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교육부-유치원 학부모 간담회 개최
장 차관 "입학 연령 앞당기면 사교육 감소할 것"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만 5세 초등학교 취학연령 하향 학제개편 방안에 대해 교육계와 학부모의 반발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학부모 간담회를 개최하며 학부모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개편안을 철회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교육부는 정책 폐기보다 논의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교육책임제 강화 관련 유치원 학부모 간담회를 열었다. 전날 개최된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학부모단체의 간담회에 이어 현장 의견을 수렴한다는 취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학연령 하향과 관련해 열린 유치원 학부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학제 개편안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발 움직임이 커지자 학부모단체, 교원단체, 전문가 등과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2022.08.03 yooksa@newspim.com |
장 차관은 "교육개혁을 위해 유보통합과 초등전일제, 초중등교육과정 개편, 고교체계개편, 대입제도 개편, 대학 경쟁력 강화까지 국정 과제들이 하나로 연결돼 추진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 시작점에 있는 유아초등교육에서 교육과 돌봄의 통합을 실현하기 위해 하나의 수단으로 취학연령 조정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 발표한 학제개편안은 본격적 논의를 시작하기 위한 제안사항이며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한 출발점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박 부총리는 학부모와의 간담회에서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폐기될 수 있다"며 폐기 가능성까지 시사했지만, 이날 장 차관은 "결론적으로 시기상조이고 득보다 실이 많아 지금 시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 나오면 그것조차 받아들이겠지만, 저희 생각과 취지를 반영한 구체적인 방안을 조만간 내놓고 학부모와 전문가의 의견 수렴을 통해 공론화해보겠다"고 말했다.
정책을 철회하기보다 의견 수렴을 통한 정책 공론화를 지속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경기·인천 소재 유치원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교육과정이 유아 발달 단계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만 2세·만 4세 두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김정숙 씨는 "유아 중심과 놀이 중심의 개정된 누리과정이 운영된 지 3년도 채 안됐는데 그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40분 동안 수업을 듣는 것은 어려워보인다"며 "교육과정이 하루아침에 개정되지 않는데 만 5세 아이들이 실험 대상처럼 과도기 동안 어려움을 겪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 차관은 "현재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있는데 입학 초기에 학교 적응 활동을 강화하는 내용이 있고 학습 내용도 놀이나 체험 활동 중심으로 재구조화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돌봄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방과후프로그램이나 돌봄 프로그램이 양질 측면에서 부실한 점이 있다"며 "돌봄을 학교보다 교육청 단위로 높여 지원체계를 갖추고 저녁 8시까지 돌봄을 확대하면서 질적 수준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학연령 하향과 관련해 열린 유치원 학부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학제 개편안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발 움직임이 커지자 학부모단체, 교원단체, 전문가 등과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2022.08.03 yooksa@newspim.com |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하향하면 사교육 시작시기도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초등학교 1학년과 2018년생인 두 자녀를 둔 김성실 씨는 "입학 연령을 낮추면 더 일찍 사교육 시장에 일찍 뛰어들게 될 것"이라며 "초등학교 1학년 수업에서 한글을 가르쳐준다고 하는데 한글을 익히지 않으면 수업을 따라갈 수 없어 대부분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을 익힌다"고 말했다.
장 차관은 "입학 연령을 앞당기면 그 단계의 사교육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사교육의 경우 초등 저학년에 돌봄이 합성된 형태가 많은데 공교육에서 학교 전일제를 시행하거나 방과후돌봄을 질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사교육비를 상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공교육 불신에 대한 부분도 보완하고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전 정부에서 여러 차례 논의됐지만 추진되지 않은 사안을 검토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과거에 비해 아이들의 성장, 지식습득 속도가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현재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추이로 볼 때 교사 수, 학교 시설, 재원 등의 측면에서 감당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sona1@newspim.com