을 끄는 것은 '붉은 색(朱)을 칠한 유골이 대거 발굴'됐기 때문이다. 이를 학계에서는 "선사인들의 신앙의 표출방식"으로 해석하고 "벽사(僻邪) 의식이 행해졌을 것"으로 비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사회에서 '붉은색'은 '잡귀를 쫒는 벽사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 전문 학계는 후포리 집단묘의 특징으로 '세골장의 집단매장 양식'을 든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매장방식은 지금까지 다른 유적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울진지역만의 독특한 묘제라고 설명한다.

후포리 유적발굴보고서에 따르면 마제돌도끼 130여점을 비롯 '구두주걱모양의 장신구' 등 170여점의 유물이 발굴됐다. 또 이곳에서 발굴된 '돌도끼류'는 넓적하고 길이가 긴 형태로 신석기시대 유물에 비해 매우 독특한 형태로 확인됐다.

울진군은 구석기유적군이 발견된 등기산 정상에 전시관을 건립해 역사관광 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 동해연안 어로기술 혁명의 현장....최초의 동력선 발상지

이른바 해촌의 생태적 특성에서 주목되는 것은 '민속기술의 개발과 축적'이다.

바다를 극복하는 일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람의 생태와 물길의 흐름을 체득하는 일'이다. 때문에 해촌 주민들은 선조의 선조들이 축적해 놓은 어로기술관행을 중요한 기술체계로 정착시켰다.

어민들은 바람의 생태를 민속기후학적 지식체계로 가다듬었으며, 물길의 흐름을 시간별, 기후별, 계절별로 체계화시켰다.

어민들은 1월에서 6월까지 부는 바람을 '샛깔'로, 3월에서 5월까지 부는 바람을 '마깔(갈바람)'로 구분했으며, 5월에서 7월까지 부는 바람을 '하늬바람', 10월에서 11월까지 부는 바람을 '샛바람'으로 나눴다.

또 육지에서 바다로 부는 바람을 '들바람'으로 정교하게 나눠 바람의 성질에 따라 배를 띄우고 그물을 놓고 먼 바다까지 고기잡이를 나갔다.

어민들은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물을 '맞물',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물을 '썰물'로, 밖에서 안으로 흐르는 물을 '들물', 안에서 밖으로 흐르는 물을 '날물', 안에서 동북으로 흐르는 물을 '새밥물', 안에서 동남으로 흐르는 물을 '마밥물'로 나누고 제자리에서 회오리처럼 뱅뱅 도는 물은 '수샛물'로 부르며 그 때마다의 고기떼의 이동을 인지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수산자원 보고이자 대표적 해양관광명소인 후포항의 '울진대게' 공매 모습.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동해연안의 작은 포구였던 휘라포를 동해안 최고의 항구로 탈바꿈시킨 것은 1940~60년대에 걸쳐 성행한 '정어리바리'이다.

정어리는 군류성, 온류성 어족이다. 기록에 따르면 정어리 잡이가 한창이던 1940~60년대 후포항에는 무려 7개소의 정어리공장이 있었다. 정어리는 두만강의 얼음이 풀려 흙탕물이 남으로 흐르면 이를 좇아 무리지어 남하한다.

이때쯤이면 후리포의 경험 많은 어민들은 한반도의 최북단인 청진, 서수라까지 범선을 끌고 정어리바리에 나섰다.

후포사회의 주민 자치 최고의결기구인 '노반회'의 어른들은 " 당시 10월 무렵 한 떼의 범선 선단이 황포 돛대를 펄럭이며 갈바람을 타고 정어리바리를 위해 북상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당시 정어리 잡이에 사용된 그물은 '정어리유자망'이었으나 60년대 이후 '건착망'으로 변환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대표적 해양먹거리 관광명소인 후포항의 명물 '등기산스카이워크'. 2022.08.03 nulcheon@newspim.com

60년대 말, 후포항과 죽변항에서 '바다를 뒤흔드는' 혁명적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아이노꼬(일본어로 혼혈아라는 뜻)'로 불리는 동력선의 출현이 그것이다.

이 동력선은 죽변항 출신의 이름 난 배(船) 도목수인 '윤희원'이 종래의 범선에 발동기를 설치하고 '아이노꼬(혼혈아)'라 명명했다.

아이노꼬의 출현으로 어민들은 일 년 내내 바다에 나갈 수 있었다. 이른바 '어선 이노베이션'을 일으킨 것이다.

윤희원이 제작한 조선범선에 발동기를 단 '아이노꼬'는 동해안을 장악한 뒤에 바람처럼 내달아 남해안마저 울진 산 동력선으로 집어삼켰다.

후포항과 죽변항을 살찌운 '정어리바리'는 60년대 꽁치의 출현으로 '꽁치바리'와 '오징어바리' 시대를 맞는다.

이어 2000년대부터 후포항은 '울진대게'와 '울진 붉은 대게(홍게)'의 주산지로 전국의 시선을 모으며 '동해안 해양 거점도시'로 우뚝 선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군의 대표 먹거리축제인 '울진대게.붉은대게 축제'.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달이나 쿵쿵 달넘세/물레 실실 감아라...'달넘세' 여성대동놀이 신명판

거친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민들은 바람의 신인 '영등신'을 창조했으며 바다를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믿어온 '용신'을 섬겼다.

어민들은 생업주기와 세시풍속을 절묘하게 섞어 '영등굿'과 '벨신굿(동해안별신굿)'이라는 탁월한 마을 축제를 탄생시켰다.

후포항을 비롯하여 울진의 해촌에서는 지금도 종합예술축제이자 해촌 문화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동해안별신굿(별신 또는 벨신)'이 3년 혹은 5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연행되고 있다. 많은 비용이 들지만 별신굿의 연행은 여전히 해촌 주민들에게는 생업과 직결된 의례로 자리 잡고 있다.

'달넘세'는 울진지방 해촌에 전승되는 여성중심 집단놀이이다.

음력 이월 초 하루부터 보름에 이르는 기간은 해촌 여성들이 고된 노동의 일상를 털고 꿀맛같은 휴식과 놀이에 들어가는 기간이다. 농촌으로 치면 농한기인 셈이다.

이 무렵 후포항을 비롯 울진 연안 해촌의 여성들은 '불가(백사장)'에 나가 '산지(송아지)띠기'나 '남대문열기' 와 같은 단락을 가진 '달넘세' 놀이를 즐겼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후포항을 비롯 경북 울진 해촌을 중심으로 전승되는 여성중심 대동놀이인 '달넘세'.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달넘세는 이처럼 울진지방 해촌의 미역생산 노동을 반영한 전통놀이이자 음력 이월 보름 이후부터 시작되는 여성들의 고된 노동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여성 노동해방 축제'이기도 하다.

울진 해촌에서 전승되는 '달넘세 놀이'는 '달넘세', '대문열기', '산지띠기', '기줄댕기기', '난장' 등 다섯 개의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정월 보름과 이월 영등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해촌마을의 대동놀이를 한양명 교수(민속학)는 '여성, 용과 달의 축제'로 명명했다.

이들 여성대동놀이는 울진지방에서는 '달넘세'로, 영덕지방에서는 '월월이청청'으로, 남해안 지역에서는 '강강수월래'로 전승되었으며, 각기 독특한 놀이구조를 띠고 있다.

울진해촌의 '달넘세'는 노랫가락 또한 '빠른 자진모리' 양식이어서 숨이 턱까지 찰만큼 매우 격동적이며 빠른 몸짓으로 펼쳐진다.

달넘세는 인근 안동이나 영덕지방에서 전승되고 있는 '지에밟기'나 '월월이청청'과 같은 강강술래유형의 여성대동놀이로서 울진지방에서는 평해 직산리, 거일리 등 주로 해촌에서 왕성하게 전승되고 있다.

몇 해 전 필자는 지역 여성들이 주도하는 '달넘세' 놀이를 복원해 울진군의 대표적 먹거리축제인 '울진대게.붉은대게축제' 상설 프로그램으로 정착시켰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후포항의 '백년손님 벽화골목'.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해촌마을은 바다라는 '총유자산'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노반회'와 '짬계' 등 마을자치조직을 자생적으로 구성해, 마을공동어로 규칙을 세우고 공동생산과 공동분배라는 정치·경제적 자치관행을 정착시켰다.

때문에 해촌의 자치규범은 농촌의 그것보다 월등히 뛰어난 자치관행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 해촌에서 탁월한 자치관행이 정착된 것은 토지의 사적소유 개념이 강한 농촌에 비해 해촌을 떠받치고 있는 물적 토대가 무소유의 바다라는 점, 곧 바다라는 공유자산의 개념에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닐까.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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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난동' 첫 선고 2명 모두 실형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전후인 지난 1월 18∼19일, 서부지법에서 발생한 난동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95명 중 2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재판장 김진성)은 14일 오전 특수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와 소모 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김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소모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날 선고는 서부지법 난동 사태 발생 4개월여 만에 나온 첫 선고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3년, 소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지난 1월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유리창과 벽면이 파손되어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사진=뉴스핌 DB] 선고는 김 씨부터 진행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특수건조물 침입, 공용 물건 손상, 특수 공무집행 방해"라며 "피고인이 증거에 관해서 자백하고 있고 보관 증거가 있어서 유죄로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은 다중위력을 보인 범행이고, 범행 대상은 법원"이라며 "피고인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사건에 연관되었고, 당시 발생한 전체 범행의 결과는 참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법부의 영장 발부 여부를 정치적 음모로 해석 규정하고, 그에 대한 즉각적인 응징, 보복을 이뤄야 한다는 집념과 집착이 이뤄낸 범행"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사건은 공동 범행이 아니라 단독 범행이기 때문에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서만 평가한다"면서도 "다중의 위력을 보였다는 부분은 범죄사실에 포함되므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벽돌 등을 던져, 법원 건물 외벽 타일을 깨뜨렸고, 법원 경내로 들어가 침입했다"며 "법원 내부 진입을 막고 있던 경찰관들을 몸으로 밀어 폭행했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 태도를 보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초범인 점, 그밖에 양형 제반 사항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에 처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소 씨의 선고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백하고 있고 보관 증거 있어 유죄"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법원 경내로 들어간 다음 당직실 유리창을 통해 건물 1층 로비까지 들어가 침입했다"며 "화분 물받이로 창고 플라스틱 문을 긁히게 하고, 부서진 타일 조각을 던져 법원 건물 외벽 타일을 손괴했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으로 보이고, 우발적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초범인 점, 그밖에 양형 제반 사항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처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고에 앞서 재판부는 "어제 딸에게 산책하며 '아빠가 어려운 사건을 선고한다'고 했더니 '이재명 사건이냐, 윤석열 사건이냐?'고 묻더라"며 "더 어려운 사건이 있겠구나 싶었지만, 결단과 선고 순간에는 어렵고 쉬운 사건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판결문을 머릿속으로 썼다가 지웠다 수없이 반복했다. 오늘 선고를 할지 말지도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선고가 정답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결정과 결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 선고가 피고인의 남은 인생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남은 생은 피고인 본인답게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사건과 같은 날 있던 전체 사건을 포함해 법원, 경찰 모두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며 "그날 직접 피해를 본 법원, 경찰 구성원분들과 지금도 피해를 수습할 관계자분들 노고에 감사하다. 기자들을 포함해 지금도 피해를 수습하는 과정인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어려운 시기에 시민들께서 사법부뿐 아니라 경찰, 검찰, 법원 전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 2025-05-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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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500홈런…한화 12연승 끝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SSG가 7연승 중이던 NC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간판타자 최정의 KBO리그 첫 통산 500홈런을 자축했다. SSG는 13일 NC와 인천 홈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11일 KIA와 더블헤더부터 3연승을 달린 SSG는 NC를 제치고 4위 삼성과 승차 없는 5위에 올라섰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SSG 최정이 13일 NC와 인천 홈경기에서 6회말 500호 홈런을 날린 뒤 포즈를 취했다. [사진=SSG] 2025.05.13 zangpabo@newspim.com 최정은 0-2로 뒤진 6회말 2사 1루에서 NC 선발 라일리 톰슨의 6구째 시속 135㎞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기는 시즌 5호 110m 동점 투런포를 쐈다. 500홈런이기에 앞서 삼진 10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톰슨에게 일격을 가한 귀중한 한 방이었다. SSG는 곧 이은 7회초 서재철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2-3으로 뒤졌으나 8회말 대거 4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박성한의 볼넷과 최정의 내야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한유섬의 2루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라이언 맥브룸이 고의볼넷을 얻어 만든 무사 만루에서 최준우의 역전 2타점, 1사 후 정준재의 쐐기 1타점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류현진. [사진=한화] 한화는 두산과 대전 홈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3-4로 졌다. 12연승이 중단된 한화는 이날 4연승한 LG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두산은 3-3으로 맞선 연장 11회초 강승호의 볼넷 후 대주자로 나간 전다민을 1루에 두고, '1할 타자' 임종성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려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반면 한화 선발 류현진은 6이닝을 6탈삼진 6안타 1실점으로 막았지만 팀에 승리를 안기지 못했다. 한화는 1-1로 맞선 6회말 무사 만루에서 노시환이 투수 앞 병살타로 물러난 게 뼈아팠다. 연장 11회말에는 노시환의 안타 후 대주자로 나간 이상혁이 채은성의 삼진 때 2루 도루에 실패했다. 이날 두 팀은 한화가 8명, 두산이 6명의 필승조 투수를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삼성 르윈 디아즈가 13일 kt와 대구 홈경기에서 5회시즌 16호 투런홈런을 날린 뒤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사진=삼성] 2025.05.13 zangpabo@newspim.com 수석·투수·타격 코치를 교체한 삼성은 kt와 포항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 최근 8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은 2회말 1사 만루에서 구자욱이 2타점 중전안타로 2-0을 만들었고, 5회말에는 홈런 선두 르윈 디아즈가 시즌 16호 우월 투런홈런을 날려 4-0으로 달아났다. 삼성 선발 이승현은 5이닝을 5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5연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반면 kt는 6연패에 빠졌다. 오스틴 딘. [사진 = LG] 잠실에선 LG가 키움을 9-6으로 따돌리고 4연승을 달렸다. 초반 6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6으로 동점을 내준 LG는 7회말 오스틴 딘의 솔로 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오스틴은 1회에도 선제 솔로홈런을 날려 한 경기 2홈런을 기록했다. LG는 8회말에는 홍창기와 문성주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그러나 LG는 이날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기도 한 붙박이 톱타자 홍창기가 9회초 수비 중 다리를 크게 다쳐 웃을 수 없는 하루가 됐다. 김도영. [사진 = KIA] 광주에선 KIA가 김도영의 결승 2루타를 앞세워 롯데를 4-1로 꺾었다. KIA는 5회말 한승택과 박찬호의 안타로 만든 2사 1,2루에서 김도영이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렸고, 최형우가 중전 적시타를 날려 3-0을 만들었다. 8회말에는 김도영의 좌전안타와 볼넷 2개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변우혁의 유격수 병살타 때 1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KIA 선발 김도현은 5.1이닝을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 2승(2패)를 올렸다. zangpabo@newspim.com 2025-05-13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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